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부모가 뽑은 아이의 1순위 인간상
대한민국에서 부모의 마음은 여느 때보다 복잡해졌다. 변화하는 사회구조와 치열해진 교육·입시환경, 끝없는 경쟁이라는 배경 속에서 아이들에게 바라는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 최근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 부모들은 ‘성공’이나 ‘명문대 진학’, 또는 ‘사회적으로 화려한 인생’보다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는 소박한 바람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실제로 취재 현장에서 만난 양미선 씨(37, 직장인)는 “아들이 재능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요즘은 그냥 아프지 않고 밝게 지내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힘들어도 엄마가 안아줄 테니 건강했으면 해요”라고 웃었다. 이처럼 부모가 체감하는 현실과 이상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바람의 이면에는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코로나19로 대변되는 긴 불안의 시대가 있다. 아이가 웃으며 집으로 들어오고, 번쩍이는 성적표 대신 마음 건강을 지닌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는 간절함이 깔려 있다. 부모 김영호(42) 씨는 “예전엔 공부나 출세 많이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아이가 코로나 시기 겪으며 마음이 약해진 걸 봤거든요. 그 후로는 학원보다 산책, 대화가 더 많아졌어요”라고 했다. ‘성장’과 ‘경쟁’이라는 가치에서 ‘안정’과 ‘정서’라는 키워드로 방향을 튼 것이다.
다른 부모들의 이야기도 비슷하다. 맞벌이 엄마 신지윤 씨(36)는 퇴근 후 잠든 아이를 보며 ‘오늘 다치지 않고 무사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한다고 한다. 건강에 대한 바람에는 단순히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관계 속 안정감, 행복, 스트레스에서의 자유로움이 모두 포함된다. ‘건강’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5년 발표한 ‘미래 가정의 자녀관’ 보고서에 따르면, ‘심리적 안정’ ‘정서적 건강’ ‘사회적 유연성’을 덕목으로 두는 응답이 급격히 늘었다. 한 부모는 “때로는 수험, 대입, 입사라며 힘들게 뛰게 만들다가 어느 순간엔 그냥 아프지만 말자고 기도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최근 10년간 육아·교육 환경은 디지털 미디어의 확산, 맞벌이 증가, 공교육 신뢰 저하 등 구조적으로 크게 흔들렸다. 부모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지켜주고 싶지만 불안한 마음’, 그리고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의 무력감’이다. 일터에서 뒷걸음질치는 엄마, 가끔 아이와 마주 앉을 힘도 잃는 아빠, 피곤한 하루 끝에 “밥은 먹었니” 한마디가 전부인 저녁이 있다. 이들 부모는 이제 아이에게 유일하게 바라는 것은 기적 같은 ‘무탈함’이다. 전문가는 “과거엔 성공, 요즘은 안녕에 방점이 찍힌다. 사회 구조가 놓치는 돌봄의 공백을 부모들이 몸으로 채우며 건강을 우선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건강히 자라길 바라는 밀레니얼·Z세대 부모들의 마음에도 변화가 크다. 한 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움보다 매일 웃는 순간이 더 소중하다”는 댓글들이 줄을 잇는다. 예전보다 양육의 형식이 다양해졌다는 점은 아이들을 평가하는 기준에도 영향을 미쳤다. 출신학교나 테스트 점수가 아니라 마음의 온도, 관계 속 배려, 나다운 삶이 크게 부각된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전은지 씨는 “최근 상담 오는 부모님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변화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무탈함과 건강은 이제 부모 세대 모두의 가장 큰 소망”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회 각 계층,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어떨까.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이진희 교수는 “사회가 불안할수록 부모는 무의식적으로 생존·안정가치에 더 민감해진다”며 “정신적 건강과 신체적 건강은 동전 양면이므로, 아동복지정책 역시 더 넓어진 건강의 정의를 담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너무 느슨하게만 해도 문제’라며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경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과한 방임이나 모든 것에 관대하기만 한 태도는 오히려 성장의 장애가 될 수 있다”며 ‘적당한 긴장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모의 소망은 사회적 흐름에 놀랍도록 민감하다. 최근 WOOP 프로그램(마음 건강 모니터링 프로젝트) 참여 부모를 인터뷰했더니, “아이의 감정신호를 하루에 한 번이라도 체크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 “피곤할 때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게 상처·아픔 유무”라는 답이 흔했다. 일상 곳곳에서 부모들은 아이 손을 잡으며 안부를 궁금해하고, 거듭 부드럽게 등을 두드린다. ‘성공한 인생’이 아닌 ‘무탈한 나날’이 더 준엄한 가치로 자리 잡았다.
얻고자 하는 결론은 분명하다. 부모 세대가 아이에게 소망하는 것은 더는 ‘성공하는 인생’이 아니라 ‘아프지 않고, 마음 건강까지 온전한 삶’이다. 성장과 경쟁, 출세와 입신이 잠시 옆으로 밀린 사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만이 유일한 1순위 인간상으로 떠올랐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아이들의 다양한 성장 과정을 존중하며, 무엇이 진짜 행복이고 건강인지 함께 고민하는 시선이 많아지길 바란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진짜…!!마음 건강 챙기는 게 제일 중요한 듯!! 부모님들도 힘냅시다~~
와 진짜 요즘 애들한테 제일 필요한 거는 경쟁이 아니라 정서적 건강인 듯ㅋㅋ 모두 힘내요!! 건강하게만 자라라… 이 말이 진짜 와닿음💪💪
공감많이됨!! 다들 말은 멋지게 하지… 실상은 또 공부 경쟁하러 보내잖아ㅋㅋ 사회가 바뀌어야 할 듯🙄🙄
다 알면서 애들 또 줄세움ㅋㅋ 건강만 바라면 세상이 변하겠냐😏
불안한 사회에서 부모 마음 이해는 간다. 아이들 건강 바라지만 정작 사교육 줄이는 집 몇이나 될까? 상반된 태도 고쳐야지.
건강하게만 커라 하는 게 제일 어렵지 ㅋㅋ 엄마아빠들도 힘내자❤️ 아이들 웃는 모습 보고싶다!!
말은 쉬워… 아이 키워보면 세상 자체가 건강할 수 없게 만들어놔서 힘듦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