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신 선택된 추석 해외여행지, 모두의 예상을 뒤엎다”

명절 풍경도 시대의 흐름을 탄다. 2026년 추석, 모두가 ‘역시 일본이지’를 외칠 때, 정작 해외여행 1위에 선정된 나라는 일본이 아니었다. 올해 추석을 뜨겁게 달궜던 여행 트렌드의 주인공은 바로 ‘베트남’이다. 예약 데이터부터 여행 경험자 반응, 소비 행태까지, 우리는 왜 일본이 아니라 베트남을 선택했는지 트렌드의 결을 읽어본다.

작년까지만 해도 부동의 1위였던 일본, 이번엔 달랐다. 글로벌 예약 플랫폼 익스피디아, 티몬, 네이버 여행 등에서 추적한 항공권 검색량과 예약 데이터 모두 베트남이 앞섰다. 특히 하노이, 다낭, 호찌민 등 도시간 분산이 뚜렷해, 가족 단위 보다 친구, 연인, 2040 세대 중심으로 예약이 집중된 점이 인상적이다. 항공권 가격도 한몫했다. 일본발 자유여행객 증가로 항공권 가격이 급등한 반면, 베트남 노선은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현지 환율 약세 덕분에 숙박, 식비, 즐길 거리 등 체감물가까지 낮아졌다는 평이다.

실제 20~30대 여행자 커뮤니티에서는 “일본은 부모님과 가는 곳, 베트남은 우리끼리 여유롭게 놀 수 있는 곳”이라는 심리적 구성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 플랫폼에서는 하노이의 카페, 다낭의 루프톱 바, 호찌민의 레트로 감성 골목 풍경 등 세련된 라이프스타일 요소가 수만 건씩 공유되고 있다. 숙소 예약도 기존 리조트 위주에서 트렌디한 부티크 호텔, 로컬 게스트하우스로 다변화되는 양상. 이른바 ‘가성비와 감성’의 저울질에서 가격 경쟁력을 지닌 여행지가 선택받는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다.

식음료 소비 역시 이번 트렌드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하노이의 에그커피, 분짜, 프레시 록앤롤 클럽 등은 유명 여행 유튜버들의 VLOG에 단골소재로 등장하고, 젊은 3040 세대는 클래식한 전통 코스 요리보다 길거리 푸드마켓, 카페 테라스에서 여행의 여유를 만끽한다. 취재 중에 만난 30대 직장인은 “일본보다 베트남이 지갑도 덜 아프고 내 여행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며 ‘남들과 다른 경험’ 자체에 의미를 뒀다. 한마디로,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라이프스타일의 확장, 소비 심리의 외연에서 베트남의 부상은 의미심장하다.

여기에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지형도의 변화도 크게 작용했다. ‘가까운데, 그동안 안 가본 곳’을 향한 심리가 강해지면서, 이미 여러 번 방문한 일본 혹은 번잡한 대도시가 아닌 이색 로컬 경험과 트렌디한 감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곳으로 베트남이 각광받았다. 또, 대형 쇼핑센터와 테마파크보다 ‘어떻게 소비할지’ ‘어디서 사진을 남길지’가 더 중요한 2030 세대에게 베트남 특유의 세련되면서도 자연스러운 일상 풍경, SNS 각도를 고려한 감각적인 공간 연출 역시 주요 선택 포인트가 됐다.

최근 여행지별 주요 예약 데이터, 항공사 및 OTA 인터뷰, 현지 업체 동향 등을 종합하면 단순히 가격이 싼 나라라서만이 아닌, ‘나만의 라이프스타일 표현’ ‘현지와의 교류’ ‘감성적 몰입’ 등 세분화된 트렌드 소비층이 베트남에 주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상에서 여행 정보를 실시간 탐색하고, 내적 경험(emo-travel)과 외적 인증(포토스팟, 푸드샷 등)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 여행이 경험과 소비의 교차점에 있다는 오늘날, 베트남은 진화된 여행자의 욕망과 시대적 감수성을 정확히 건드렸다.

물론 앞으로 트렌드는 또 움직이겠지만, 2026 추석이 보여준 이 전환의 조짐은 단지 숫자가 아니라 생활방식의 변화, 여행의 새로운 ‘감각’을 말하고 있다. 선입견을 뒤집은 베트남의 약진은 곧 우리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예고한다. 아마도 다음 명절에는 또 다른 ‘의외의 1위 여행지’가 우리를 놀라게 할지 모른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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