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기름 냄새와 건강을 지키는 새로운 선택

추석이 가까워지면 골목마다 감도는 기름 내음이 더욱 짙어진다. 동그랗고 부드러워진 전, 바삭하게 튀겨진 산적, 알록달록 빛나는 잡채와 고소한 약과까지 식탁 위는 오랜만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 따뜻한 기름의 향이 감돈다. 해마다 이맘때면 음식은 풍성해지지만, 그 풍성함만큼이나 걱정이 함께 찾아온다. 바로 추석 특유의 기름진 음식들 때문이다.

기사를 통해 밝혀진 이번 추석 주제는 ‘기름 음식 천국’에서 건강을 생각하는 새로운 시선이다. 전통적으로 즐거운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혈관 건강에 습관을 붙드는 계기가 되는 이 시기가 과연 어떤 기름을 사용해야 후회 없는 한 끼를 즐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실제로 햇볕을 받아 자라난 콩, 참깨, 들깨 등에서 추출한 기름은 수십 년간 우리의 식탁과 함께해 왔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쓰이는 대두유, 카놀라유 등 식용유는 조리의 간편함에 익숙해진 만큼 그 선택이 너무나 익숙해져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최근 식의학과 내과 전문의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면, 명절 식탁 위의 기름만큼은 한 번쯤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산이 많은 기름이 반복적으로 사용될 때, 가족의 건강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를 비롯해 여러 의료기관 자료를 보면 특히 식물성 기름 중에서도 올리브유, 카놀라유, 해바라기유처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전통의 고소함을 지키면서도 심장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작은 변화가 이 시대 명절의 새로운 풍속도가 되어가고 있다.

음식이 곧 가족에 대한 마음이 된다는 점에서, 한 장 한 장 부치는 전의 고요한 시간마저도 ‘나는 지금 어떤 기름을 쓰고 있나’ 고민하게 해주는 명절 저녁 풍경이 따뜻하다. 가족의 건강과 온기가 어우러지는 순간, 식탁 위 소소한 배려가 전부가 되는 경험이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특히 최근에는 친환경, 저탄소 식재료부터 공정무역 기름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늘면서 멀게만 느껴지던 건강 챙기기가 자연스레 실천으로 옮겨지고 있다. 비단 기름뿐 아니라, 소금이나 설탕 등 한 번에 모든 조미료를 친환경·저염, 무첨가로 바꾼 가정들의 이야기는 미소를 짓게 한다.

한식 전문가들은 콩기름이나 참기름 대신 올리브유, 아보카도 오일 등을 사용해 조리했을 때 입에 남는 풍미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명절 요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기름이 전과 산적에는 얇게 발라 조금씩 사용하는 것이 요령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새로운 음식 트렌드에 밝은 2030 세대에서는 쿡방, 브이로그 등을 통해 이국적인 오일을 체험하고, 각종 리포트에서는 전통적인 명절 음식마저 ‘식물성 기름 재발견’ 트렌드와 연계하고 있다.

또한 명절음식 자체의 변화도 ‘기름’이라는 재료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도를 불러온다. 최근 SNS에는 최소한의 기름만으로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을 활용해 기름 냄새는 줄이고, 담백함을 높인 레시피가 화제가 됐다. 경쾌한 가족의 웃음과 함께, 두어 개 더 먹어도 부담 없는 명절이 될 수 있는 건강 소비자들의 움직임이다.

명절에는 남녀노소의 손끝에서 한 장, 한 장 쌓여가는 전 부치는 시간의 온기와,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가 동시에 떠오른다. 기름은 단순히 조리의 매개만이 아니라, 가족이 오랜만에 모여 만드는 추억, 그리고 건강에 대한 사랑을 담는 매체이기도 하다. 이 작은 선택이 장기적으로는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바꾸어나갈지도 모른다는 사실에서, 추석의 의미는 한층 더 깊어진다.

명절의 전통, 손끝의 정성,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건강까지 모두 조화롭게 누릴 수 있을 때, 가을이 익어가는 날도 더욱 따스하게 다가온다. 바삭한 전의 첫 한 입에 깃든 건강한 기름의 향, 그 속에 가족을 향한 작지만 진한 마음이 스며든 추석이다. 건강을 지키는 선택은 거창한 것이 아닌, 바로 오늘 내 식탁 위에서 실천할 수 있는 조그마한 배려임을 다시 한 번 곱씹게 된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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