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에 휘둘리는 교육정책, 김현미 세종시의원의 문제 제기와 과제

세종시의회 김현미 의원이 ‘공약 이행’을 교육정책의 목적으로 삼는 관행에 대해 분명한 우려를 표하면서 지역 교육 행정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최근 시의회 임시회에서 2027년까지 세종교육청이 설정한 교육정책 목표 상당수가 ‘교육감 공약 이행’에 치중됐음을 지적했다. 그는 “공약 이행이 일종의 성과주의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 자체가 마치 정책 목표인양 오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세종특별자치시 교육청은 새 교육감 취임 이후 ‘공정·신뢰·미래’라는 3대 정책 목표와 더불어 교육감 선거 당시 약속했던 주요 공약 11개를 그대로 정책 현안으로 설정해 추진 중이다. 이는 단기 성과 위주 정책과 행정 효율성 논란, 지역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정책 결정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교육청 측은 “공약이 시민들과 약속이자 신뢰의 근간”이라 밝히지만, 김 의원은 현장 교육주체의 참여와 타당성 검증 없이 주요 현안이 결정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시의회 내에서도 공약 중심의 행정이 현장 혼란과 예산 낭비, 교육 불평등 심화를 부를 수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세종교육청 정책감사 등에서 신설학교 부지 선정, 특수학급 확대, 미래교육지구 사업 등 굵직한 정책이 공약 우선 논리에 밀려 충분한 요건 검토 없이 추진된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

이는 교육감 선거가 정책 경쟁이 아니라 대중 인기몰이, 나아가 결과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단기 처방 경쟁으로 변질될 우려로까지 연결된다. 무게 있는 정책을 구성하는 과정이 합의적 민주주의보다 공약 성취라는 ‘수치화된 성공’에 함몰된다는 지적이다. 타 지역의 사례 역시 유사하다.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선거 이후 주요 공약을 정책목표 1순위로 내세우는 관행이 만연하며, 그 결과 지역 사회의 실제 교육 현안보다 표밭 관리용 정책들이 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정당 간 대응은 상반되고 있다. 여당은 “공약은 시민의 선택에 바탕한 정책 방향”이라는 입장이지만, 야당에선 “실질적인 현장 목소리와 전문가 검증이 배제된 정책은 행정 독주”라고 비판한다. 이러한 입장 차는 국회 교육위원회를 비롯한 정책 심의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되는 양상이다. 최근 교육감 직선제 개편 논의에서도 “공약 책임 강화가 곧 민주적 책임성 강화”라는 주장과 “공약 중심 행정 남용은 지역 현안 왜곡의 지름길”이라는 시각이 첨예하게 맞서 있다.

이 문제에는 정치적 이해관계 외에도 교육정책 자체의 미래지향성과 시민참여 방식, 그리고 교육 주체 간 합의 구조가 얽혀 있다. 김현미 의원의 질문에서 드러난 핵심은 ‘정책의 존립근거가 시민과의 약속을 실현하는 것이긴 하나, 약속 내용 자체가 현장 실태와 미래 변화에 실질적으로 부합하는지 정기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세계적 교육 정책 흐름을 보더라도, 선거 기반 공약보다 데이터 및 현장 참여 기반의 ‘거버넌스형 정책 설계’로의 전환이 갈수록 강조받고 있다.

지역 교육주체의 의견 수렴, 실질적 시민참여와 토론 기반 정책 설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다. 단순히 공약 이행률을 높였다는 이유만으로 정책 평가지표가 왜곡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책 목표 확정 과정에서 지방의회, 학교, 학부모, 학생 참여 확대, 그리고 전문가 위원회 설치 등 감시·조정 장치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향후 과제는 공약 이행과 민주적 정책 결정 간 선순환 구조 구축이다. 행정과 의회, 그리고 시민 각계가 책임 있게 논의하고 평가하는 구조로, 단기 성과주의와 인기영합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김 의원의 문제 제기는 단순 정치적 쟁점을 넘어, 지방교육 거버넌스 혁신과 교육정책 본연의 책무성 강화라는 보다 넓은 함의를 남긴다. 현장, 전문가, 시민이 함께 그 논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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