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1500만 시대, 동물도 가족입니다 – 전북이 여는 헬스케어 내일
짧게는 3년, 길게는 10여 년 전만 해도 길거리 동물병원은 몇 군데 보이지 않았다.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 명을 넘긴 지난 몇 년, 그 풍경이 달라졌다. 전북 완주군에 사는 이가희 씨(39)는 올해 초 반려견 ‘해피’가 아침부터 밥을 먹지 않아 애간장을 태웠다. 동네 수의사를 찾은 그는 치료와 함께 영양, 일상 관리 상담까지 받아 “온 가족 건강을 챙기듯”한 경험을 했다. 단순한 진료, 치료가 아니라, 예방·정서·통합 건강관리로 반려동물 헬스케어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전라북도가 공공과 민간, 학계와 함께 거점 클러스터를 구축해 동물헬스케어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고 발표한 것은 이런 시대적 변화를 대변한다.
2026년 기준 통계청 자료로도 전국 1,500만 명에 육박하는 이들이 반려동물과 일상을 공유한다. 1인 가구, 고령화 사회, 바쁜 도시인의 외로움까지 겹치며 ‘동물이 곧 가족’이라는 인식이 일반화됐다. 단순한 애완동물의 틀을 넘어 건강·행복·심리적 안정을 주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이런 흐름 속에 전북 지역은 전국 첫 동물헬스케어 허브 조성을 목표로 동물병원, 바이오·제약, 실증연구, ICT 기반 건강관리, 동물복지 등 다층적 산업생태계를 그리기 시작했다. 전라북도청 동물보건팀 이영찬 팀장은 “이젠 동물도 정책·과학의 주체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물헬스케어란, 급박한 치료만 하는 시대를 넘어 예방·상담·경험개선·고령동물 질환까지 다루는 서비스 산업을 뜻한다. 의료·AI·플랫폼 기반 진단서비스뿐 아니라 행동 코칭, 질병 예방, 영양 관리, 반려동물 노화 대응 등 가족 케어와 매우 유사하다. 실제 완주군 R&D센터 한 켠에선 ‘동물 스트레스 측정’, ‘AI기반 행동분석’, ‘반려동물 맞춤형 건강 플랜’ 실증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도민 김성렬 씨(53)는 6년째 반려묘와 함께 살며 “단순히 밥 주고 병원 데려가는 게 더이상 전부가 아니다”고 했다. “사람과 대화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처럼, 요즘은 반려동물 마음 건강도 챙겨줘야 한다”는 현실. 최근엔 인지장애, 당뇨, 만성관절염, 초고령동물(14~18살) 질환 등 인간과 닮은 질병도 함께 연구한다. 동물복지 강화와 전문 인력 육성의 필요성도 부각된다. 전북은 수의대와 헬스케어기업, 지역 센터, 스타트업이 삼각 협력체제를 구성, 2027년까지 3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60개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눈에 띄는 흐름은 의료기기·디지털헬스 융합이다. 동물용 진단장비, 스마트워치, 건강 모니터링 앱들이 확장된다. 해외진출을 염두에 둔 수출전략도 마련 중이다. 의료기기 중소기업 홍진기 대표(전주)는 “사람용 기기 매출이 주춤하는 와중에도, 반려동물 분야가 새로운 성장동력”임을 실감한다고 했다. 세계 동물헬스케어 시장은 이미 60조 원(2025년 기준)에 육박한다는 조사(글로벌리서치2025)도 있다.
성과와 과제는 함께 온다. 사회 복지와 기술, 산업의 혁신 구상이 실제 현장에서 모두 체감되기 위해선 기초의료 인프라 확충 외에도 소외계층·노인·저소득층이 반려동물의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방안,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 센터, 사회적 돌봄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동물병원 진료비 부담 완화”와 “유기동물 예방”도 빼놓을 수 없는 숙제라며, 동물복지가 곧 사회복지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 중심의 정책에서 사람과 동물을 묶는 복합 복지로 확장되는 전북의 실험이 진정성 있게 뿌리내리려면 모두가 가족같이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이 단순히 ‘키우는’ 존재를 넘어, 아픈 마음과 시간을 가만히 품어주는 진짜 가족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우리가 동물에게 내미는 손이 결국 더 큰 사회의 울타리를 키우는 시작임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 곁에서 생명을 나누는 존재, 반려동물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사회야말로 결국 사람이 더 행복해지는 길이라는 사실을 묻는다. 전북 의 동물헬스케어 산업의 성장과 제도가 진짜 가족의 품처럼 튼튼하게 지켜내길 바란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정책 잘만드네…실행은 모르겠지만ㅋ 결국 지역불균형 또 나올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