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가족을 향한 경기도의 감사, 지역사회 연대의 미래를 고민하다

연말이 다가오면 우리는 다양한 공동체 행사를 접하게 된다. 그중 ‘경기 노동가족 송년의 밤’과 같은 공식 모임은 지역사회 속 노동자, 그리고 그 가족이 겪어온 한 해의 노고와 성과를 성찰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의 메시지는 표면적으로는 감사와 존중의 뜻이지만, 직접 현장을 찾은 그 행보의 내면에는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상생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새삼 주목할 점은, 노동이라는 키워드가 단순히 경제적 가치 창출로만 국한되지 않고, 가족으로 확장되며 사회적 의미가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행사에 모인 노동자와 그 가족은 한 해 동안의 크고 작은 어려움을 온 몸으로 겪은, 실질적 지역의 버팀목들이다. 노동자의 손길은 반도체·제조업부터 서비스업, 공공기관, 심지어 돌봄노동, 택배, 청소 등 우리 일상 깊숙한 곳에까지 닿아 있다. 이런 현실을 경기도가 제도적·상징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다. 최근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내에서 비정규직 비중은 2024년 기준 약 32%에 달하며, 육아·돌봄 등 가족 복지 전반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가족도 노동의 결과를 함께 누리는 사회, 이를 위해 지방정부와 시민이 어떤 연대를 선택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행사 현장에서는 노동자 가족의 실제 사례가 소개되었다. 한 부부는 평범한 제조업 일용직과 간호 인력을 겸하며 세 자녀의 학업과 생활을 지원해왔다. 이 가족의 2024년은, 경기지역 보육지원금 확대, 중학생 무상 교복 정책, 근로자 자녀 진학지원 사업 등 다양한 정책을 실감하며 한층 나은 일상을 경험했다. 그러나 동시에, 중학교 학업 부담 증가, 청소년 심리상담 대기, 부모 돌봄시간 압축 등 새로이 불거진 어려움도 무겁게 짊어졌다. 현장의 목소리는 항상 양가적이다. 개선된 복지정책 이면에 여전히 남아 있는 취약 업무 환경, 돌봄 인력 부족, 초과노동 등 실질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고발이기도 하다. 경기도가 지향하는 노동가족 친화적 지원 확대도, 이미 정착된 수준이 아니라 변화 과정의 한 복판에서 갈 길이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유사 행사를 살펴보면, 서울시·부산시 등 주요 광역 지자체들도 최근 몇 년 간 노동·가족 통합 행사를 확장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노동권익 가족 페스티벌’, 부산시의 ‘가족돌봄의 날’ 등 지역 현장 중심의 사업이 안착 단계에 들어섰다. 하지만 조례·지원금만으로는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기 어렵다. 노동 현장의 초과업무, 감정노동, 가족 내 돌봄공백, 이중소득 가정의 복합적 스트레스 등은 여전히 미해결 과제다. 특히 경기권은 서울보다 대규모 산업단지, 신도시 이주민, 맞벌이 가족 등 인구 구조·노동환경이 한층 복합적이다. 한편 경기도의회는 2025년 복지 예산안을 예년 대비 약 8.5% 늘리면서 노동자 주거, 가족심리 지원비를 신설하는 추가 조치도 발표했다. 예산의 실효성과 연속성—그리고 실제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실행 체계의 투명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송년의 밤 같은 자리를 통해 지방정부가 사회 구성원의 노고와 책임의 의미를 인정한다는 사실, 그리고 더불어 가족의 몫까지 고민한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형식과 치장에 머물지 않으려면 ‘함께 나눈 성장의 결실이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는가’라는 근원적 질문도 있어야 할 것이다. 미래세대까지 이어지는 안전망, 일상적 돌봄과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지역사회를 위해, 이제는 복지정책의 촘촘함과 현장 실행의 세밀함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 시작점에 노동자 개인, 그리고 그 가족이 놓여 있다는 점을 지역사회는 올해도 다시 확인하게 된다.

— 최현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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