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피어’ 스트릿 편집숍으로 Z세대·MZ세대 섭렵 선언

백화점이 만든 스트릿 편집숍 ‘피어(FEAR)’가 업계에 움직임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기획부터 브랜딩, 입점 브랜드 셀렉션까지 직접 챙긴 ‘피어’는 최근 신규 매장 오픈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며, 기존 명품과 트래디셔널 브랜드에 집중했던 백화점 모델에 과감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스트릿 패션 중심 편집숍은 이미 공간 소비에 익숙한 MZ세대, 자신만의 취향을 지향하는 Z세대를 겨냥해 세련된 분위기와 브랜드 큐레이션에 힘을 싣는 트렌드. 현대백화점이 내부 인력으로 역량을 집중한 ‘피어’는 외부 에이전시나 임대형이 아닌 직영 편집 제조의 실험을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기존 백화점과는 결이 다르다.

피어의 확장 전략은 ‘패션리테일의 새로운 공략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 업계는 스트릿·컨템포러리 브랜드 편집 공간을 통해 젊은 수요층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빠른 상품 회전율, 트렌드 중심 피스 구성, 그리고 SNS 확산력이 강한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피어 역시 ‘요즘 옷’ ‘신상’ ‘인플루언서가 픽한’ 등 즉각적인 감각적 자극을 강조하며 고객 동선을 재설계했다. 휴먼터치가 살아 있는 촬영 존, 전국 유망 로컬 브랜드 발굴, 한정판 이벤트 등으로 체험형·참여형 소비를 유도한다. 입점 브랜드 역시 신진·로컬·재기발랄한 컨셉을 꾸준히 확보하며, 경쟁 자사와 차별화를 꾀한다.

최근 피어가 선보인 컬렉션에는 ‘에크루’, ‘아이즈오프’, ‘이엔에프’ 등 신진 디자이너 및 트렌디 스트릿 브랜드가 다수 포진했다. 대형 편집숍과는 달리, 대형 브랜드 위주의 거대함보다는 미세 취향을 작은 단위로 끊임없이 실험하는 방식이 눈에 띈다. 이는 소비자 심리의 변화, 특히 ‘셀렉트숍의 미니 플리마켓화’라는 방향성과 궤를 같이 한다. 직접 기획한 자체 브랜드, 리미티드 한정판 캡슐 컬렉션, 현장 참여형 리크리에이션 등도 MZ세대의 ‘새로운 발견’ 욕구와 경험의 개성을 자극하는 장치다. 최근 몇 년 사이 이태원·성수 일대에 활약하던 독립 편집숍의 ‘힙스터 정서’를 대형 리테일이 재해석해 대중화한다는 점에서, 피어는 아날로그적 공간 체험의 진화판으로 읽힌다.

경쟁사와 다른 점은 현대백화점이 모든 큐레이션·운영을 내재화하면서 상품과 컨셉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킨다는 점이다. ‘롯X 명동’, ‘신X 쿨탑’처럼 단순 쉐어형 임대 매장 모델 대신, 브랜드 피딩·홍보, 심지어 직접 촬영 및 디자인 컨설팅까지 일원화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즉 패션의 ‘큐레이션 파워’를 제거된 외주 대신, 내부핵심 인력과 실시간 피드백으로 끊임없이 리빌딩한다. 그래서인지 피어의 피팅룸·피스 구성·시즌별 MD까지 감각적이고 대담하다. 최근 오픈한 주요 매장에서는 ‘포토부스’, ‘리미티드 팝업’ 같은 참여형 스팟이 SNS에서 연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매장 경험 자체가 소비자에게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이 경험이 인플루언서의 쇼츠·릴스·스토리로 재생산돼 바이럴을 유도하는 구조다.

이러한 전략 뒤에는, 가치 소비와 개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백화점 고객상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엿보인다. 럭셔리의 시대에서, 이제는 스스로 브랜드를 발견하고, 내가 셀렉트한 아티스트와 직접 연결되는 경험이 중요한 시대. 미니멀한 라이프 속 자기 취향 찾기가 중요한 세대가 피어를 통해 시대의 결을 탐색하게 된다. 특히 ‘옷’이 단순한 상품이 아닌 자기 캐릭터, 커뮤니티 속 소셜 신호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하이엔드 명품·캐주얼을 넘나드는 ‘경계의 해체’도 이 편집숍 전략에서 두드러진다. 또한 자체적으로 디자이너 콜라보, 지역 단위 청년 브랜드 기획전 등을 신속하게 실행하며 현장에서 ‘요즘’의 공기를 쌓아 올린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피어가 만들어가는 ‘신선함’에 중점을 둔 브랜드 론칭 속도다. 컬렉션 프레젠테이션부터 현장 SNS 중계, AR(증강현실) 피팅 등 미래지향 기술도 혼합되고 있다. 침체 우려가 나오는 백화점 업계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감각적 리모델링과 영 크리에이터 생태계 지원이 결합되는 장면. 소비 심리는 확실히 변화 중이다. 편안함과 효율성, 동시에 놀라움을 주는 공간을 향한 기대가 피어를 통해 분출된다.

피어의 질주는, 한국 스트릿 패션 씬의 다양성 확대와 패션 유통 전체의 ‘선순환’ 실험이라는 함의까지 내포한다. 민감하게 초읽기하는 트렌드와 소비자 취향의 빠른 변화 속에서, 앞으로 백화점 편집숍의 역할이 어떻게 재구성될지 촉각을 곤두세울 만하다. ‘경험’과 ‘발견’, 그리고 ‘내 취향의 세련된 진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피어는 일상과 트렌드의 접점을 제시한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