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팀’ KCC, 통산 7번째 챔피언전 우승 – ‘정규 6위의 기적’, 경기 흐름이 만든 이변
KCC가 KBL 챔피언의 왕좌에 다시 올랐다. 2025-2026 시즌 정규리그 6위였던 KCC는 창단 7번째 챔피언전 우승이라는 대역사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KBL에서 정규리그 6위 팀이 파이널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사례는 없었다. 이번 KCC의 질주는 단순히 스타 플레이어 개개인의 역량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장점이 뚜렷한 선수단 구성, 주요 경기에서 터진 집중력, 결정적 순간 빠르게 바꾼 전술 변화가 이번 시즌 KCC의 도전 과정을 관통한다.
결승 시리즈 내내 KCC는 다양한 라인업을 가동했다. 무엇보다 에이스 이정현의 공수 밸런스, 라건아의 페인트존 장악, 전창진 감독의 유연한 용병술이 빛났다. 특히 3쿼터 중반 이후 KCC 특유의 트랜지션 오펜스가 돋보인 장면들이 많았다. 상대의 강력한 수비를 역이용, 초반 리듬보다 속도를 올리며 수비를 분산시킨 점이 중요한 흐름을 만들었다. 세트 오펜스에서는 박경상의 외곽, 라건아의 포스트업, 그리고 이정현의 2:2 게임이 자연스럽게 섞였다. 이로써 KCC는 상대 수비 집중력이 한쪽에 쏠릴 때마다 다른 옵션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수비 전개 역시 올해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KCC는 결정적 승부처마다 매치업 존 디펜스를 효과적으로 썼다. 상대의 볼 흐름을 의도적으로 중앙에 모은 후 더블팀을 던지는 등, 순간 집중도를 극대화했다. 베테랑 가드 김지완은 압박 수비와 빠른 리턴 패스로 템포 조절을 담당했다. 수비 리바운드에서는 라건아·정희재의 적극적 박스아웃, 그리고 김상규의 도움수비가 잇따랐다. 공격 리바운드를 향한 적극적인 집념도 간과할 수 없는 변수였다.
KCC의 이번 우승은 ‘수퍼팀’ 이라는 별칭답게 화려한 개인기가 아닌, 하나로 움직이는 조직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시즌 중반만 해도 하위권에 그쳤던 팀이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빠르게 완성도를 높였다. 8강, 4강, 그리고 결승 모든 라운드에서 KCC는 위기 때마다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상대가 강하게 앞선에서 압박하면, 오히려 노련하게 패스워크로 빠져나가며 한 번에 찬스를 잡았다. 결정적 장면에서는 3점 슛과 속공, 그리고 라건아의 1:1 파워게임이 날카롭게 연출됐다. 벤치 멤버인 송교창, 김우람도 교체 투입 때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리즈 최고의 명장면은 역시 최종 5차전 후반부다. 점수가 팽팽하던 순간, KCC는 세 컨트롤러를 동원한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정현, 김지완, 박경상이 공격리드 역할을 나눠가졌고, 속공 상황에서 라건아가 코트 양쪽을 폭넓게 활용했다. 상대의 체력이 떨어지자 곧바로 압박 디펜스를 강화하여 상대 실수를 유도하고, 턴오버로 연결했다. 세밀한 시간 관리와 심리전까지 포함한 경기 운영이 고스란히 우승의 결정타가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상대팀 감독들조차 KCC의 전술 다변화와 밸런스에 찬사를 보냈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미끄러졌던 팀이 왜 갑자기 플레이오프에서 거침없는 이변을 썼는가에 대한 분석이 이어진다. 시즌 후반 영입된 외국인선수 토마스 브라운의 수비 가담, 그리고 장기부상에서 복귀한 송교창의 에너지, 감독 전창진의 ‘승부욕’ 세 가지가 결정적이었다. 특히 플옵 들어 자기 역할에 집중한 선수단이 스스로 팀 플레이에 몰입했다는 점, 매 게임 전술 설정이 상대팀 수비에 맞춰 미세 조정된 것이 성공 비결로 작용했다.
또 하나, 우승 과정에서 KCC 팬들의 응원 열기도 경기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원정 경기에서도 알 수 있는 과감한 응원과 플래카드, 홈에서는 경기장에 진동하는 함성이 선수단에 큰 힘이 됐다. 팬과 팀, 그리고 클럽 프런트까지 삼위일체, 스포츠 조직의 진정한 시너지 효과가 명확하게 드러난 시즌이었다.
치열했던 2025-2026 KBL 플레이오프 우승, 그리고 역사상 첫 6위 챔피언은 이변이 아니라 농구 본질, 즉 상황 적응력·전술 변주·조직 집중도가 만든 결과였다. KCC의 ‘수퍼팀’ 프로젝트는 잠시 멈추지 않는다. 이들의 팀워크, 전술 화력, 그리고 위기에서 멈추지 않는 집중력이 KBL 전반에 또 다른 자극이 될 가능성이 크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