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적자 경고등: 빅테크로 새는 200억 달러, 한국 IT 생태계의 구조적 위기

2025년, 한국의 연간 ‘디지털적자’가 사상 최대인 2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네이버·카카오, 토종 스타트업 등 국내 IT 업계에 치명적인 압박이자, 장기적으로 국가 혁신경쟁력의 저하를 예고하는 신호음이다. ‘디지털 적자’란 해외 빅테크 기업(구글, 애플, 메타 등)에 지급되는 앱스토어 수수료, 구독료, 클라우드 사용료 등 다양한 명목의 비용이 국내로 유입되는 수익보다 월등히 많아 순수출입이 마이너스가 되는 현상이다. 주요 IT 통계와 이번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대형 스타트업이나,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하는 중소 개발사들은 전체 매출의 30~40%까지를 해외에 송금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앱 시장에서의 탈취효과, 광고·구독·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빅테크의 ‘디지털 조세’ 성격이 강해지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와 같은 구조적 흐름은 사실상 2010년 구글플레이 등 글로벌 앱마켓 도입 이후 심화되었다. 국내 IT 기업은 필연적으로 해외 플랫폼을 플랫폼 중개자로 활용해야 했고, 사용료와 수수료는 급증했다. 이에 외환유출이 이어지는 한편, 국내 기업들의 수익구조는 취약해졌다. 기술 기반의 신산업 혁신이 외국 대기업의 정책 변경이나 비용 규제에 취약하게 예속되는 현실도 현장에서 거론된다. 예를 들어, 국내 OTT 업체들의 영상 유통 또는 게임 개발사의 서비스 글로벌화에도 구글, 애플의 비용 배분 논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조차도 클라우드 인프라의 상당 부분을 해외사업자(아마존, MS 등)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정부 차원의 구글·애플 ‘갑질’ 규제 시도는 반복되어왔으나, 실제 법·정책 집행의 실효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상황은 한국 IT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연합(EU) 역시 ‘디지털 시장법(DSA·DMA)’을 통해 빅테크 규제와 공정경쟁 구도를 노린 바 있으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많다는 평가다. EU 회원국 내부 경제규모가 더 크고, 자국 민간 플랫폼도 있어 완충지대가 있는 반면, 한국은 디지털 플랫폼 주권의 빈약함이 더 두드러진다. 또한 미국, 일본, 동남아 여러 중진국들 역시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나 데이터 인프라에서 자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중장기 투자와 규제개혁, 공공영역의 서비스 내재화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 정책도 이에 맞춘 대전환이 요구된다.

현실적으로, 어느 한순간 단일 정책으로 구조 전환이 어려운 분야인 만큼, 국내 플랫폼 생태계의 내실 강화와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 클라우드, AI, 앱마켓 등 디지털 시장 전반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기술·데이터 주권 논의를 제도적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수수료 문제를 넘어서, 미래 혁신 신산업에서 국가 생산성이 해외 독점 플랫폼에 예속되는 구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디지털 주권’ 확보에 나서야 한다. 장기적으론 선제적 규제, 진출기업에 대한 맞춤형 세제·투자 지원, 글로벌 통상 협력 등 종합대책이 필수적이다.

한국이 빅테크발 디지털적자 심화의 경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단지 외환 유출과 혁신 역량 상실에 그치지 않고, 국가 성장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질서가 빠르게 요동치는 지금, 기술산업 정책의 전면적 재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절박하게 요구된다. — 이한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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