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honey] 해외 여행기자들, ‘부산병’ 현장을 돌아보다
2026년 가을, 해외 여행기자들이 부산을 찾아 이른바 ‘부산병’으로 불리는 현상을 직접 둘러본 모습이 국내외 여행계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산병’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확산된 부산 여행의 광풍과, 이를 경험한 방문객들의 심리적 여운 혹은 후유증을 일컫는 트렌드 신조어다. 관광지에서 포착되는 소비자들의 열기, SNS 상에 쏟아지는 핫플레이스 인증, 도심 밖 지역까지 확장된 여행 문화의 결을 이번 취재진은 예리하게 포착했다.
그 어느 도시보다 생동감 넘치는 부산. 여행판의 최신 트렌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흔한 동해 바닷가’의 스테레오타입을 벗어나, 로컬 감성의 독특한 레이어, 카페 신(scene)의 범람, 매년 새롭게 업그레이드되는 F&B(식음료) 문화와 결합했다. 2025년 한 해만 놓고 봐도 국내외 미디어, 여행 전문 인플루언서는 부산의 스위트한 감성과 잠재력을 앞다퉈 조명해왔다. 이제 부산은 관광객이 ‘체크인’하는 곳이 아니라, 그 자체로 ‘체험’하고 ‘머무르려 드는 도시’로 변모하는 흐름의 중심에 있다.
여행 기자단의 관찰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지점은 글로벌 관점에서 바라본 부산의 매력 확장성이다. 뉴욕, 도쿄, 파리 등 전세계 트렌드 허브 출신 취재진들은 부산의 발전상을 “아시아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메카” “일상을 낯설게 해주는 감각적 도시”라는 신선한 언어로 정의했다. 이들의 주목은 한류 콘텐츠나 K-식문화에 국한되지 않았다. 해운대, 송정, 남포동 등 전통 강자의 영역과, 완전히 새롭게 주목받는 영도, 초량, 제주퀸즈카페촌 등 ‘프로젝트된 부산’의 다층성까지 여행자의 시각으로 탐험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현지에서 만난 Z세대와 MZ세대 여행객들은 “인생에서 한 번쯤은 꼭 와야 할 여행지”라며 페스티벌, 바이브마켓, 아트갤러리 등 기존 틀을 벗어난 부산의 라이프 액션을 전한다. 오랜 팬들에겐 반가운 명소들이 다시 재해석되어 등장하고, 뉴 인플루언서들은 새로운 루트로 부산을 해석한다. 이 현상은 역동적인 도시의 진화이자, 익히 알려진 명소 이상의 가치가 찾는 이들에게 제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페 골목마다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이 녹아 있고, 오래된 시장 구석엔 청년 사장님의 창의적 팝업이 문화와 경제를 동시에 흔든다. 브랜드 스팟과 골목이 서로의 벤치마킹과 영감을 주고받으며, 부산은 이제 소비스타일의 실험장이다.
재미있는 점은 최근 솔로 트레블러와 디지털 노마드들이 꼽은 부산만의 ‘힐링 레이어’다. 단순 관광을 넘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부산에 투사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공간·카페·레지던스의 취향 다양성도 동시에 성장했다. 지방 소도시와 차별화되는 바다 도시의 해방감, 예상치 못한 예술·창업 공간의 등장, 골목골목 숨어있는 미식 플랫폼 등이 여행자의 심층적 니즈를 자극했다. 이렇듯 부산은 페스티벌, 로컬리티, 체험형 편집매장, 파워 SNS존 등, 다층적인 감각적 자극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실제로 올해 부산을 다녀간 해외 여행기자들이 입을 모아 언급한 공통점 중 하나는 ‘반복 욕구’였다. 관광지가 아니라 ‘머무르고 싶은’ 느낌, 기존 목적지가 다 담지 못한 ‘자신만의 시간’을 길어올리게 하는 도시적 롤링에 매료된 것이다. 이러한 차별화는 전 지구적 관광 경쟁에서 부산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 무기다. 스토리텔러로서 도시를 소비하고 싶은 여행객에게 부산은 이상적인 신화적 배경이 되어준다.
이번 취재는 해외 미디어와 부산 관광공사 등 관(官)-민(民) 협력을 통해 진행됐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부산 직항 노선을 갖춘 LCC와 프리미엄 항공사의 다양한 프로모션이 확대되며, 지리적 접근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카페나 호텔, 트렌드숍 운영자 및 현지 체험자 인터뷰를 통해 ‘부산병’이라는 집단적 현상의 꿈틀거림, 여행 후유증의 본질, 그리고 부산만이 주는 소프트 파워의 현장을 조명했다. 소비자가 다시 가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근본 원동력은 물리적 인프라가 아니라, 로컬 라이프스타일의 생태계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국내외 여행 업계는 ‘부산병’ 트렌드가 수년에 걸쳐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신규 투자와 젊은 창작자 유입, 오픈톡을 통한 지역문화 공동체, 글로벌 브랜드들의 협력 프로젝트가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아날로그 감성을 중시하는 장인들과,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감각이 부산에서 자유롭게 뒤엉켜 새로운 도심 미학을 만들어낸다. 여행지에서 흔치 않던 감각적 실험과 즉흥성이 부산을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경험의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여행자의 시선은 한층 세분화되고 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유행의 최전선이자 새로운 소비자 심리의 온상으로, 한국을 찾는 글로벌 여행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또한 한층 깊어졌다. 리셋된 일상, 로컬리티, 감성적 충동—이 모든 것이 부산병이라는 현상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변화하는 도시, 변화하는 여행. 우리의 소비 트렌드와 취향 역시 그 안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된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