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모인 개도국 ICT리더, 디지털 격차 해소 위한 공동 번영 시동

서울에서 개최된 개발도상국 ICT(정보통신기술) 리더들의 대규모 회의가 전 세계 디지털 격차 해소와 공동 번영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지에서 온 주요 ICT 정책 담당자,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국이 직면한 정보격차 문제, 혁신 기술 도입 현황, 글로벌 협력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이번 회의의 초점은 한국이 선도적으로 구축해온 AX(Asian eXperience) 모델을 바탕으로, 각국의 특성을 고려한 디지털 발전 로드맵 작성과 실질적 협력체계 마련에 있다.

사실 우리 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디지털 불평등 문제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모바일뱅킹 하나만 해도, 선진국에서는 당연한 서비스가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은행 계좌 개설조차 어려운 곳에서 핀테크 서비스까지 한 단계씩 밟아나가야 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번 회의에서 쏟아졌다. 일부 대표들이 현지 인터넷 인프라 부족, 교육의 어려움, 현지화된 핀테크 솔루션 부재 등 현실적 제약을 토로한 모습은, ‘디지털 공동번영’이라는 슬로건이 선언적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킨다.

최근 세계은행, UN 등 주요 국제기구의 연구자료를 보면, 디지털 전환의 가속은 한 사회 내 계층 간 격차뿐만 아니라 국가 간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꾸준히 부각되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원격교육, 비대면 금융 등으로 인프라 격차가 더욱 심각하게 드러났다. 한국 같은 나라가 디지털 전환 ‘모범국’으로 불리지만, 국내에도 여전히 고령층·저소득층의 디지털 소외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핀테크·은행 규제 완화 없이 ICT 기반 혁신의 실질적 확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확인되고 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서울 공동선언’ 등 각국 실무진이 받아안게 될 실질적 액션플랜이 기대된다. 예컨대, 현장에서는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공동 아카데미 설립, 다양한 규제환경을 감안한 샌드박스 운영 경험 공유, K-핀테크 시스템 도입을 위한 현지 맞춤형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금융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초간편 모바일뱅킹 체험 프로그램, QR결제 등 접근성 높은 기술 전파 등 체감형 실행 전략도 실질적 과제로 부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디지털 공동번영 논의는 먼 얘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 중에도 현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는 자유로움, 아프리카·동남아 현지인과도 손쉽게 온라인 거래하거나 송금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라는 시민들이 많다. 또한, 이민자나 외국인 노동자가 모국 가족에게 핀테크를 통한 저렴한 송금을 시도할 때 겪는 불편함은 아직도 크다. ‘디지털공동번영’이란 결국 이런 불편을 누구나 느끼지 않게 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하기보다, 이번 글로벌 논의가 각국의 제도·교육·인프라 현황을 바탕으로 금융소비자의 실제 체감 변화를 이끌어낼지 지켜봐야 한다. 플랫폼의 안정성과 개인정보보호, 신뢰할 수 있는 규제 시스템 구축 또한 빠질 수 없는 숙제다. 각국이 다른 출발선에 선 만큼, 획일적 모델이 아닌 각국 특성 반영된 협력모델 개발이 더욱 중요해보인다.

앞으로도 한국의 ‘AX 기반 디지털 확산’ 경험이 개도국의 고유한 경제·사회적 맥락과 융합해, 모두에게 열린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번 회의는 단지 미래기술 확산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소비자의 삶을 바꿔낼 새로운 출발선이 될 수 있다. 디지털은 오히려 사람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김유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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