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일 작가, ‘행복한 고독사’로 외로움 너머를 그리다
한 아득한 저녁, 창 밖에 켜진 불빛 아래 홀로 앉아 있는 시간. 고요한 적막을 가로지르는 그 외로운 찰나가, 누군가에게는 고통이지만, 윤희일 작가의 신작 소설 ‘행복한 고독사’에서는 다른 의미로 다시 태어난다. 2026년 5월, 출간 소식과 동시에 적지 않은 화제를 일으킨 이 작품은,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고독 자체가 선사하는 기묘한 평온함과 성찰의 시간을 서정적으로 포착한다. 홀로 남겨짐, 그 단어가 주는 쓸쓸함은 윤 작가의 시선에서는 어쩌면 한편의 고요한 서사로 바뀐다.
‘외로움’을 논하는 책은 많았다. 하지만 ‘고독’이란 낱말이 줄 수 있는 다정함을 이렇게까지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은 손꼽는다. 윤희일은 도시와 인간관계의 허망함과 겹치는 일상에서, 홀로 있음이란 결국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임을 이야기한다. 주인공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소외되고 버려진 듯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별은 미완의 상처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형식으로 굳어진다.
고독사는 단절된 사회의 대표적 키워드였다. 특히 2020년대 중후반,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매년 화제가 된 사회문제 중 하나였다. 차가운 기사 제목 뒤엔 늘 세상의 무관심과 두려움이 자리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고독사’라는 단어 앞에 ‘행복한’을 과감히 붙인다. 윤희일의 필치는 고립과 고통이 아니라, 탁 트인 텅 빈 방을 “자신이 배를 띄우는 작은 호수”로 은유한다. 각자만의 고요한 바다 위, 오롯이 선 인물들에게 독자들은 스스로를 투영한다.
작품의 구석구석엔 익숙한 것의 낯섦이 자리한다. 쓸쓸함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기쁨, 카페 구석자리에서 홀로 마시는 커피, 길 잃은 노인의 느린 걸음, 핸드폰 알람 대신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 그런 일상의 자투리가 작가의 감각을 통해 ‘행복한 고독’의 풍경으로 빚어진다.
윤희일은 결코 감정을 단순히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독에는 아릿한 뒷맛이 따라붙는다는 사실을 집요하게 포착한다. 책 속 짧은 문장들마다 낮게 울리는 허무함, 사람과 사람을 잇는 미세한 선들이 마치 팽팽한 기타줄처럼 흔들린다. 그런 긴장감 속에서도, 작가는 고독을 깊이 들여다볼 용기를 말한다. 이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무라카미 하루키, 아니 에르노 등 세계적 작가들이 던지는 고독론과 왠지 닮아있으나, 윤희일 특유의 한국적 정서—즉, 한(恨)과 정(情)이 배어있는 미묘한 감정선—으로 더욱 절묘하게 승화된다.
동시대의 문화 트렌드는 외로움 극복을 위한 ‘관계 맺기’에 방점을 두고 있다. SNS 팔로워, 온라인 커뮤니티, 인생 1회차 모임—덕분에 우리는 외로움을 지우려 애쓴다. 그러나 ‘행복한 고독사’는 역설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의 의미를 묻고, 그 고요함에서 스스로를 새로이 짓는 과정을 아름답게 조명한다. 홀로라는 상태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오히려 그 안에서 성장하거나 위안을 찾는 사람들을 그린다.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우리는 결국 혼자일 수밖에 없지만, 그 사실이 반드시 아픔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독자들은 이 소설에서, 따뜻하고 색다른 ‘고독’의 안내자를 만난다. 작가의 서정적 자장 속에서, 고독의 순도와 감정의 파도가 섬세하게 펼쳐진다.
최근 여러 문학 평론에서도 이 작품은 “외적 세계와 거리감 둔 채 내적 세계로 잠수하는 내현(內現)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피상적 관계가 아닌, 내밀한 ‘나’라는 존재에 집중하라는 시대적 주문처럼 다가온다. 실존의 끝, 다소 차가운 문턱에서 내면의 떨림을 마주하게 하는 이 작품은 ‘회피’가 아니라 ‘수용’의 담론을 제시한다.
‘행복한 고독사’의 인물들은 어쩌면 우리의 미래인지도 모른다. 세상과의 연결이 끊기는 순간, 혼자 남게 된다 해도 모퉁이엔 또 다른 시작이 있을지도. 작가는 외로움의 끝에서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을 포근히 끌어안은 이들의 작은 용기—그 보기 드문 아름다움을 포착한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다시 생각한다. ‘행복한 고독’이란, 고립이 아니라 스스로와의 화해라는 사실을.
꽤 오랜만에, 문학이 우리 마음 구석의 낡은 등이 되어주는 밤이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고독의 미학이라… 대체로 슬프다구요🤔
고독이 행복이라고요?!?! 충격적임!!
와…이거 현대 사회에 솔직히 던지는 돌직구 아님??🤔 쓰면서도 뜨끔했을듯. 가끔 이런 거 읽어줘야 정신 차릴 듯👐
이 책을 읽으며 많은 분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외로움, 고독, 그리고 자기화해라는 메시지가 정말 필요했던 시점이네요.
책 내용이 궁금해서 바로 예스24에서 검색해봄. 뭐랄까… 겁나 현실적이라 더 땡기긴 함. 근데 진짜 나도 언젠가 이렇게 혼자 남을까 생각하니 좀 무섭기도 하네. 아무튼 책 추천ㅇ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