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라는 이름의 불꽃, 신격호샤롯데문학상 2회를 밝히다

화려하게 장식된 겨울밤의 한복판, 올해로 두 번째 맞이하는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롯데장학재단이 일구어낸 이 작은 축제의 자리는 청춘의 파동과 꿈의 진동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아직 한 해의 끝자락을 움켜쥐고 있는 달력 너머,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품은 젊은이들이 빛을 찾아 모였다. 존재의 두려움과 희망, 문장 곳곳에 피어오르는 불안과 사랑이, 한순간 마치 눈 내리는 거리를 비추듯, 은은한 조명 속에서 적막을 깨트렸다. 이 시상식은 단순한 수상 그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재단의 따사로운 손길은 소외된 예술인의 미래를 토닥이고, 스스로 등불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 시인과 소설가 지망생들에게 한 겨울의 양털담요처럼 위로를 건넨다. 문학계 곳곳에서 새로운 이야기는 고요히 꿈틀거리고 있다. 엄혹한 출판시장, 온라인 서점의 차가운 통계, 매섭게 바뀌는 문학 독자의 취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문학은 다시 한 번 사회의 구석구석을 적셔낸다. 신격호샤롯데문학상에 참여한 이들은, 사회가 때때로 애써 외면하고 싶은 모순과 고통, 희미한 희망과 치유에 대한 갈증을, 자기만의 단어로, 소리 없는 외침처럼 써내려간다. 수상작들이 누운 축제의 테이블 위, 청춘의 고백이 잔을 부딪친다. 상금과 지원 따위가 다가 아니다. 누군가의 시선, 한 줄의 응원, 더 깊은 곳에서 오는 손짓, 그리고 약속이다. 문학이라는 교집합 아래 모여든 이방인들은, 각자의 언어로 세상과 대화하는 법을 찾았다.

롯데장학재단의 젊은 후원은 결코 한철 바람과 같지 않았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애틋한 문화적 유산이자, 거대한 그룹의 이름 뒤에 숨어 있던 ‘문학의 기회’가 실체를 얻었다는 점에서 이번 시상식은 의미가 깊다. 선정 과정 역시 단순한 경합이나 경쟁과는 거리를 두었다. 미래의 작가를 발굴하는 따사로움, 인공지능에 밀려 가늘어지는 작가들의 필법, 그 사이에 놓인 꿈과 현실의 모순. 심사위원단 역시 자본과 명망의 그늘에서 벗어나, 진심을 담았다. 수상자들이 밝혀낸 목소리엔 누군가의 숲, 또 다른 누군가의 바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그림자가 엷게 스며드는 듯했다. 거대한 자본의 세계와 예술의 영혼이 부딪히는 어귀, 롯데의 이름이 한 청년 문인의 성장기, 혹은 한 사회적 메시지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다시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는 묻는다. 상금 몇 푼이, 계절마다 쏟아지는 문학상의 홍수 속에서 무슨 의미가 남을까? 자본의 향취 뒤에 감추어진 진심, 혹은 기업 이미지 포장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밤, 전시장에서는 누군가의 첫 문장이 조용히 세상 밖으로 걸어 나간다. 문장이 세상을 바꿀 수 없어도, 한 사람을 바꿀 수는 있다는 진실. 성장의 아픔을 직면한 젊은 작가들에게, 문학상이란 겨울 언덕에서 지핀 조그마한 모닥불에 가깝다. 수상자들 각각이 품은 삶의 곡선은 제각각이지만, 이 밤의 기억은 오래도록 그들을 지탱할 것이다. 말은 꿈을 품고, 꿈은 또 다른 현실이 되어, 다시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으로 스며든다. 언젠가 이 시상식이 오늘을 넘어, 미래의 거대한 시인이 처음 비상하던 순간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문학이 펼치는 새로운 지평, 상처 받은 이들이 말하길 멈추지 않는 한, 이런 축제는 계속되어야만 한다.

출판 시장이 어렵다, 젊은 독자가 없다, 다들 이야기한다. 쇠락해 가는 것 같아도, 오늘 이 자리에서만큼은 문학의 온기가 살짝 더 가까워졌다. 각박한 세상에 주는 따뜻한 인사, 신격호샤롯데문학상의 작은 촉촉함이 오래도록 번지길 바란다. 그리고 이 눈 내리는 겨울밤처럼, 우리 모두의 마음에 문학이라는 불씨가 은근히 남았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는 한 장의 빈 페이지를 앞에 두고 있다. 문장이라는 또 하나의 삶, 그 가능성에 지지와 용기를 보내는 것. 어둠 뒤에 오는 새벽의 푸르름처럼, 오늘 새겨진 작가들의 이야기가 세상 구석구석을 밝히고 스며들길 기원한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문학이라는 이름의 불꽃, 신격호샤롯데문학상 2회를 밝히다”에 대한 7개의 생각

  • ㅋㅋ문학상도 기업이 열면 이렇게 트렌디(?)하게 되는군요😂 지원금이 작가들한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궁금하네요.암튼 좋은 시도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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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lf_molestias

    재단행사 지겹지 않냐…문학상도 결국 그룹이미지 만들기란 거 모르나…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응원해야 하는 현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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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lf_voluptatem

    …문학의 순수성이 자본에 잠식당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지원이 없으면 젊은 작가들이 살아갈 수 없는 구조겠죠.…현대문학이 생존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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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계가 침체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상이 젊은 작가들에게 실질적인 동기부여가 되길 바랍니다. 대기업의 지원이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꾸준한 문화 기반 확립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문학상 자체의 공정성 논란도 앞으로는 더 세심하게 다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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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인들 모두 힘내세요! 이런 상이 더 많이 생기길 기대해봅니다ㅎㅎ 롯데장학재단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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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al_corrupti

    축하합니다!! 앞으로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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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계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치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원과 신진문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문화예술의 가치가 더 조명받았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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