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된 ‘평양 무인기 작전’ 공방…국가안보와 사법적 책임의 경계선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북한의 드론 공습 문제가 현실적 위협으로 대두된 가운데, 최근 법원이 ‘평양 무인기 작전’ 관련 윤 모 전 공군 대령의 구속 심문을 23일로 잡았다. 이번 재판은 군사작전 지휘부의 판단과 사법적 책임 문제, 그리고 정치권의 여야 갈등까지 교차하며 향후 국가안보 방향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해당 사건의 핵심 쟁점은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 5대가 실제로 서울 인근까지 침투했던 사건 당시, 작전에 관여한 군 지휘부의 대응과 책임 소재에 있다. 윤 전 대령은 전작권 내에서 방공망 운용을 총괄한 핵심 인물로, 군 검찰은 작전상 미숙, 그리고 허위보고 지시 등을 중대 범죄로 다뤘다. 지난 1차 구속에 이어 이번에 검찰이 재구속을 적극 추진하는 배경에는 단순 군령위반을 넘어 ‘국가 안보사고 은폐 및 직권남용’ 혐의라는 국가주의적 프레임이 더욱 강화된 점이 읽힌다.
이 재판은 안보 불안 심리가 여전히 팽배한 사회 분위기와 밀접하다. 2022년 말, 북한 무인기의 수도권 침투는 국민적 충격과 함께 군 당국의 방공체계 실효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유사한 보안 실패 사례들이 반복되자, 군 전체에 대한 쇄신·문책 움직임 역시 한층 거세졌다. 이 과정에서 작전 책임자 개개인의 법적 책임을 얼마나 엄정히 추궁할 것이냐, 혹은 집단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우선적으로 개선할 것이냐 하는 사회적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정치권 반응은 뚜렷한 편 가르기로 드러난다. 여당 국민의힘은 윤 전 대령 기소가 ‘군 통수권에 대한 정당한 국민적 심판’임을 강조하며, 강도 높은 사법적 조치를 촉구 중이다. 반면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대통령실 직할 지휘체계의 혼선과, 근본적 방공체계 미비”라며, ‘하급자 희생양 만들기식 책임추궁’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군 내부에서는 ‘임무 수행 중 판단 차이에 형벌까지 부과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를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갈등 구조는 과거의 군사적 사법처리 사례들과 묘하게 닮아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서해교전 지휘관들에 대한 엄정 문책, 박근혜 전 대통령 군 고위직 세월호 책임 소환 등 역시 군의 작전 실패에 따른 개인·집단 책임 경계선 논란을 낳았다. 단, 이번 평양 무인기 사건은 직접적인 민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안보 불안을 배경 삼아 형사책임 이슈가 더욱 첨예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한편 군사전문가 집단과 보수언론은 “지휘관 재구속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위기 상황에서 과감한 판단과 적극적 대응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고 진단한다. 반대로 진보진영과 시민사회는 “국민 안전과 신뢰 확보를 위한 명확한 책임 규명 및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군내 폐쇄적 의사결정과 관행의 변화까지 함께 요구하고 있다.
법원은 오는 23일 구속심사를 앞두고 이번 재판의 공공성, 위계질서, 실질적 피해, 지휘체계의 투명성 등 다양한 요소를 원칙적으로 살필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윤 전 대령이 재구속될 경우, 향후 군의 책임 구조는 훨씬 엄격해지는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고, 단순 실수 혹은 시스템적 미비에 대해 더욱 무거운 책임 논의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불구속 결정이 나올 경우, ‘시스템 개선과 개인의 직무대응 분리’라는 원칙이 재부각될 전망이다.
‘평양 무인기 작전’ 논란은 현대 한국사회 군 사법정의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안보와 자유, 책임과 구조 혁신이 맞부딪히는 이 사안은 단기적 군 장성 문책 이상의 국가적 신뢰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향후 재판 결론이 군 작전 문화, 대북 위협 대응 전략, 정치권 파워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미칠 영향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