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시민의 목소리 담는 디지털·AI 정책 설문…생활의 변화는 어디까지
인천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서비스 및 인공지능(AI) 관련 정책 수요를 파악하는 대규모 설문조사를 개시했다. 이는 최근 스마트시티화, 디지털 행정 자동화, 생활민원 시스템 전환 등 전국 지자체의 뜨거운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인공지능 활용이 정부와 지자체 단위에서 본격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 정책에 시민의 직접 목소리가 반영되는 시도는 아직 적었다. 인천시처럼 사전 정책 설계를 목적으로 한 공공 설문은 이번이 첫 사례에 가깝다.
전문가 집단이 결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스마트시티화와 AI 적용에 실생활 경험이 반영되도록 한 만큼 그 의의가 크다. 특히 근거리 대중교통 실시간 알림, 행정 민원 자동접수·처리, 공공복지 자동지급추천 등 여러 서비스들이 상정돼 있고, 설문을 통해 실제 수요와 현장의 애로가 함께 조사된다. 예를 들어 개인별 맞춤 민원 문자알림, 음성 AI 민원 상담, 무인 행정서류 발급 등 응답 선택지도 체감에 가까운 내용이다.
실제로 최근 전국적으로 모바일 행정서비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은행·핀테크 영역에서 시도된 ‘맞춤형 금융알림’과 유사하게, 시민의 디지털 소외(디지털 디바이드)나 개인정보 안전, 접근성 문제 등 부작용 우려도 많다. 이런 맥락에서 인천시의 설문은 단순 아이디어 수집이 아니라, 서비스 과잉/과소 위험, 계층별·연령별 이용 격차 등까지 검증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지난 2025년 부산시 행정 빅데이터 활용 사업 당시 고령층·저소득층의 불편 민원이 30% 증가한 바 있고, 경기도 역시 무인행정 전환 이후 1년간 구민센터 대면 방문 건수가 오히려 늘었던 유사 사례들이 있다.
인천시가 중점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AI·디지털 기술 도입이 정말 시민의 삶을 편하게 만드는가, 아니면 오히려 또 다른 장벽을 만드는가 하는 질문이다. 기존 은행권에서 도입한 챗봇 기반 상담의 경우, 24시간 문의 편의성 덕분에 활용률은 늘었으나, 첫 이용자의 40%가 인공지능 답변에 불만을 호소해 재접수 및 대면상담 요청량으로 이어졌다. 설문 결과, 거주지별 디지털 접근성·만족도·차단요인 같은 데이터는 정책설계 현장에 그대로 반영될 예정이다.
또한 인천시는 설문을 기초로 단순 정책 외에, 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한 맞춤 서비스나, 청년층 취업정보 알림, 장애인 대상 AI안내 등도 고민 중이다. 일부 시민은 AI 도입 자체에 대한 경계심, 개인정보 유출과 오작동, 관료적 자동화의 무책임 문제 등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비판은 최근 금융권 AI서비스 강제 전환 때도 다수 제기됐던 부분이다.
아울러 전체 예산 집행 및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세부 요구조건이 설문에서 밝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규모 예산 투입이나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의 촉진제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다. 실제로 2025년 서울시 청년층 AI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서비스는 빠르지만 각종 안내와 실제 도움 간에 차이가 커서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의견이 70%를 넘기도 했다. 인천시가 설문을 바탕으로 소비자 참여형 서비스 실험을 적극 검토한다면, 기존 ‘공급자 논리’를 넘어, 단 한명이라도 불편을 겪지 않도록 보장하는 디지털 복지의 새로운 길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결국 모든 혁신 기술은 실제로 시민 삶을 어떻게 바꾸느냐, 각 계층이 체감하는 편의와 불편을 어디까지 좁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국내외 다른 도시 사례처럼, 적극적 시민참여 방식의 도입은 향후 전국 확산에도 다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시민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제대로 스며든 AI·디지털 정책, 과연 진짜 세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관심과 참여가 남다르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 김유정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