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NBA 도전한다던 이현중이 엿새 만에 돌아온 이유

김규현 기자가 전한 KBL 오프시즌의 단연 화두는 이현중 선수의 갑작스러운 행보다. 지난 9월 24일, 이현중이 전격적으로 국내 복귀를 선언하고 엿새 만에 KBL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의 과정은 국내 농구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미국 무대와 NBA 진출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세웠던 이현중이 왜 단기간에 마음을 바꿨는지, 그리고 그의 이 결정이 향후 KBL과 한국 농구의 지형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스포츠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현중의 NBA 도전은 끈질기고 현실적인 시도였다. 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미국 무대에서 성장하며 샬럿 호네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서머리그와 G리그를 모두 경험한 이현중의 기량은 충분히 검증됐다. 실제로 현지에서 슈팅 가드 및 스몰포워드 포지션으로 인상적인 슈팅 능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번 오프시즌, 워리어스와의 계약 갱신에 실패하고 NBA G리그 팀들과의 협상 역시 좁혀지지 않으면서 이현중은 사실상 미국 내 거취에 급제동이 걸렸다. “꾸준한 출전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현실적 판단 아래, 유럽 등 타 리그로의 이동도 모색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빅딜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현중 측이 강조한 ‘커리어를 위한 확실한 보장’이 결국 모든 선택에 결정적 변수로 작동했다.

이에 따라 KBL 복귀는 크게 세 가지 흐름 속에 이뤄졌다. 첫째, 출전시간과 역할에 대한 명확한 보장. 둘째, 가족과의 생활 및 커리어 단계별 자기 관리 측면. 셋째, 현재의 기량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안정적 환경 확보다. 특별한 점은 KBL 구단들도 이현중이라는 재능을 영입하기 위한 경쟁에서 ‘조건’이 아닌 ‘역할과 미래’를 적극 논의했다는 것이다. 복수 구단이 스카우트전에 뛰어들었고, 그 과정에서 이현중의 전술적 입지는 KBL 내에서 즉각적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무릎 부상 등 건강 변수가 사이에 있었음에도 불구, 이현중은 워리어스 산하 샌타크루즈 소속이던 지난 시즌 6.9득점 2.2리바운드에 머물렀다. 그러나 KBL에서는 외곽 슈팅과 퍼리미터 수비력, 그리고 공격 빌드업 연결고리로 즉시 영향력을 발휘할 선수로 평가된다. 대형 윙맨 자원이 부족한 한국 농구 상황상 이현중의 가치는 단순히 커리어 재정비 차원을 넘어 ‘한국인 윙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트리거’로 자리한다. 특히 2-3존, 3-2존을 오가는 KBL 특유의 수비 전술에선 이현중의 스위칭 능력과 패싱워크가 즉각 지배적인 구심점이 될 수 있다. 그의 손끝에서 창의적인 패턴 플레이가 구현되며, 골밑에서 스크린·롤 전개, 오프볼 포지셔닝 역시 기대치를 높인다.

이번 복귀 전격 발표 이후 KBL 시범 경기 첫 출전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순도 높은 경기 운영능력을 선보였다. 포인트포워드처럼 볼을 끌고 나와 돌파와 킥아웃, 오픈 3점까지 고르게 연결하며, 기존 KBL 윙들에 비해 확연히 뛰어난 공간 인식과 창의적 선택이 살아났다. 업템포·트랜지션 플레이를 주도할 만큼 체력도 증명했다. 상대 팀 입장에선 이현중 견제를 위해 더블팀, 미스매치 유도 등 다양한 전술을 시도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미 초반 2경기에서 높은 볼 소유시간, 포인트 생산력으로 경기 내내 흐름을 지배하는 모습이 드러났다.

이현중은 단순히 현역 복귀나 리그 생활의 연장이 아니다. 이번 선택은 미래의 NBA 재도전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이탈, 그리고 한국 농구에서 자신의 입지를 새롭게 다지는 ‘자기 증명의 시즌’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현장에서는 “기량 유지는 물론, 핵심 롤을 맡아주는 것이 추후 미국 복귀에 있어서도 플러스 요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KBL이 이현중 같은 글로벌 자원을 품으며 리그 전체의 퍼포먼스, 성장 지수마저 끌어올리는 모멘텀이 마련됐다. 더불어 그의 복귀로 인해 LG, SK 등 라이벌 구단의 윙 포지션 강화 작업 역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소년·아마·프로 각 단계에서 ‘이현중 스타일’의 활용도 확대도 예상된다.

이현중 스스로 “미국 진출에 대한 미련은 놓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만큼, 당분간 KBL 내에서의 내공 쌓기, 중장기 진로 설계는 경력 곡선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선수 본인은 물론, 구단·리그·후배 선수들까지도 NBA 진출 혹은 세계 무대를 향한 도전을 현실적으로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제 이현중이 KBL 한복판에서 어떤 임팩트를 남길지, 그리고 전술적 가치와 경기력 모두에서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지가 향후 국내 농구계 최대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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