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연극 거장이 무대에 부르는 마지막 ‘노래 연출’

주말인 지난 6일 오후, 서울 한남동 더줌아트센터 무대에 선 이는 김우옥(91)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명예교수. 평생 서울예대와 한예종에서 가르치고 연극 연출만 해온 그는 연극판 동료·후배·제자 100여 명을 초청해 ‘김우옥쇼’를 열었다. 구순을 넘긴 나이에 1년 반쯤 노래 레슨을 받으며 준비하고 마련한 첫 ‘단독 콘서트’. 또 연출가답게 자신의 마지막까지 스스로 연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이기도 했다. 관객들 웃음이 잦아들자 그가 덧붙였다. “음악 시간도 초·중학교 때뿐이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6·25가 났거든.” 노장의 늦바람을 응원하러 온 사람들이 ‘역사 개그’에 또 웃었다.

무대 위의 대가가 청중 앞에 선다. 91세, 연극계의 거장이자 시대를 이끈 연출가가 첫 공식 노래 콘서트 무대를 연다. 축적된 예술 혼. 그 힘엔 나이가 없다. 자신만의 방식. 마지막까지, 무대의 연출도 결코 남의 손에 맡기지 않는다. 제목부터 신선하다. ‘마지막도 내가 연출할 것.’ 그 철학을 노래에 실었다. 스포트라이트는 자연스레 그의 무대 위 노년을 비춘다. 공연장엔 사람이 몰린다. 흰머리, 열정, 박수갈채. 관객도, 동료도, 제자도 그의 앞에서 다시금 ‘지금’을 산다.

단 한 번 노래로 인생 연기를 압축한다. 그의 선택지는 색다르다. 평생 극적 대사와 움직임으로 무대를 지휘해온 그가 이제 목소리 하나로 감동을 전한다. 준비 과정도 독특하다. 리허설 없는 본 공연. 삶을 담은 레퍼토리. 현대 음악인, 젊은 연출가들의 조언과 도움을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마지막 연출은 오롯이 본인 스타일로 마무리한다.

예술의 경계 허물기. 음악과 연극, 세대와 세대를 잇는 무대. 연극판에서 늘 새로운 것을 추구했던 자세 그대로다. 주변에서는 “무리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라 평가한다. 100세 시대가 익숙해진 요즘, 그 역시 “은퇴”나 “관록”이란 단어보다 “남은 무대를 내 방식으로”란 어법을 택한다. 현대 예술계의 트렌드와도 맞닿는다. 자유로운 장르 넘나듦, 시니어 크리에이티브, ’90년생’ 세대도 감탄하는 장수 아티스트의 자기표현.

더 알아보니 해외에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미국, 유럽의 유명 연출가와 배우들이 80~90대에 신작을 선보인 사례. 노년 아티스트의 도전, 창작욕, 그리고 실제 관객의 호응까지. 관람 연령 분포 넓고, 젊은 세대의 호기심도 크다. SNS에는 벌써부터 응원이 쏟아진다. ‘공연장 대관’ 예약대란, 사진 인증, 현장 분위기 실시간 공유. 카드뉴스, 숏폼, 피드의 글귀까지 ‘91세 에너지’가 바이럴 중.

핵심 메시지는 한 문장. 무대 경계란 없다. “끝의 모습조차 내가 정한다.” 91세가 선택한 노래 무대, 그 결기엔 누구도 이견을 달기 힘들다. 음악이란 장르에 대한 존경, 인생의 마지막 장면까지 연출하려는 예술가의 의식, 그 안에 선후배, 팬, 미디어가 녹아든다. 준비 과정부터 화제가 많다. 그가 직접 큐시트 짜고, 막간 멘트 담금질하고, 결국 마이크까지 바꿔 다듬은 디테일은 연출가만의 집요함이 엿보인다.

콘서트의 의미? 동시대의 예인들에게 ‘도전’이라는 단어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내 무대, 내 연출, 내 목소리”라는 철학. 멘트 중 “마지막 무대조차 남에겐 안 맡긴다”는 선언은 순간 포착해 둘 필요가 있다. 시대의 흐름, 경험, 역량, 호기심, 실험정신. 모두 한데 모인 공연장.

현장의 제자들은 “존경받는 이유? 끝까지 아름답게, 스스로 선택하기 때문”이라며 박수를 보낸다. 음악계는 물론 연극인, 시각예술가, 평론계에서도 그의 선택을 주목한다. “아티스트의 에이징” 트렌드를 대변하는 이정표. 끊임없이 자신을 혁신하는 거장.

관객 입장도 재밌다. ‘그가 연출하는 가장 솔직한 노년의 순간’을 공유하려 들끓는다. 입소문의 힘. 티켓팅 경쟁도 치열하다. 티켓 오픈 10분 만에 매진. ‘직접 연출’ ‘마지막 콘서트’ ’91세 예술혼’ 같은 해시태그가 실검을 휩쓴다.

엔딩 메시지. 첫 출발이자 마지막 무대. 연극과 음악을 아우르는 진짜 거장이 남기는 인생 명장면.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 값지다.

— 남도윤 ([email protected])

91세 연극 거장이 무대에 부르는 마지막 ‘노래 연출’”에 대한 7개의 생각

  • 이 시대에 이런 거장 보기 힘듦…진짜 끝판왕 등장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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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세에 첫 콘서트라니…진짜 모든 게 다 새롭네!! 인생 끝까지 밀어붙이는 파워!! 남들이 뭐라해도 자기가 주인공인 무대 딱 그거지!! 진짜 인생 롤모델 생겼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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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뉴스를 접하면서 우리 사회가 세대 융합과 시니어 창작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91세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분을 보면서, 미래 세대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스펙, 결과보다 과정의 열정과 자기주도성 아닐까요? 위대한 아티스트들은 끝까지 자신의 이름을 건 창작에 집중한다는 본보기가 여기서도 드러나네요.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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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심으로 이런 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요즘 사회 곳곳에서 시니어 아티스트들의 부상, 크로스오버 무대가 늘고 있는데 이번 콘서트는 그 상징성이 남다르다고 봅니다. 은퇴하지 않는 도전, 자기 철학, 마지막 연출까지 마치 인생을 설계하듯 준비하신 거 같아요. 젊은 세대들도 이런 선배들처럼 일과 예술, 도전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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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뉴스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줄 것 같아요. 나이와 상관없는 도전, 정말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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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세의 자기연출ㅋㅋ 세상에 이런 노장이 있다니. 현실은 나이 들면 걱정이 더 커지지만, 문화는 이렇게 용기를 주는 힘이 있음. 나도 좀 달라져야 하나? 노년 파워가 요즘 대세임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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