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넘어선 새로운 시각, 유니버설 가구 디자인 어디까지 왔나

월드퍼니처와 경남대학교가 협력해 장애인을 포함한 소외계층 모두에게 유용한 ‘유니버설 가구 디자인’ 개발에 나선다.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다양한 이용자들이 기능적 한계를 넘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가구 개발이 산업 전반의 트렌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실질적으로, 국내 가구업계에서 제조-유통 중심의 경직된 관행이 지적받아온 만큼, 이번 산학 협력은 업계와 학계가 공공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실질적 움직임이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경남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와 월드퍼니처는 사용자의 체형, 움직임, 감각 다양성을 반영한 설계를 추진한다. 기존 장애인용 가구가 ‘특수’라는 이유로 선택권이 제한되고 비싼 값을 치르는 현실에서, 일반과 특수의 경계를 해체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바로 그 자리에서 누구나 쓸 수 있는’이라는 유니버설 디자인 철학의 핵심을 적용해, 장애인 밀집 거주단지, 복지시설뿐 아니라 가정, 사무공간, 공공시설 등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수용될 수 있는 제품군을 만들려고 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현행 유니버설 디자인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표준화와 보편성을 추구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장애의 스펙트럼을 세밀하게 반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휠체어 이용자, 지체장애, 시각장애, 인지장애 등 각각의 요구가 섬세하게 분석되어야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로 이어진다. 월드퍼니처·경남대 프로젝트는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실제 장애인 사용자와 복지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는 구조를 표방한다. 이러한 사용자 피드백 기반 설계가 과연 ‘현실’과 얼마나 밀접하게 맞닿을지, 커다란 실험이 될 것이다.

이동 편의성, 손쉬운 조작, 부피와 무게의 감축, 재질의 안전성 등 물리적 접근성만이 전부가 아니다. 최근에는 스마트 기술접목, IoT센서, AI 제어 등 인지적·감성적 접근성까지 범주가 넓어지고 있다. 단순히 접이식 손잡이, 높이 조절받침대가 아니라, 집 안 동선을 스스로 파악하는 테이블이나 음성명령으로 각도 조정이 가능한 침대처럼 기술-디자인 융합제품에 대한 수요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 대목에서 국내 제조사의 디지털 역량과 설계 플랫폼 접근방식의 업그레이드가 요구된다. 실제 시장에서는 저가형 수입 제품과의 가격경쟁, 고부가가치 소비층의 만족도 등 수요 사이의 긴장도 크다. 이 간극을 달래줄 협력 모델로 산업계와 학계의 접점이 확대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해외사례를 보면 유니버설 디자인이 복지정책, 주거정책 등과 맞물려 지원체계가 잘 짜여 있다. 일본과 북유럽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유니버설 디자인 인증이 엄격하게 시행되고, 정부가 다양한 실증사업에 예산을 대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에서야 공공기관 중심으로 유니버설 건축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민간의 자발적 확산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이런 측면에서 월드퍼니처와 경남대의 시도는 산업-복지-교육을 엮는 통합적 사례로 평가된다.

실제 경제적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고령자·장애인 가구 증가, 코로나 이후 비대면·비접촉 환경 확대 등 사회구조적 변화는 ‘누구나 안심하고 쓸 수 있는 가구’라는 수요를 키우고 있다. 장애인용 제품에서 출발해 비장애인, 노인, 어린이 모두를 아우르는 상품군이 꾸준히 팔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장은 사회적 가치와 수익성을 겸비한 블루오션으로 주목된다. 그러나 여전히 표준화, 사후관리, 논란많은 인증절차 등 걸림돌도 적지 않다. 거대한 담론보다 단일 제품, 현장 적합 사례 하나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시급함이 현시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구색 맞추기’식 전시성 사업이 되지 않으려면, 사용자의 작은 불편까지도 첫 단계 설계에 반영하는 수평적 협업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단순히 개발에 그치지 않고 전국 복지기관, 특수학교, 지역사회와의 실질적 네트워킹을 만들어야만 시장이 확산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방대의 인력과 기업의 노하우, 그리고 정부 지원이 촘촘히 연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크다. 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 실증단지 제공, 공공조달 우선순위 등 규제완화는 물론, 소비자-업계-학계가 실질적으로 만나는 플랫폼도 요청된다.

유니버설 디자인을 떠올릴 때마다, ‘장애’라는 단어 자체가 불편한 경계가 되지 않도록, 모든 사람에게 열린 사회라는 가구 한 조각의 힘을 믿어야 한다. 오늘의 이 작은 시도가 훗날 우리 모두의 선택지를 더 넓게 만들어줄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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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넘어선 새로운 시각, 유니버설 가구 디자인 어디까지 왔나”에 대한 2개의 생각

  • 스마트가구 무게는 가볍나? 안부러지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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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미로운 시도임. 장애인뿐 아니라 노약자, 어린이 등 다양한 사용자의 관점에서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이미 변화라고 생각. 이왕이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꾸준한 지원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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