“갑자기 왜 이렇게 비싸졌지?”…중국 식습관 바뀌자 일본서 ‘이것’ 가격 ‘껑충’

한일 양국의 가정 밥상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달걀’의 풍경이 최근 들어 달라지고 있다. 바로 달걀 가격이 이례적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마트의 달걀 진열대 앞, 산케이신문이 만난 사토 미카(54)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보다 1.5배는 오른 것 같아요. 갑자기 왜 이렇게 비싸진 건지…” 일본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 불안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이유는 예상 밖이었다. 중국인들의 식습관 변화 때문이다. 원래 달걀이나 닭고기의 주요 소비 아이콘은 단연 한국이나 일본을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 ‘달걀 요리’ 붐이 불면서 대규모 소비 수요가 촉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단백질 위주의 건강식 트렌드, 도시 중산층의 영양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중국 국내 달걀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여기에 따라 중국 내 소비량이 급격히 늘면서, 그간 세계 각지로 수출되던 달걀 관련 재료와 사료, 또 사육 원종(원계)에 대한 중국 현지의 ‘싹쓸이’ 현상까지 맞물렸다. 그 영향은 곧장 일본으로 확산됐다. 일본의 달걀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갑작스러운 수요 증대에 따라 국제 시세 자체가 들썩이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의 달걀 도매가격은 한 시점 무려 2배 가까이 뛰었다. 일본의 한 소규모 요식업 사장은 “계란 프라이조차도 가격 걱정을 하며 내야 하는 세상”이라고 토로했다.

결국 달걀이라는 사소해 보이던 식재료 하나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물가 체인’을 흔들고 있다. 이는 중국의 식문화 변화가 한·일 식탁에까지 직접적인 경제·건강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방증한다. 실제로 도쿄 외곽에서 유기농 달걀을 키우던 나카야마(49)씨는 “계약업체에서 갑자기 달걀 매입가를 재조정하자는 연락이 와서, 망설임 끝에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며 “이윤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생존법을 찾아야 하는 게 우리 농가 현실”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흐름은 한국에서도 관찰된다. 이미 지난해부터 전국 여러 마트에서 달걀 가격이 불안정하게 오르락내리락 하며, 서민 밥상에까지 긴장감을 주고 있다. 농민, 유통업 종사자, 소비자들이 모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달걀 한 판 사기도 부담스러운 시대”라는 말까지 종종 들린다.

그렇다면 단순한 수급 불균형, 혹은 국제 곡물가 인상 문제만이 전부인 걸까. 전문가들은 ‘세계화된 식재료 시장’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중국이라는 초거대 시장이 식생활 문화를 바꾸는 순간, 일본과 한국의 식탁 역시 실시간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현실은, 우리 모두에게 식량안보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던진다. 일본 노포 오믈렛 식당 주인 타카하시(63)씨는 “수십년 장사하며 이렇게까지 계란이 불안한 건 처음”이라면서, 공급망 불안이 더 이상 일시적 현상이 아님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또다시 경고한다. 단순히 가격만의 문제로 바라볼 게 아니라, 국제 식자재 자급률, 안정적인 공급망, 대체식품 개발 등 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구나 싶어서, 생산과정 다각화, 계약농 확충 등 다양한 방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일본 농협관계자의 증언은 곧 우리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달걀을 매일 배달하던 일본의 20대 배달원과, 달걀 장류로 식당을 꾸려온 가정, 일상 속 ‘소확행’을 달걀덮밥이나 계란말이로 누리던 시민들, 그 모두가 이 작은 변화에 우왕좌왕한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는 가계 부담이, 제작자들에게는 생계 불안이 생생하게 밀려온다.

일본 도쿄 변두리, 하루 아침에 달걀 값이 뛴 소식을 들은 나이든 부부는 “오랜만에 손주 오면 흰쌀밥에 계란 얹어 먹이려 했는데… 이젠 점점 꿈이 되네요”라며 웃었다. 식탁 위 사소한 변화가, 우리 모두의 일상과 행복, 그리고 전 세계 경제 흐름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 다시금 잊지 말아야 한다. 변화의 물결 속에서 누군가는 위기를, 누군가는 다시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고 있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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