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장지동 어린이복합시설’ 개관, 육아지원과 지역공동체의 새 지평 열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향한 또 하나의 발걸음이 마련됐다. 최근 문을 연 ‘장지동 어린이복합시설’은 보육, 놀이, 돌봄을 한데 아우르는 공간으로, 지역 내 양육 가족들의 보편적 필요와 시대적 흐름을 촘촘하게 반영했다. 이번 시설 개관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깊어진 육아의 고립감, 맞벌이·한부모 가정 증가로 가중된 돌봄 공백, 시민들이 요구해온 ‘생활밀착형 복지’에 응답하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변화다.

최근 방문한 현장에서는 낮 시간임에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방에서 흘러나왔다. ‘송파구형 육아플랫폼’을 표방한 이 복합시설은 영유아 전용 놀이 공간, 공동육아 나눔터, 장난감 대여실, 실내놀이터와 부모 상담실, 다함께 돌봄센터라는 다기능 복합 설계를 특징으로 한다. 구체적으론 180여 평 규모에 총 6개 복지 시설이 입주해 있어 ‘맞벌이 가정도, 조부모가 양육을 돕는 집도, 혼자 육아하는 가정도’ 모두 맞춤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실제로 만 12세 이하 자녀를 둔 A씨(37·여)는 “아이와 주말에도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부담이 한층 줄었다”며 “시설에서 만난 이웃들과 자연스레 교류가 일어나는 것도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서울 여러 자치구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서초구, 마포구, 강동구 등도 비슷한 어린이·가족복합시설, 공유형 장난감 대여소 및 예비 부모 지원센터 등을 확대하며, 보편적 육아지원과 지역 공동체 회복을 교육·복지의 주요 의제로 삼는 추세다. 육아 전담 부담이 가정을 떠나 기관과 지역사회로 분산되면서 아이 돌봄의 문제는 더는 ‘개별가정의 몫’이 아니라는 인식이 척척 현실이 되고 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주도해 지난해 말 발표한 ‘아이돌봄서비스 고도화’ 및 ‘육아정책 패러다임 전환’ 정책안과도 맞닿는다. 정부는 2026년까지 공공육아나눔터 1,000여 곳을 신설하고, 돌봄 서비스 공급의 다양화·접근성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장지동 사례의 핵심은 ‘접근성’과 ‘맞춤성’이다. 기존 복지관, 보육시설 등이 시간, 연령별로 분절돼 기존 부모들의 현실적 불편이 적지 않았던 데 비해, 이번 복합화는 한 공간에서 짧은 동선으로 여러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현장 만족도를 보인다. 또한 영유아요? 초등학생, 한부모·다문화 가정, 위기가정 등 이용대상을 넓게 설정해 ‘소외 없는 돌봄’을 실현하고자 한다. 부모 대상 심리상담, 교육 프로그램, 조부모 세대를 겨냥한 육아 지원 등을 통해 가족 형태·생애주기의 다양성 또한 반영하고 있다.

한편, 복합시설 활성화 논의에서 예산, 운영인력, 지역별 수요 차이 등이 걸림돌로 지적되기도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예산 부족이나 전문인력 확보 곤란으로 인해 공간의 목적과 활용이 어긋나는 사례가 지적된다. 장지동 시설의 경우, 송파구청이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설계부터 주민 설문과 참여를 바탕으로 했기에 상대적으로 현장 감각이 잘 녹아 있다는평이다. 그러나 운영 주체와 현장 인력의 전문성, 연령별·가정별 개별화 서비스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보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더불어 복합시설이 지역의 공동체성 회복과 가족 간 유대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단순 인프라 확충을 넘어 실질적 이용률과 만족도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복합시설이 마을 단위 돌봄의 거점이 되어, 이웃 간 육아공동체와 상생하는 문화가 정착하려면 지역사회 관심과 협력, 지속적 운영평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보육 서비스의 양적 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질 높은 돌봄, 부모와 아이 모두의 심리적 안정과 사회적 연결망 확장이 함께 도모되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육아 복지 혁신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송파구 장지동 어린이복합시설 개관은, 보통의 도시 부모들이 겪는 현실적인 양육 고민을 해결하는 의미 있는 시작점이다. 지역 사회의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돌봄, 가족의 다양성·공동체의 따뜻함을 실현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시작된 이 실험이, 앞으로 각 지역 복지 정책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 — 최현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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