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예외’ 제외로 본 ICT 인프라 경쟁력의 현실적 위협과 대응

한국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가 올해 12월 4일, 논란이 집중된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 조항이 빠진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산업계와 노동계, 학계 다양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섰던 이 법안의 통과는 국가 핵심 인프라 산업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다층적 위협 요인을 드러내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IT·반도체, 클라우드를 포함한 하이테크 산업 노동 환경에서,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 사고 위험도 증가라는 위협적인 현실에 대한 사회적 대응으로 출범했다. 반도체·IT 첨단부문의 경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대만 TSMC, 미국 인텔·마이크론 등의 생산현장은 불규칙한 수요 변동과 긴급 생산 투입이 상시적이다. 따라서 우리의 근로시간 규제는 첨단 공정 구축, 대규모 장비 도입, 비상 시의 장애 대응 등의 현장에서 특히 인력운영·보안 대응에 실질적 제약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

올해 초 전국경제인연합회, 반도체 산업협회 등이 지적한 대로, 초미세공정이나 공정 이슈 발생 시 야간·휴일 즉시 투입이 불가할 때 생산지연, 품질저하, 정보보안 위기가 중첩된다. 실제 지난해 삼성전자 화성반,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등에서 발생한 장비 장애·품질이상 상황은 즉각적 전문인력 투입이 관건이었음에도, 법적 근로시간 한계로 신속한 트러블 대응이 제한됐던 사례가 반복 보고됐다. 기사에서 산업쪽 관계자가 “실제론 이미 암묵적 초과근무 없인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문제를 재차 언급한 점은, 현 규제 체계 하에서 조직적 보안대응이나 긴급 인프라 복구의 근본적 불안정성을 시사한다.

한편, 산자위는 산업계 입장과 사회적 피로 누적 및 노동자의 권리 보호 간 균형을 위해 52시간 예외를 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산업전문가와 정보보안 실무자들은, 반도체전용 공정 및 핵심 클라우드 인프라의 특수성을 별도 인정하지 않는 정책 운용이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내 주도권 약화·ICT 인프라 위기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국가안보 및 정보주권의 핵심 기반이자, 전력망 등 4차 산업혁명 기반시설과 직결된 반도체·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에서 신속한 장애·공격 대응(Incident Handling)이 근로 체계적 한계에 묶이면, 잠재적 보안 취약점도 방치될 수밖에 없다.

실제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국내 대기업조차 보안·운영 인력 부족 및 교대근무 유연성에 한계를 호소해 왔다. 인텔·TSMC 등은 신속 투입을 위한 별도 ICT 전문가 풀, 자동화 라인 이상 이벤트에 대비한 24시간 교대체계 등 노동 유연화를 병행해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이에 비해 한국은 법 규제와 현장 현실이 괴리되는 지점이 많으며, 외국기업과의 M&A나 공급망 연계 과정에서 정보유출·항상성(Availability) 위기가 크다는 지적이 복수 매체를 통해 반복된다.

한시적·제한적 예외 허용 필요성을 지적했으나, 노동계에서는 장시간 근무의 만성화, 피로 누적, 안전사고 위험, 보안 인프라 패치 소홀 등 새로운 취약점 발생 역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근로시간 완화가 곧바로 과로와 개인정보 유출·시스템 장애로 이어진 국제 사례도 등장했다. 이는 주 52시간 준수의 원칙이 헛되다거나 규제 완화를 일방 요구하자는 것이 아니다. 산업보안 환경에서의 장애·공격 대응, 신규 공정 구축의 특수성, IT 기반 산업 경쟁력 내재화라는 맥락 하에, 별도의 대응 확보 기반(고용 유연화, 인센티브, 출퇴근 이력 관리, 정기 보안 리스크 점검 등)이 종합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정보통신·반도체와 같은 핵심 기반서비스 분야에서는 단순한 법제화와 행정 집행이 아니라 현장 중심의 보안 및 근무 정책, 인력 배치·운영 유연화, 즉각적 Incident Response(사건 대응) 체계 고도화가 병행될 때 경쟁력과 안전이 모두 확보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정책 입안 단계부터 업계 보안전문가, 인프라 현장 근로자, 클라우드 아키텍처 실무진 등이 협력하는 통합적 의견수렴 구조와 더불어, 국제 선진레퍼런스를 반영한 보안·근무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당장 예외 허용 여부보다는, 산업 인프라 분야의 위협 대응 역량 자체를 어떻게 체계적이고 실효적으로 구축할 지가 미래 국가 경쟁력의 본질적 과제임을 강조한다.

— 윤세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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