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지털정부의 새 지평, 행안부-조지아 법무부 MOU 체결 의미
행정안전부가 조지아 법무부와 디지털정부 및 AI(인공지능)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국내 AI 기반 행정서비스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국내 행정 데이터 기반 자동화, AI 판별 시스템, 전자정부 플랫폼 등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온 우리나라가 동유럽 및 유라시아 국가와 IT 협력을 확장하는 첫 사례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해외 진출은 최근 국내 IT 서비스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거나, 현지 정부 시스템에 맞춤형 솔루션을 구축하며 이미 경제적·기술적 파급력을 넓혀온 맥락과 연결된다.
기사에 따르면 이번 MOU의 핵심은 디지털 행정 인프라의 기술 이전 뿐 아니라, AI·빅데이터 관련 정책 자문과 합동 프로젝트 추진이 포함되어 있다. 또, 국내 주요 공공 시스템의 표준 적용 여부, 데이터 준수 정책, 개인정보보호 체계 등 실제 이식 단계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단편적 수출이 아닌, 구조화된 협력관계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최근 유럽 연합, 중동, 동유럽 지역에서 추진되는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와 비교했을 때, 한국형 디지털정부 모델은 높은 데이터 품질 관리와 서비스 유연성, 거버넌스에서 강점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국내 행정정보공동이용센터, AI 민원처리·콜봇 등 기 구축 경험은 현지 최적화 솔루션 설계를 위해 중요한 기반을 제공한다.
이런 정부 주도 해외 협력 속도는 왜 중요한가. 첫째, 글로벌 AI 거버넌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디지털정부의 표준과 플랫폼이 국내 중심으로 자리잡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국내 IT 기업·솔루션 생태계 확대, 데이터 사업모델의 발굴, 현지 규제 대응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한국형 AI 행정 시스템이 국제적 신뢰와 실제 사용례를 확보할수록,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국제 표준화 논의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셋째, 데이터 수집·처리·활용의 경험 축적과 피드백 루프가 강화됨에 따라 자체 기술의 고도화와 위험관리 구조도 한층 향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해외 진출의 기회만큼 위험 요인도 분명하다. 첫번째 리스크는 현지 법률 체계와 데이터 보호 프레임워크의 차이에서 온다. 조지아의 개인정보법, 공공 데이터의 속성은 한국과 다르며, 현지화 과정에서 거버넌스 오작동 가능성이 발생한다. 둘째, 데이터 주권 경쟁 심화, AI 출력의 해석과 편향 위험, 현지 정치·문화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 의도치 않은 사회적 갈등에 직면할 수 있다. 세번째, 과도한 기술 종속 또는 시스템 유지관리 비용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최근 동유럽, 발칸 지역에서 추진된 EU 디지털정책 대응 사례들을 살펴보면, 해외 공급자 의존도 확대나 현지 역량 미비로 재정·운영상 문제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과의 교차 취재 결과, 국내 IT기업들은 이번 MOU 체결을 ‘기회의 창’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공공분야 SaaS, AI CRM, 데이터 보안 솔루션 기업 등은 ‘유럽 확장을 위한 레퍼런스 확보’, ‘OECD·EU 시장 진입 교두보’, ‘AI 기반 법률행정 실증 테스트베드’로서의 의미를 강조한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간 기술 수출의 경우 단기적 공급이 아니라, 장기적 파트너십·리스크 공유 구조 설계가 당면 과제’라고 지적한다.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현지 맞춤형 인력 양성, 양측 데이터 거버넌스 위원회 구성, 위기관리 프로토콜 마련 등 사전 준비가 뒷받침돼야 함을 강조했다.
사회적으로 이번 협력은 한국형 공공AI·디지털서비스의 수출 새 국면임과 동시에, 데이터 주권·상호신뢰·윤리적 활용 기준의 국제 논의에 우리나라가 참여하고, 견인하는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된다. 앞으로 조지아 외 유라시아, 중동 등 타국과 연계될 공공 AI·디지털정부 협력 프로젝트도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개발도상국 대상 디지털 신분증, 전자문서 인증, AI 행정 대응체계 등 기술 통합 사업은 2027년까지 최대 30억 달러의 시장 규모로 전망된다.
정부, 민간의 양방향 협력, 실무자간 데이터 접근권 조정, 현지 시민단체와의 참여형 의사결정 구조 설계 등도 플랜에서 빠질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기술 수출 수준이 아니라 현지 행정 및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전환적 프로세스가 구현되어야 진정한 글로벌 모델로의 진입이 가능하다. 앞으로 한국의 IT·AI 기술력이 정책, 제도, 국제 규범과 결합하며, 더 넓은 무대에서 ‘디지털 시대의 선진정부’ 이미지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유재혁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