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얼트립, 크리에이트립 인수…여행 O2O 시장 최종 조율의 판이 바뀐다
뜨겁게 살아 움직이는 여행 업계가 다시 한 번 큰 진폭을 만든다. 국내 대표 여행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이 업계 1세대 포지션의 인·아웃바운드 한중합작 서비스 ‘크리에이트립’(CREATRIP)을 연내 인수한다는 소식은, 단순한 M&A 이상의 산업 전환 신호다. ‘마이리얼트립 x 크리에이트립’ 차기판은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재편된 2026 여행 소프트와 하드웨어 트렌드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과연 국내외 소비자 심리와 새로운 여행 니즈가 어떻게 맞물리며 OTT, 모빌리티, 결제와 시너지를 낼 것인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케이스로 읽힌다.
마이리얼트립의 인수 행보는 정확하게 여행 시장의 위상 변동을 반영한다. 2012년 창립 이래 ‘여행의 TMI’를 대중화시킨 마이리얼트립은 남다른 사용자 중심 UX/UI와 트립 큐레이션으로 각인됐다. 인바운드, 즉 외국인 한국 여행객 유치는 물론,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 시장까지 2025년 기준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독주해왔다. 반면 크리에이트립은 타겟의 결이 달랐다. 한류 팬덤 파워와 밀착한 방한 여행 정보, 중화권·동남아 등 한류 거점 지역에 대해 영어·중국어·태국어 등 창의적인 언어 로컬라이징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크레이티브한 글로벌 온보딩과 K-콘텐츠 친화력–이 조합이 바로 마이리얼트립의 신규 흡수 대상이다.
여행 소비 패턴의 변화는 VUCA(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 그 자체였다. 전 지구적 위규모 재난과 리오프닝 이후 가장 특이한 트렌드는 ‘자기주도-개별플렉스’ 여행을 선호하는 MZ 중심의 수요 폭발이었다. 숙박권, 교통권, 로컬체험, 티켓, 개더링(소규모 일행), 데이터심(현지 유심) 등 O2O 연계가 굉장히 조각적이고 파편화되면서도, 동시에 ‘한데 모으는 서비스’의 경험이 유명해졌다. 마이리얼트립과 크리에이트립의 연합은 바로 이런 다채롭고 세밀한 니즈에 한 방에 답하는 전략이다. 특히 K-드라마, 뷰티, 스트릿패션, K-푸드 등 ‘한류 연관 루트’ 플레이닝은 글로벌 팬덤에 초집중된 크리에이트립이 마이리얼트립의 아웃바운드 데이터와 통합돼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경 없는 여행은 더이상 ‘럭셔리’가 아닌 일상의 확장이 됐다. 빅데이터, AI 큐레이션, 실시간 번역, 초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간편결제 등 모든 최신 테크가 소비자 손끝에 닿는다. 경쟁사인 트리플, 클룩, 야놀자, 에어비앤비 등도 재빠르게 슈퍼앱–글로벌 연동을 가속하는 마당이라, 마이리얼트립의 선제적 크리에이트립 흡수는 협력과 경쟁이 극도로 교차하는 K-여행 시장만의 특수한 기류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만큼 여기는 ‘경험 소비’의 온도차까지 눈여겨봐야 한다. 여행 플랫폼들도 M&A를 통해 차별화된 로컬 콘텐츠, 현지 파트너와의 데이터 결합, 커뮤니티 기능까지 강화하고 있다.
여행의 본질이 ‘경험의 공유’에서 ‘경험의 영업’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지금, 플랫폼은 단순 연결자를 넘어 적극적 큐레이터로 변주중이다. 단지 여행 상품을 고르는 시대가 아니라, 나만을 위한 플랜이 AI/데이터 기반으로 실시간 정교화된다. 크리에이트립의 경우, 방한 유학생/관광객-글로벌 한류팬-동남아 & 중화권 여행객 등 세부 군집별 ‘소수자 취향’을 아주 집요하게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해 성공했다. 이 지점이야말로 마이리얼트립이 ‘성장 동력’이 아닌 ‘생존 자산’으로서 인수를 결정하게 된 본질적 이유다.
이제 남은 관전 포인트는 이 빅딜이 실제 사용자 경험에 어느 수준까지 혁신을 제공할지에 있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경계가 허물어질수록 한국 여행업계는 더 세밀한 맞춤 제품–개별화 큐레이션–데이터 마케팅으로 질적 차별화를 노린다. 한류 연동 글로벌 콘텐츠, 실감형 AR 여행 가이드, 모바일 간편결제 연동 등 멀티 서비스 패키지가 조만간 한 번에 경험되는 신세계가 열릴지 주목된다. 국내외 여행객의 심리는 ‘소유’보다 ‘공유’, 정해진 코스 대신 ‘나만의 루트’ 만들기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다. 플랫폼은 이런 대세 심리에 정교한 큐레이팅, 사용자 위상 강화, 그리고 로컬리티의 감각적 해석을 올려서, 새로운 경험 경제의 진화를 리드해야 할 타이밍이다.
O2O 여행 플랫폼이 갖는 힘은 결국 ‘디테일 경쟁력’에서 나온다. 빠른 기술융합, 섬세한 파트너 채널, 현지화된 서포트, 그리고 커뮤니티 기반의 감각 있는 콘셉트 구성이야말로 지금 국내외 여행 플랫폼들이 반드시 지향해야 할 새로운 스탠다드다. 이번 마이리얼트립-크리에이트립 빅딜은 ‘구매’에서 ‘참여’, 그리고 ‘여정 전체 경험’ 중심으로 판이 완전히 전환됐음을 웅변한다. 이제는 여행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플랫폼이 곧 ‘감각의 큐레이터’가 되는 시대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