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대형 트레이드 후폭풍, 키스톤도 ‘외국물 실험’이 통할까
롯데 자이언츠가 다시 한 번 구단의 미래를 좌우할 대담한 결단을 내렸다. 최근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신진 유격수가 미국 무대에서 단기 연수를 받는다는 소식이다. 이는 앞서 한동희(3루수)와 김진욱(투수) 등 팀 내 미래자원들이 경험한 ‘외국물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야의 핵심, 즉 유격수와 2루를 아우르는 키스톤 콤비에까지 이 실험이 확대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최근 3년간 롯데의 팀WAR(2024: 34.5, 2025: 32.8, 2026: 31.2)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KBO 평균 대비 유격수와 2루수 포지션의 WAR 기여도가 현저히 낮은 것도 뼈아픈 변수였다. 올 시즌(2026) 롯데 내야 키스톤 콤비의 시즌 WAR 합계는 1.9에 불과해 리그 평균인 3.6에 비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유격수의 수비 효율(FA, Fielding %) 역시 0.968로, 지난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공격력, 즉 OPS 역시 0.634에 머물러 뚜렷한 약점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는 미국행 단기 연수를 통해 내야의 수비와 공격 양면의 전환점을 꾀한다. 이미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등 메이저리그 구단과 파트너십을 맺어 최첨단 분석·트레이닝, 빅리그 인스트럭터로부터 직접 지도를 받게 한 것은 실질적인 변화를 목표로 한 시도다. 지난 외국 연수를 경험한 한동희가 복귀 후 타격 폼 변화와 수비 무브먼트 개선에서 눈에 띄는 성과(타율 0.291, OPS 0.769→0.833, WAR +0.6 증가)를 보인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구단의 기대감은 크다.
문제는 유격수 포지션의 특수성이다. KBO와 MLB는 내야 인필드 무브먼트, 더블플레이 전술, 타구 반응속도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또한 KBO 유격수들은 종종 몸에 밴 루틴과 손재주에서 장점이 있는 반면, MLB 무대는 파워풀함·민첩성을 동시에 요구한다. 즉, 단기 연수를 통한 전격적인 성장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있다. 실제 2025시즌 외국 연수를 다녀온 KBO 내야수 14명의 기여도 변화를 분석하면, 3명(21%)만이 실질적인 WAR 상승폭(+0.4 이상)을 기록했고, 6명(43%)은 오히려 수비 지표(FRAA) 하락을 경험했다는 통계가 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유격수의 올해 성적은 타율 0.268, WAR 1.1, 수비실책 14개(리그 6위) 등 아직 확실한 ‘주전 자원’이라 평가하기는 부족하다. 그러나 구단은 유망주의 성장 가능성과 함께, 김진욱 등 외국 연수 돌아온 선수들이 기술적·정신적 측면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효과를 보여줬다는 내부 데이터를 신뢰 중이다. 실제 김진욱은 구종의 다양성 확대(슬라이더, 커브의 xERA 2.91→2.38 개선)와 제구 난조 극복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KBO리그 전체적 흐름에서도 최근 3시즌 간 키스톤 콤비의 공격-수비 멀티플레이어 추구가 뚜렷하다. 2026년 10개 구단 유격수 WAR 평균은 1.46, 2루수는 1.55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으며, 외국인 선수 직접 영입뿐만 아니라 해외연수, 전격 트레이드 등 선수 역량 강화 방식이 더욱 과감해진 추세다. 반면 이와 같은 도전의 부작용도 분명하다. 연수를 통해 3~4월 초반 좋았던 경기력이 여름이 지나며 하락하는 등 체력적, 심리적 피로가 누적되고, 적응 실패와 부상 리스크, 전술적 혼란이 자주 지적된다. 2023~2026년 외국 연수 참가 선수 중 시즌 중 부상으로 엔트리 제외된 사례는 평균 22%에 이른다.
롯데의 이번 시도가 팀 전력의 핵심적인 변곡점이 될 수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단, 단순한 한국형 시스템 이식이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통하는 고효율 ‘내야 무브’와 데이터 기반 피드백 구조를 충분히 내재화할 수 있는 토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 MLB에서는 유격수 자동 포지셔닝 도입 (2025년 기준 적용률 98%), 세부 수비 판단지표(UZR, OAA 등) 를 실전 활용한 지 오래다. 롯데 역시 단기 연수 이후 내·외부 데이터 융합, 타 구단 전문가 네트워크(특히 포수, 2루수와의 연동)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번 트레이드로 팀 내 유격수-2루수 부문을 강화하려는 구단의 명확한 의지와 모험적 접근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러나 리스크 관리와 장기 플랜, 사후 트레이닝 시스템 등 ‘완성형 프로젝트’로 거듭나기 위한 후속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히 외국 연수를 통한 일시적 반등이 아닌, KBO리그에서 실제 검증된 선수로 키울 수 있는 환경 구축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성장통과 잠재적 위기를 모두 감수하더라도, 롯데의 ‘외국물 키스톤’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구단 자체 육성 시스템까지 한 단계 진화하는 계기로 작동할지, 올 시즌 리그 판도와 향후 트레이드 정책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박민호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