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월드컵 A조, ‘프리미어리거’ 부재의 이면…한국 축구 전략에 드리운 그림자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 축구 대표팀이 A조에 편성됐다. A조는 한국을 비롯해 대회 개최국 멕시코, 남미의 베네수엘라, 그리고 북중미의 복병 아이티와 우즈베키스탄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돋보이는 점은, 이 조에서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현역 선수가 단 한 명이라는 사실이다. 더 놀라운 건 그 EPL 선수가 아이티 소속 라작 이사크(크리스털 팰리스)라는 점이며, 한국 대표팀에는 프리미어리그 현역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월드컵 조별 라인업이 발표된 직후 취재진이 각국 대표 명단을 싹 훑어본 결과, 한때 유러피언 빅리거 중심의 선수 풀로 주목받았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EPL 현역 출전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는 손흥민(토트넘)의 부상 회복 지연과 나이, 황희찬(울버햄튼)의 2026 대표팀 명단 제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리그 변경 등 여러 사정이 겹쳐 나타난 현상이다. 대조적으로 경쟁국 아이티는 역사상 가장 많은 유럽파(무려 10명) 중 EPL 선수 1명을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 전통적으로 EPL 선수가 대표팀에 포함됐느냐는 각국의 선수층 파워, 리그 네트워크 확대의 상징이었다. 이번 A조만 보면 EPL이라는 세계 최강 리그의 대표적인 스타 선수들이 국대에 없다는 점에서 각 팀 전력의 현실, 그리고 전술적 선택의 변화를 가늠케 한다.

A조 전체를 놓고 보면, 각국 선수단의 유럽파 비중 자체는 이전 대회 대비 줄어든 편이다. 멕시코 역시 유럽파 선수 비율이 과거보다 낮아졌고, 베네수엘라는 에이스 보닐라(스페인 라리가 CD 레가네스 소속) 등 몇몇이 눈에 띌 뿐, 대다수는 남미와 북중미에서 활약한다. 우즈베키스탄이 선보이는 유럽파 역시 러시아 리그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분포도를 보인다. A조 5개국에서 EPL로 등록된 선수가 오직 1명 뿐이라는 것은 이 월드컵이 유럽파 흔적이 강했던 과거와는 흐름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신호탄이다. 축구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각국 리그 안에서 ‘현지파’의 성장, 주요 에이스 해외 진출 실패, 선호 리그의 지형 변화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한국의 경우 대표팀 내 자체 K리거 비중이 60%를 넘어섰고, J리거 및 중동파가 퍼즐을 맞추는 식이다. 대표팀 내부에서도 “이제는 유럽파로만 무장하는 시대가 아니다. 전 포지션에서 경기 체력, 압박전술, 복합적 빌드업 패턴이 필수”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최근 치러진 A매치 세 경기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유럽파의 공백을 뚜렷이 실감했다. 빌드업 시 안정감보다 플레이 완성도의 기복이 심하고, 전방 압박에서 변화 없는 패턴이 반복됐다.

특히 EPL 선수의 부재는 경기 흐름을 주도적으로 뒤집거나, 단기 토너먼트에서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개인전 능력에 분명한 제한요소다.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험치, 압도적인 피지컬, 그리고 정교하게 훈련된 공간 활용력은 EPL 소속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늘 기대받던 부분이다. 한국은 2010년대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볼턴)이 EPL 가용자원으로 월드컵에서 각기 역할을 분담했고, 이 영향력은 경기별 승부처에서 수치로 드러났다. 예를 들면, 2014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 전. 손흥민과 기성용이 상대 수비 압박을 빠르게 털고, 결정적 역습을 열어 승부에 있어 결정적이었다. 반면 이번 대표팀은 중원 빌더와 측면 타격수에서 다층적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아직까지 국내리그 기반 선수들의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포지션별 유럽 경험 부족은 분명 전술적 과제로 남는다”면서도 “K리그 발전과 현지 적응형 멀티플레이어 발굴을 통해 틈새를 메운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실전에서 특출난 선수와 세계 최고 무대에서 증명된 경험은 월드컵 무대의 긴장도를 헤쳐나가는 데 있어 결정적인 요소임은 부정할 수 없다. 아이티조차도 EPL 1명의 힘을 잠재적 변수로 보고 있다. 라작 이사크는 크리스털 팰리스에서의 3선 미드필더 역할이 특히 강점. 그의 넓은 커버리지와 한 방은 아이티가 중원에서 의외의 전술 카드를 꺼낼 수 있음을 암시한다. 만약 한국이 조별리그 경기에서 아이티와의 중원 공방전을 제대로 풀지 못한다면 이사크 한 명이 일으키는 롱패스, 전방 오버래핑, 세컨드 볼 압박에서 뜻밖의 변수를 만날 수 있다.

현재 대표팀 내에서는 유럽 주요 리그 경험자를 대체할 만한 K리그 베테랑과 젊은 플레이어들이 리더십 계승을 대신하고 있다. 스트라이커 이재성, 윙어 조영욱, 수비수 김민재(이탈리아 나폴리 소속이지만 EPL 경력은 없음), 골키퍼 송범근 등은 K리그-해외 복합 경험, 혹은 아시아리그에서 적극적으로 단련된 자원으로 분류된다. 이들의 전술적 강점은 빠른 압박 전환, 국내에 최적화된 피지컬 대비, 멀티포지션 소화력에 있다. 하지만 경기 흐름 전복, ‘세계적 클래스’의 해결사 부재는 실제 월드컵 무대에서 숙제로 남을 것이다. 공격 전개에서 한 방이 필요할 때, 수비가 두 라인 붕괴 위기에 처할 때 프리미어리거의 침착한 빌드업, 공간 전환, 그리고 예상치 못한 활로가 여전히 그리운 이유다.

한국 축구가 이 위기 속에서 어떤 해법을 펼칠지는 ‘리그 기반 성장’의 현재와 ‘세계무대 경험치’의 격차를 어떻게 용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감독진은 “조직력 승부, 선수 상호 이해도 극대화로 기존 유럽파 부재를 상쇄한다”는 전략을 내세우지만, 경기장 현장에서는 결국 압도적 재능과 경험을 현장감 있게 증명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월드컵 경기장마다 터져나오는 열기와 긴장, 한순간 흐름이 바뀌는 타이밍에 강한 선수가 누구인지 이제는 현장과 팬 모두 또렷이 인식하고 있다. 현 시점, EPL이 아닌 K리그의 역동성과 조직, 현장 투혼이 한국 대표팀의 운명을 좌우한다. 동시에 ‘다음 손흥민’의 탄생을 향한 냉정한 선수 육성 시스템 안착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숙명으로 다가온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프리미어리거’ 부재의 이면…한국 축구 전략에 드리운 그림자”에 대한 2개의 생각

  • 현실적으로 K리그 주전들이 월드컵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겠나요? 😕 유럽파가 없다는 건 그만큼 선수 시장, 스카우터들의 관심을 못 받는다는 건데 장기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도 응원은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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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어리거 없는 대표팀, 선수 육성시스템 다시 봐야… 유럽파 배출이 적은 건 결국 청소년부터 국제경험, 네트워크 다 약하다는 거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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