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포럼] 서울대 이수진 연구원이 바라본 2027 소비의 새로운 룰

세련된 런웨이의 스포트라이트만큼,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이수진 연구원의 무대도 마찬가지로 빛났다. 2026년 10월 27일, 아침을 깨우는 트렌드 인사이트 조찬포럼 현장. 이곳에서 이 연구원은 다가오는 2027년의 소비 패러다임을 속속들이 해부했다. 단순히 ‘트렌드’를 넘어서, 우리의 일상과 산업에 어떤 구체적 변화의 파동이 밀려오는지, 현실감 있게 풀어내는 그녀의 분석이 인상적이다.

이수진 연구원이 올린 키워드는 ‘초개인화’, ‘경험 중심’, ‘ESG 실천의 생활화’, 그리고 ‘세대 융합 마켓’까지 총망라된다. 데이터를 보면 구체적 수치와 유행 경향이 쏟아진다. 20대는 온라인에서 취향을 완벽하게 큐레이션 받은 제품을 산다. 30대 직장인들은 집에서의 라이프스타일이 더 세분화되길 원한다. 40대는 내 가족과 내 힐링에 집중하고, 실버세대도 단순 소비 주체가 아니라, 자신만의 생활가치를 내세우는 마켓 리더로 부상한다. 서울대 팀이 포착한 전국 단위 소비 빅데이터 흐름이 보여주는 이들 변화는 패션, 리테일, 뷰티, 모빌리티, 심지어 식음료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이번 포럼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개개인의 취향을 넘어선 ‘슈퍼개인화’다. 누군가는 AI 기반 스타일 추천을, 누군가는 나만의 파우치 커스텀, 혹은 가족을 위한 맞춤형 건강 솔루션 등 진짜 나에게 필요한 제품만 고른다. 패션 업계에서 이미 2026 S/S 컬렉션에는 초개인화 주문형 제품이 출현하고, 뷰티업계 플래그십 스토어에도 정밀 피부진단, 맞춤 화장품 시대가 성큼 들어섰다. 삼성, 롯데, 쿠팡 등 빅플레이어들마저 AI 큐레이션·개인 맞춤 멤버십 전쟁에 전면적으로 뛰어든다. 이런 변화는 뭉뚱그린 라이프스타일에서 ‘나’라는 명확한 브랜드, 그리고 소비자 주체의 리더십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상 이상임을 시사한다.

ESG 실천도 단순 이슈가 아니다. 환경, 윤리, 투명성을 우선시하는 소비 그림이 이제는 패션, 유통사의 단골 마케팅 소재를 넘어 본질적 가치로 진화한다. 이수진 연구원은 실제로 국내외 MZ세대의 쇼핑/앱 이용 데이터 분석 결과, 중고거래, 플리마켓, 친환경 소재 아이템을 선호하는 비중이 2년 전에 비해 1.8배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업사이클 의류, 무포장 식품관, 친환경 홈리빙 소품 등은 더 이상 틈새, 써브컬처로 머무르지 않는다. 일부 SPA 브랜드와 명품 패션, 라이프스타일까지 친환경 소재·윤리적 생산 표기 유무에 따라 매출 차이가 명확히 드러나는 시점이다. 단순히 착한 소비를 넘어, 자기만족을 충족시키는 프로슈머형 소비가 확대되며 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도 기대해볼 수 있다.

‘경험 기반 소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더이상 머그잔이나 청바지 한 벌이 단순 ‘소유’가치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명동에 새롭게 문을 연 글로벌 의류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고객들은 오프닝 팝업 경험과 SNS 챌린지 이벤트에 즉석 참가하고, AR/VR로 자기만의 ‘룩북’을 완성하는 식이다.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로컬 빈티지 팝업’이나, ‘위스키 블렌딩 클래스’ 같은 멀티 익스피리언스를 찾는다. 오프라인 공간도 쇼핑→문화→체험→휴식이 융합된 복합 트렌드. 덩달아 커뮤니티랩, 쇼룸형 스토어 같은 신개념 플랫폼도 확대된다. 세계 주요 도시 미디어와 IT기업, 패션 하우스들이 이 ‘경험 경제’ 트렌드를 품고 미래 소비자 설계를 꾀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여기에 세대 융합과 믹스 컬처. 기존엔 세대 간 뚜렷한 취향 구분이 있었지만, 2027년을 앞둔 지금은 서로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리컴비네이션(재조합)’ 트렌드가 확산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뉴트로 패션 콜라보, 영 포켓(Elderly+Young) 소비자 잡기 위한 ‘세대통합형’ 리워드 프로모션 같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봇물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실버세대 SNS 커뮤니티도 같이 성장 중이라는 사실도 눈여겨볼 만하다.

타 매체를 참고하면, 최근 한국소비자원 통계 등에서 미래 소비자들은 ‘셀프 브랜딩=소비철학’을 강하게 추구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신한카드, 롯데멤버스, KB금융 등 주요 리포트에는 2026년 하반기부터 개인화 소비에 성공한 브랜드, 친환경 아이템을 솔선수범한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는 데이터가 등장한다. 뉴욕타임즈, 보그, 패스트컴퍼니 등 글로벌 트렌드 미디어 역시 지난 분기 톱이슈로 ‘AI 기반 초개인화’, ‘지속가능 실천’, ‘경험과 휴먼터치 결합 전략’을 꼽았다. 국내외 지표가 실시간 백업되는 한국 소비시장, 이번 이수진 연구원의 분석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트렌드 변곡점에 서서, 우리가 가져야할 태도도 분명하다. 이제 패션이나 일상 소비에서 자기 취향을 마음껏 드러내고, 가치와 경험에 투자하는 것, 그리고 내가 사는 모든 순간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 ‘의미있는 소비’가 정답이 된다. 브랜드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지속가능한 미래. 아마도 2027년을 움직일 키워드는 바로 나,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아닐까?

— 오라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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