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속 자카르타, ‘호흡기 비상’ 일상과 정치의 교차점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가 최근 심각한 대기오염과 호흡기 질환 확산 문제로 긴급 경보 체제에 돌입했다. 연일 계속되는 열대 무더위, 그리고 산업화와 교통량 증가가 맞물리며 미세먼지와 유해물질 농도가 급격히 치솟았다. 자카르타 시내 입원환자 중 상당수가 천식, 폐렴, 알레르기성 기관지염 등 직접적인 호흡기 질환 진단을 받고 있다는 점은 기후위기가 우리 일상, 특히 도시 취약계층의 건강권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보여준다. 거주민은 물론 현지 체류 또는 방문 외국인들까지 건강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자카르타시 당국은 노약자, 어린이들에게 외출 자제령과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하고 있으나, 열악한 주거환경과 공공의료 인프라 미비는 현장 대응에 한계를 드러낸다.
문제의 근간은 단순한 ‘외부 환경 악화’에 그치지 않는다. 주로 공장 및 자동차 배출가스,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높은 국가 에너지 구조, 노후한 교통시스템과 녹지 공간 부족 등이 만성적으로 누적된 결과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탈탄소 대전환과 혁신적인 대중교통 확충을 약속했으나, 실제 정책이 효과적으로 현장에 뿌리내렸다는 평가를 찾긴 어렵다. 또한 자카르타는 행정수도이전 등 중장기 대책을 밝히며 단일 해법이 아닌 종합적 리질리언스 전략을 강조하고 있지만, 골목사회와 비공식 거주지 등 빈민층의 실질적 삶의 질 개선까지 접근하기엔 여전히 제도적 사각지대가 분명히 존재한다.
해당 사안은 단순한 동남아시아 지역 이슈 그 이상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미세먼지 저감, 공론화 노력이 반복되어 온 만큼, 해외 주요도시의 도시 대기질 악화 및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은 곧 우리 사회 정책 논쟁과도 맞닿아 있다. 각국 정부는 국제기구와 협력해 지구적 차원의 탄소 감축 목표, 환경규제 강화, 대중교통 및 그린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약속한다. 하지만 실상은 국가별 정치지형, 이해관계 혼재로 정책 수립이 조정되고 후퇴하는 일이 잦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논의된 COP 회의 결과 역시 각국의 정치적 셈법 여부, 완화된 합의문 문구 등을 둘러싸고 상당한 논쟁이 있었다.
자카르타의 사례는 ‘환경위기’와 ‘정치’가 어떻게 복합적으로 작동하는지 시사한다. 인도네시아 내에서는 대기오염과 관련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도시거주민과 산업계, 그리고 현지인과 외국인 커뮤니티 간 이해충돌이 노골화되고 있다. 정부 유관기관은 유해물질 배출 규제 강화와 친환경 투자 촉진을 내걸지만, 산업계는 ‘성장’ 논리와 비용 증가 부담을 내세워 정책 저항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교통망 현대화 및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방안에도 예산 타당성 및 집행 속도를 두고 정치권 내 대립이 팽팽하게 이어진다.
실제 여야의 대응 태도 역시 선명하게 엇갈린다. 집권여당은 ‘국가성장과 환경보호의 균형’을 표방하며 다소 점진적인 감축안을 추진하고, 야권은 강력한 규제와 사회적 안전망 확충을 요구한다. 특히 자카르타를 비롯한 대도시가 정치적 상징성과 표심이 집결되는 무대인 만큼, 정부 정책의 방향이 단순한 기술·환경 논의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적 타협과 이해득실을 중심으로 좌우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시민사회는 국제기구 및 현지 언론, 외신의 집중 조명과 함께 정부 의사결정의 투명성 및 참여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를 키우고 있다.
자카르타에서 두드러진 외국인 커뮤니티 건강위험 이슈도 예외는 아니다. 현지정부의 방역 및 위기관리 체계가 내·외국인 모두에 포괄적이지 못하다는 점, 실질 대응 수준의 차이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유의미한 외국인유입 도시의 경우 건강관리 지침, 실시간 표준경보 시스템 등 변화하는 위험에 대한 ‘낯섦’과 정보격차로 인한 추가적인 리스크가 불가피해진다. 한국인은 물론, 아세안과 오세아니아 등 최근 인도네시아로 진출한 글로벌 기업 인력들도 우려를 표하면서, 외교적·영사적 안전 조치 요구가 커지고 있다. 대사관 등 유관 기관은 현지 체류자 대상 안전공지 강화, 의료지원 체계 마련 등 긴급대응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일시적 경보 발령이나 단편적 조치만으로는 기후위기와 도시 환경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다.
국내 입장에서도 이제 ‘기후위기’는 국경을 넘는 리스크로 자리잡았다. 국내외 여행, 산업진출, 글로벌 공급망 등에서 상대국의 환경 리질리언스, 정책 신뢰도는 직접적인 위험요인이 된다. 따라서 우리 사회 역시 단기 미세먼지 대책에 그치지 않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실질적 로드맵과 해외 유사사례 연구, 국제협력 강화 등 종합 정책 전략을 전면적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자카르타발 ‘호흡기 비상 사태’는 그 자체로 비극적 조건이 아니라, 각국 정치의 셈법과 사회적 연대의 수준, 그리고 정책 실효성을 반추하는 거울이다. 이제 정치권은 ‘미래세대와 단기이익’ 중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인가를 솔직하게 논의해야 한다. 시민사회 역시 환경위기 시대에 안전한 도시, 투명한 거버넌스를 위한 감시와 실질 참여를 멈추지 않아야 할 것이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대책은 늘 나오는데 제대로 시행되는 게 없는 게 현실이네요. 경제논리 핑계 그만 좀 합시다.
외국인이든 현지인이든 다 똑같이 위험하네🤔 뭐가 달라? 대책 좀…
호흡기 질환 급증이면 진짜 국가 재난 아닌가요? 자카르타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이런 사태 미리 대비해야 하는데… 정치 싸움만 반복할 시간 없습니다. 대기오염 대책 실질적으로 집행되지 않으면 결국 다같이 피해 보는 겁니다.
맘 놓고 살 수 있는 도시가 점점 줄어드네. 어디가나 공기 지옥. 빠른 대책 나올 일 없겠지.
헉… 마스크 필수네ㅠ 모두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