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문화상에 한강 소설 번역가 등 선정, 빛과 언어로 새기는 교류의 무늬
한겨울, 국경 너머의 문학이 새로운 온기를 품는다. ‘한불문화상’ 수상자로 한강의 소설을 프랑스어로 옮긴 번역가들이 포함됐다는 소식은 단순한 문화 뉴스 그 이상이다. 이 뉴스는 단 한 명 작가의 성취에 머물지 않는다. 언어의 벽을 뛰어넘어, 한국의 내밀한 정서와 풍경, 삶의 목소리가 프랑스라는 먼 도시의 서가 위에 다시 태어나고 있다는 담담한 진실. 이는 한류란 현상의 표피 너머, 문학이 가진 ‘숨은 힘’을 보여주는 오늘의 장면이다.
한국어와 프랑스어, 두 언어의 간극에는 단순한 사전적 치환만으론 메워지지 않는 감정의 골이 있다. 한강의 소설들은 특히 그 틈 사이, 말과 말 사이의 허공을 긴장감으로 가득 채운다. 그 생의 무늬를 조용히 풀어내는 번역가의 손길. 이 손길이 오늘 한불문화상을 통해 조명받았다는 사실은, 언뜻 한겨울 북풍 같은 시대에 따스한 불빛처럼 와닿는다. 시대와 사회, 정계와 문화계를 오가며 교류의 바탕을 닦아온 불한·한불 문화교류협회가 고르고 고른 ‘번역가’라는 수상자의 의미는 무엇일까. 단순히 책을 넘기는 자가 아닌, 언어와 역사, 경계를 오가는 ‘배달자’의 얼굴이다.
번역의 세계는 때론 그림자를 짊어진다. 원작의 빛이 사라지지 않도록, 혹은 새로운 그림자가 덧입혀지지 않도록 숨을 고르고, 골몰하며, 허공과 종잇장 사이를 쉼 없이 오간다. 한강 소설이 프랑스 문학의 언저리에 깃든다는 사실은 한국어의 감정선, 상실의 서정, 모국의 무늬가 먼 곳에서조차 읽히고 이해된다는 희망을 던진다. 문화는 때로 정치보다, 혹은 경제보다 조용히 그러나 가장 깊이 연결한다는 명제가 새롭게 증명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번 시상은 이전 한불문화상 수상자들의 계보 위에 새겨진 또 한 줄의 ‘언어적 다리’ 그리고 ‘감정의 문’이다. 2006년 한불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시작된 이 상은, 시보다 가깝고 노래보다 진한 소설의 숨결이 어떻게 두 나라를 연결하고 있는지 다시 확인시켜준다. 불한·한불 문화교류협회는 매년 ‘누가 이 문을 열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웃의 문화적 보석을 발견해왔다. 번역가는 보이지 않는 데서 그 문을 두드리던 이들이었다.
한강의 소설을 번역하여 수상에 오른 이들의 행보에, ‘한글’과 ‘프랑스어’라는 낯선 이음새의 균열들이 떠오른다. 시멘트와 돌자갈 사이 미세한 뿌리를 내린 이끼처럼, 언어는 비로소 새로운 토양에서 싹을 틔운다. ‘채식주의자’에서 시작해 ‘흰’, ‘소년이 온다’까지 이어진 한강의 문장들이 다국적 서가를 투명하게 비춰내는 작디작은 창문이 된다. 시상 소식 이후, 프랑스의 문화예술계에서도 한국 현대문학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불타오르는 흐름이 예견된다. 프랑스 국제문학 페스티벌, 파리 시립 도서관 북토크 등에서도 한강과 동시대 한국문학 번역가들의 역할에 대한 조명이 더욱 두드러질 듯하다.
번역은 ‘교차로의 고요함’처럼 흐른다. 흑백의 활자에는 보이지 않는 감정의 물결이 숨는다. 한강을 번역한 이는 단지 문장을 연결한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한국인의 상실감, 예민한 감각, 사랑과 죽음 앞의 침묵을, 또 꿈결같은 장면의 뉘앙스를 프랑스 독자에게 조심스럽게 내민다. 이들의 노고는 때때로 무대 뒤의 암전처럼 놓여 있었지만, 오늘 ‘한불문화상’이 반짝이는 조명 아래 그 이름을 비춘다. 사소한 해외 번역상이라 치부하기엔, 이 교류의 파장은 문화산업의 지도를 바꾼다.
유럽 문학 시장 속에서 동아시아 작가 번역가들이 받는 상징적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단편적 베스트셀러, 드라마·음악을 넘어 이제는 활자의 깊은 강을 건너는 흐름까지 다채로워지고 있다. 현지 출판사들의 신간 계약이 잇따르고, 글로벌 문학상 후보에도 한국문학 번역본이 오르내린다. 그런 움직임 자체가 ‘한류’라는 흐름에 맞선, 문학 고유의 고요한 반격이다.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것”을 사고(思考)하는 시대, 한강 소설과 번역가의 동반 수상은 장르와 담론, 국경을 초월한 ‘무늬 너머의 공감’을 상기시킨다.
이 소식은 단순한 번역권 뉴스가 아니다. 한불문화상이 문학에 부여하는 무게, 그 존재론적 아름다움은 스포트라이트와 별개로 우리의 삶을 곱씹게 한다. 아마 오늘 프랑스의 어느 서점에선, 새로운 한글 책이 은은한 향기로 진열되고, 한 멋스러운 독자가 그 책장을 넘기며 낯선 감정에 숨 한 번 고를 것이다. 세상의 거리, 이질감, 어쩌면 잠시 잠드는 겨울밤의 기억마저 문학의 또 다른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번역의 손길처럼, 한불문화상 역시 더 깊은 문화적 대화의 시작을 알린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와 이런 뉴스에 내가 왜 좀 울컥하냐🤔 한강 작가 멋지네 번역가들 대단 이거지👍 세계로 쭉쭉 나가라🤔
또 한 번 한국 문화의 자존심 지켰네😊 불꽃처럼 세계 무대에서 활짝 빛나길. 번역가 수상은 사실 잘 안 알려지는데, 이런 시상 많이 해야 맞지. 응원함.
한국문학이 해외에서 정당하게 높이 평가받는다는 소식은 문화계에 기분 좋은 파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번역가분들께 진심으로 박수 보내요. 늘 뒷모습이었지만, 앞으로는 이런 자리가 많아져서 이름 석자가 더 널리 빛나길 희망해요🤔 오늘같은 날 보고 나니 내 서재도 새롭게 정리하고 싶어집니다. 한강 작가님, 번역가님 모두 축하드려요.
번역이라는 건 과학에서도 그렇고, 문학에서도 그저 옮긴다는 의미를 훨씬 넘죠!! 언어 구조, 정서 맥락, 문화적 의미와 분위기까지 제대로 살리려면 실제로 2개국어 이상의 감성과 사고를 체화해야 하거든요. 한강 소설을 프랑스어로 옮긴 이 공로, 단순 ‘수상’이 아니라 하나의 재창조라고 생각합니다. 👏👏 다음 프랑스 독립서점에서 한국문학 열풍 인터뷰가 나올 날 기다림!!
아니 이쯤에서 한불문화상 번역가님들 회식 한 번 가시죠 ㅋㅋㅋ 프랑스어로 건배사 좀 알려줘야하는 거 아님?
책 한 권이 나라 사이 문을 이렇게 열다니!!👍 번역가의 숨은 노력이 더 많아졌음 좋겠다. 늘상 무대 뒤에 가려진 이름, 오늘로 많이 빛났길 바랍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소설이 세계 무대에서 빛을 봤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