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시작된 SK의 2026-27시즌, 개막전 패배에 드러난 과제

18일, 올림픽체육관에 모인 농구 팬들의 함성은 시즌 내내 들을 수 없었던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서울 SK 나이츠의 2026-27시즌 KBL 첫 경기는 이미 예년과 달랐다. 구단 사정으로 일정이 미뤄진 터라 팀 분위기는 낯섦과 긴장, 그리고 시즌 첫 경기 특유의 결연함이 복잡하게 뒤섞였다. 그러나 결과는 SK에게 웃음을 주지 못했다. 팽팽한 압박 디펜스와 리바운드 싸움에서 상대가 우위를 점했고, SK의 공격 전개는 번번이 벽에 막혔다. 개막전 패배, 그것도 뒤늦게 합류한 결집력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전반 1쿼터, SK는 외국인 센터의 허슬에 힘입어 골밑 공략에 나섰다. 상대 역시 강점인 트랜지션 게임으로 응수했다. SK는 지난해 주력했던 돌파-외곽 나눔을 이어갔지만, 슈터들의 3점슛 컨디션이 인상 깊지 않았다. 1쿼터 종료 시점에서 이미 상대가 두 자릿수 점수차 리드를 만들어냈다. 경기가 급히 돌아가는 상황에서 SK는 벤치에서 변화를 시도했지만, 세트플레이의 완성도가 떨어졌다. 특히 새로 영입된 외인 가드와 기존 주전 포인트가드의 호흡은 어색함이 역력했다. 이 부분은 본지 취재 결과, 최근 합류한 선수들이 아직 시스템 적응에 시간을 더 필요로 한다는 코칭스태프의 평가와 일치한다.

후반 들어 공격은 활력을 일부 되찾았다. SK는 숏코너 컷과 픽앤롤을 활용, 상대 빅맨을 끌어내리고 장신 윙맨의 스위치 수비를 무력화하려 했다. 실제로 3쿼터 중반 한때 6점 차까지 추격에 성공하는 장면 역시 만들어냈다. 하지만 3점 외곽이 연이어 림을 외면했고, 리바운드 싸움에서 결정적 우위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상대팀은 로테이션 수비로 SK 핵심 포워드의 돌파를 봉쇄하는 동시에 트랜지션 상황에서의 백코트 미스를 집요하게 공략했다.

선수 개개인 움직임에도 변수가 많았다. 주장 김선형은 빠른 볼 배급과 속도전 유도에는 여전한 노련미를 보였으나, 완벽한 컨디션이라 말하긴 어려웠다. 외국인 빅맨의 활동량, 특히 세컨찬스를 노리는 상황에서의 집중력 하락이 곧장 SK 실점으로 이어진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국내 선수 중 로테이션에 깜짝 투입된 신예가 두 차례 스틸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4쿼터 중반 팀 전체 파울 관리 미흡에다 상대에게 흐름을 내주며 쐐기포를 허용하는 결과를 막지 못했다.

기자 관점에서 SK의 첫 경기는 단순 패배 이상이다. 경기 내내 이어진 조직력 문제와 출전 명단 변동의 여파는 시즌 내내 SK가 어떤 농구를 만들어갈지 예고한다. 오늘 경기는 명확하게 드러난 두 가지 구조적 약점을 짚게 한다. 첫째, 핵심 자원의 체력 및 컨디션 관리. SK의 속공-리바운드 조직력은 시즌 중반 이후 회복되겠지만, 시즌 초반 이탈 공백은 명백한 약점이다. 둘째, 감독의 교체 타이밍과 세트오펜스에서 새 얼굴들의 옵션 활용도 부족. SK 팬 입장에서는 시즌 내내 관찰할 변수로 꼽을 만하다.

경쟁 구단들이 이미 조직력과 개개인 기량을 조율하며 초기 상승세를 탄 상황에서, SK의 시즌 출발은 무기력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SK 특유의 역전 본능과 탄탄한 프랜차이즈 관록은 이번 시즌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경험 많은 베테랑과 파워풀한 외국인 듀오가 조합을 맞춘다면, 다음 경기부터 달라진 모습도 기대된다. 무거운 출발이 오히려 선수단을 하나의 목표로 모으는 자극제가 될지, 아니면 장기 레이스 내내 흔들림의 단초로 남을지는, 향후 몇 경기에서 분명해질 것이다. 현장의 공기는 무거웠으나, 시즌 막은 이제 막 올랐을 뿐이다. SK의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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