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여자농구 개막전서 ‘디펜딩챔피언’ KB 완파…코트 흐름을 주도하며 전력 균형 흔들다

2026년 여자프로농구(WKBL)의 새로운 서막이 올랐다. BNK 썸이 시즌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인 KB스타즈를 상대로 83-68, 15점 차 대승을 거두며 초반 판도에 파란을 일으켰다.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열광적인 홈팬 앞에서 BNK는 단순히 승리를 넘어 경기 전체 흐름, 에너지, 전술 완성도 측면에서도 확실한 힘을 보여줬다.

BNK는 후반 초반까지 치열한 접전을 이끌며 인내했다가, 3쿼터 중반부터 압도적인 스피드와 수비 전환, 그리고 강렬한 외곽슛 퍼포먼스로 KB를 크게 흔들었다. 센터 김한별의 포스트업과 리더십, 미드레인지 점퍼가 경기를 이끌었고, 가드 안혜지와 신예 이소희의 2:2 게임 그리고 속공 상황에서 빠른 패스 흐름이 돋보였다. 특히 BNK는 KB의 대표 슈터 강이슬의 득점 루트를 예측한 맞춤형 더블팀으로 외곽 실점을 틀어막았다. KB는 여전히 강이슬-엄서이-박지수의 라인업이 강력했으나, 박지수가 파울관리와 BNK의 하프라인 강한 압박에 시달리며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KB는 내외곽에서 번갈아 실책이 나오며 주도권을 내줬다.

김한별은 전통적인 리더 이상의 역할을 수행했다. 수비 리바운드 후 빠른 전개로 속공의 시동을 직접 거는 등, 단순히 포스트에서 버티는 차원을 넘어 BNK 공격의 출발점이 됐다. 베테랑의 뚝심, 그리고 젊은 에너지의 조합이 BNK의 경기 내내 살아 있었다. 안혜지는 3쿼터부터 아크 바깥에서 볼을 쥐고 스크린을 이용한 후 킥아웃 패스로 결정적인 외곽슛 찬스를 계속해서 만들어냈고, 이소희 역시 흔들림 없는 볼 핸들링과 공간 창출력을 과시했다. 점수차가 벌어진 후에도 BNK는 후반부 잠시도 방심하지 않으며, 마지막까지 리바운드 경합과 파이팅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돋보였다.

반면 KB는 이른 시간부터 기대와 달리 무거운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시즌을 지배했던 강이슬의 확실한 득점력은 이날 ‘BNK식 트랩-더블팀’에 가로막혔고, KB의 간판 센터 박지수는 파울 관리로 고전하며 인사이드 장악을 상실했다. 2쿼터까지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등한 흐름이었으나, 3쿼터 이후 BNK가 존 수비와 하프라인 더블팀, 트랜지션 공격을 동시에 몰아치면서 경기 자체가 완전히 뒤집어졌다. KB는 이 지점에서 백코트 압박을 절대 뚫지 못했고, 턴오버와 속공 실점이 쏟아졌다. KB는 익숙한 세트오펜스가 틀어지자 슛 셀렉션도 많이 흔들렸고, 이 ‘리듬 붕괴’가 끝내 완패로 이어졌다.

개막전 한 판이 시즌 전체를 규정할 순 없지만, 오늘 BNK가 보여준 에너지와 템포, 다양한 라인업 조합의 시도는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구도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BNK는 지난 시즌 후반기 약점이었던 세컨유닛 활용도에서 확실한 개선을 보였고, 경기 막판까지 압박 수비와 속공 전개를 유지한 것은 체력 분배, 교체 타이밍, 라인업 로테이션 등의 세밀한 조율이 뒷받침됐음을 시사한다. KB는 지난해 트로피의 명성보다는 경기 내 전술 완성도와 조직력, 그리고 새로운 리더십 확립의 필요성이 도드라졌다. 2026시즌 여자프로농구 초반, BNK의 예상을 뛰어넘는 퍼포먼스가 ‘양강 구도’ 판을 흔드는 계기가 될지, 그리고 KB가 위기를 장기적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현장 전체를 아우르며, 승리 후에도 쏟아지는 BNK의 환호성과 KB 벤치의 조용한 고민이 대조적으로 남는 밤이었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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