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교통·해양·항공’ 2026 빅픽처: 성장 엔진인가, 재정·규제 리스크의 집합체인가

관문도시 인천이 2026년을 기점으로 교통·해양·항공 3각 축을 동시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육상(철도·도로), 해상(항만·물류), 항공(공항·UAM)을 하나의 권역 전략으로 묶는 시도 자체가 드물다. 성장의 속도와 공공 안전·재정 건전성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 이 계획의 본질은 ‘집행 역량’의 시험대다.

핵심 축은 세 가지다. 첫째, 광역철도망과 도시 대중교통의 일체화다. GTX-B의 인천 구간 속도전, 수도권 순환·방사 철도의 연계, BRT와 환승센터 고도화가 한 묶음이다. 둘째, 항만의 탈탄소·디지털 전환이다. 육상전원공급(AMP), 전기·LNG·암모니아 벙커링 파일럿, 자동화 야드·게이트, 디지털 통관 연동이 골자다. 셋째, 항공·UAM 생태계다. 화물·환승 허브 경쟁력 재장전, MRO(정비)·부품 클러스터와 함께 UAM 실증의 상용 전환, 공항 접근 교통의 다핵화가 방향이다. 세 축은 ‘환승 손실 최소화’와 ‘탄소·소음 외부비용의 내부화’라는 공통 목표로 연결된다.

정책의 장점은 분명하다. 첫째, 기능적 연결성의 확장. 인천공항·인천항·송도·청라·영종을 하나의 물류·비즈니스 코리도로 엮으면 시간가치 절감이 즉각적이다. 철도 환승 1회 축소는 출퇴근 10~15분 단축과 직결된다. 둘째, 산업 포트폴리오의 방어력 강화. 전통 제조·항만 물동량이 흔들릴 때에도 항공 화물·정비, 디지털 물류, 모빌리티 서비스는 상호 보완적 수요를 낳는다. 셋째, 규제혁신의 실험장. 항공보안·소음·해사안전·철도안전 규정이 교차하는 현장은 제도 개편의 근거자료를 가장 빠르게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 구상은 ‘좋은 그림’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법·재정·안전의 3대 리스크를 정면으로 본다.

법적 리스크. 항만 친환경 연료 벙커링은 항만시설법·대기환경보전법·위험물안전관리법의 교차 적용 구간이다. 암모니아·수소 벙커링은 국제해사기구(IMO) 가이드라인과 국내 기술기준의 정합성 확보가 선결이다. UAM은 항공안전법, 비행금지구역·완충구역 설정, 소음·프라이버시 이슈가 동시에 발생한다. 도심 이착륙장(버티포트)의 도시계획 편입과 건축기준, 소방·피난 기준은 선제 표준 없이는 인허가가 지체될 수 있다. 철도는 철도사업법·시설법상 사업자 구도, 환승 할인 정산 체계, 손실 보전의 법적 근거가 논점이다. 이 교차 규제 지대를 풀지 못하면 상징적 행사만 반복되고 실사용은 지연된다.

재정 리스크. 광역철도·환승센터·항만 에너지 전환·공항 접근 교통을 동시에 밀면 총사업비는 ‘조 단위’로 커진다. 국비·지방비·민자(BTO/BTO-a/BTL)의 적정 배합 없이는 한 해 예산에서 단가 높은 토목 패키지만 살아남고 소프트 인프라(신호·요금·데이터)와 안전 설비가 밀릴 위험이 크다. 수요추정의 낙관 편향도 경계해야 한다. GTX-B, 공항·항만 화물, UAM 여객 수요는 경기 민감도가 높다. 여객·화물 탄력성을 과대평가하면 재정 추경과 요금 인상의 연쇄가 발생한다. 조달·발주 구조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담합·부실시공 리스크는 예외 없이 나타난다.

안전 리스크. UAM은 저고도 공역 분리·충돌회피·사고 조사 체계가 완비되어야 한다. 항만의 AMP·벙커링은 누설·화재 대응 절차와 책임 주체 명확화가 필수다. 철도는 혼잡 완화 없는 급행화가 추돌·낙상 위험을 키운다. 안전예산은 ‘납기 이후’에 늘려도 되는 항목이 아니다. 초기 설계·평가 단계에서 최소 10%의 안전여유율을 별도 계상해야 한다.

실행 프레임은 다음의 5가지로 정리된다.
– 단계화: 2026년에는 제도·데이터·환승 표준을 먼저 완성한다. ‘역-터미널-항만’ 간 환승 UX, 통합 요금·정산, 실시간 데이터 허브가 첫 과제다. 공사보다 표준이 먼저다.
– 예산 가드레일: 대형 토목은 국비·민자 비율을 명확히 하고, 지방채 발행 한도와 상환 계획을 함께 공개한다.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따른 단계별 재검증을 의무화한다.
– 안전 우선: UAM·벙커링·철도 환승은 사전 위험성 평가(HAZOP·FTA) 결과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일정 지연 사유를 투명히 한다. 일정보다 안전 보고서 공개가 우선이다.
– 데이터 개방: 환승 대기·혼잡·지연 데이터를 민간 MaaS 사업자에 동등 개방한다. 공공독점형 앱은 혁신을 지연시킨다.
– 공정조달: 설계·시공 일괄입찰의 예외 적용 기준을 좁히고, 공사비 증액 신청은 제3자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 하도급 대금 직불과 공기 단축 인센티브를 연동한다.

교통 축의 관건은 GTX-B와 도시철도의 ‘연결 품질’이다. 노선 개통보다 중요한 것은 환승 거리·수직 이동 시간·지연 복원력이다. 인천 도심 환승센터는 1) 엘리베이터 병목 제거, 2) 플랫폼 스크린도어 정밀제어로 탑승 균등화, 3) 역 내 동선 색채·광원 표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천서북부·강화·옹진 등 교통약 지역은 M버스·광역급행과 공항 접근 노선의 시간표를 맞물려야 실효가 난다. 버스·철도·UAM 간 요금 통합 없이는 모빌리티 혁신은 비싼 체험판에 그친다.

해양 축은 ‘친환경+디지털’의 동시 추진이 답이다. AMP 보급은 부두 전력 인입·요금제 설계가 병목이다. 선사에만 비용을 전가하면 이용률은 떨어진다. 항만공사·지자체가 전력요금 차액을 초기 3년 한시 보전하고, 체화·컨테이너 반출입 시간을 데이터화해 크레인·야드 자동화를 성능기반(PbC)으로 발주해야 한다. 암모니아·수소 벙커링은 안전지대·완충구역 설정과 주민 수용성 확보가 필수다. 위험물 도입의 보상체계를 미리 설계하라. 주민 불안을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행정소송과 사업 지연이 반복된다.

항공 축은 공항의 ‘네트워크+서비스’ 재설계다. 장거리 환승 수요의 회복 속도는 항공사 슬롯·환승 시간과 지상 이동 동선에 좌우된다. 공항·철도 환승 통로를 단축하고, 심야 도착 승객을 위한 야간 광역교통 연장을 상시화하라. MRO·부품 클러스터는 관건이 인력과 통관이다. 유지·수리 파트는 관세·부가세 유예, 수리부품 임시 통관 간소화 없이는 흡인력이 떨어진다. 정비 안전 인증·책임 보험 한도를 명확히 하고, 공항·항공기 소음 완충 대책과 주민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상설화해야 한다.

법조·감사 관점에서 본 체크리스트도 제시한다.
– 예타·사전타당성: 기준 B/C가 낮은 사업은 편익 범위를 객관화(혼잡·환경·안전 편익 분리)하고, 편익 중복 산정을 배제한다.
– 실시협약: 민자 구간은 위험분담 매트릭스를 공개한다. 물가연동·수요보전 조항은 시민 부담과 직결된다.
– 조달·계약: 공공입찰 담합 징후(유사 투찰, 반복 승자)를 상시 분석하고, 설계변경 증액은 공사 현장 독립 검증(외부감리+디지털 트윈 근거)을 의무화한다.
– 개인정보·보안: 통합 환승·결제 데이터는 가명처리 표준을 선적용하고, MaaS 사업자의 재식별 방지 의무와 벌칙을 명문화한다.
– 사고조사: 철도·항만·UAM 사고 조사 권한 배분과 자료 공유를 사전에 정해, 다중기관 충돌을 막는다.

시민 편익은 숫자로 말해야 한다. 인천 도심—영종 공항축에서 환승 1회 축소·대기 5분 단축은 연 1억 분 이상의 시간가치 절감으로 환산된다. 항만 AMP 가동률 60% 달성 시 SOx·NOx·PM 배출은 선석 정박 시간대 기준 30~70% 감소가 가능하다. UAM은 통근 대체가 아니라 응급·특수 수요부터 단계적 상용화가 현실적이다. 초기에는 ‘빠른 구급·긴급 물류’의 공공 가치를 선명히 해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정치·행정은 성과지표로 스스로를 옭아매야 한다. 2026~2028년에 적용할 KPI를 제안한다. 1) 환승 동선 300m 이하 비율 80% 달성, 2) 혼잡시간대 열차 지연률 15%↓, 3) AMP 접속 선박 비율 50%↑, 4) 항만 체화일수 10%↓, 5) 공항 환승 45분 이하 노선 비중 20%↑, 6) 심야 공항버스·철도 연계 30%↑, 7) UAM 긴급임무 평균 출동 15분 이내, 8) 건설 현장 중대재해 0(제로), 9) 민원·소송 처리 평균 90일 이내, 10) 공개 데이터셋 50종, 11) 민자사업 위험분담 공개 100%, 12) 주민설명회 100% 사전 개최.

결국 해답은 ‘속도 있는 절차’다. 인천은 국가 관문이자 수도권 서부의 경제 엔진이다. 대형 SOC를 앞세운 성과 경쟁은 쉽다. 어려운 것은 안전과 재정을 지키면서 기업 투자·시민 편익·환경 목표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일이다. 표준을 먼저 만들고, 데이터로 성과를 증명하며, 계약으로 리스크를 분할하라. 그때 비로소 2026년의 약속은 구호가 아니라 성과가 된다.

— 서지현 ([email protecte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