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AI 혁신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과 그 함의 ― 시장·산업구조 변화의 관점에서
현대자동차가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을 넘어 AI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선언했다. 최근 삼성증권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약 4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그 변화의 근거로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꼽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장 기대치 상승이 아니라, 자율주행·차량용 인포테인먼트·생산 자동화 분야 등 실제 비즈니스 구조 속으로 AI를 전방위적으로 내재화한 결과임을 뜻한다.
현대차의 변화는 단편적인 기술 도입을 넘어 전사적 메타모포시스를 시사한다. 최근 공개된 ‘H-AI 플랫폼’과 차세대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 그리고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은 단기간 성과 창출뿐 아니라, 장기적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의미를 둔 조치들로 보인다. 산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로봇,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 의지를 명확히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이후 외부 핵심 AI 인력 유치를 통해 로봇틱스 역량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GM, 테슬라, 폭스바겐 등 해외 주요 업체들도 AI 전문가 영입, 자체 AI 칩 개발, OTA(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시스템 구축 등으로 자동차의 ‘스마트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행보는 기술 트렌드에 부응한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현대차의 강점은 그룹차원의 R&D 투자 확대와, 한국 및 동아시아 지역의 IT 생태계와의 밀접한 연계에 있다.
다만 이런 급격한 전환에는 몇 가지 도전과 위험요인도 존재한다. 첫째, 자동차 산업 특성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은 여전히 난도가 높다. AI 기반 서비스가 직접적인 소비자 가치로 전환되기까지는 철저한 데이터 검증, 클라우드 인프라 최적화, 사이버보안 강화 등 복합적인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둘째, AI 기술의 진화는 인재확보와 오픈소스 전략, 글로벌 기술표준 정립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최근 AI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가 늘고 있으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기술격차 해소는 여전히 당면 과제다. 특히 AI 윤리,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는 각국 규제로 연결될 수 있어 중장기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사례는 산업자동화뿐 아니라, 생산·물류·서비스 전 분야에서 AI 의존도가 높아지는 ‘전환적 변화’의 한 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산 현장에서는 디지털 트윈과 예지정비 시스템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고객 서비스 영역에서는 음성인식 기반 인포테인먼트, 개인맞춤형 내비게이션이 도입되고 있다. 비판적으로 보면, 아직 구체적인 ‘퀀텀 점프’로 직결된 매출 가시화까지는 시차가 존재한다는 우려 또한 유효하다. 일례로, 테슬라의 FSD(Full Self Driving)와 같은 완전자율주행은 기대와 실제 제공 서비스 사이에 몇 년의 간극이 발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대차의 AI 기업 지향 행보는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나침반이자, AI 주도 산업재편의 현장 사례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업계와 정책당국은 이를 계기로, AI 산업 확장과 규제의 균형적 방향, 글로벌 기술 표준화 협력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할 필요가 있다. 투자가치 평가 역시 단기 기술 이슈보다는,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지점에 주목해야 한다. 현대차의 이번 전략 전환은 산업 자동화의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무엇보다 기업 혁신의 속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리트머스지다. — 유재혁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