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의 미·남미·독 순방,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는 ‘젠슨 황 효과’의 의미
2026년 7월 24일부터 이대통령이 미국, 남미, 독일을 순차적으로 방문한다. 이번 순방은 공식적으로 동맹 협력 강화, 신산업 경쟁력 제고, 그리고 국제 경제 질서에서의 위상 상향을 목적으로 삼는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을 면담하는 일정이 포함되면서 국내외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대통령의 방미는 한미동맹의 신뢰 재확인과 경제 협력 구체화에 집중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AI·반도체 공급망 논의가 핵심 의제로 부상해온 가운데, 이번 샌프란 방문의 상징적 무게는 엔비디아와 같은 빅테크 리더와의 직접 만남에 있다. 전 세계 AI·초거대 컴퓨팅 생태계를 주도하는 젠슨 황 CEO의 미래 기술 구상을 공식 자리에서 경청하고, 대한민국의 산업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스케줄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와 벤처 생태계는 이번 만남에 즉각적인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향후 구체적 협력 과제 도출이 이뤄질지도 주목한다.
미국 일정 후 이어질 남미 방문은 ‘글로벌 남방정책’의 확장판으로 볼 수 있다. 남미는 그간 주요 외교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으나, 최근 핵심 광물 공급망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경제의 새로운 전략적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리튬·니켈 등 미래산업 자원 확보와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체계 보강에 나서는 배경이다. 한편으로, 남미 각국 정부와의 실질적 경제 협력을 촉진하며 공동 발전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방문지인 독일에서는 탈탄소 에너지, 반도체·배터리 협력, 첨단기술 교류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엄격한 법적·환경적 기준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전략적 우위를 어떻게 확보할지, 독일 정부와의 정책적 연계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다변화, 전략적 자원 확보, 신기술 주도권 추구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이대통령 순방의 전반을 관통한다.
흥미로운 점은 대통령의 이번 출장 동선 전체가 다분히 기술·에너지·자원 중심으로 짜여졌다는 것이다. 이른바 ‘기술 안보’가 외교-경제 영역의 정점에 오르면서, 글로벌 빅테크 거인들과의 협력/견제 관계, 신흥국과 전통국 강대국과의 균형적 파트너십 구축이 한층 긴밀해진 셈이다. 최근 반도체·AI 경쟁, 신재생 에너지 전환, 공급망 지정학 이슈 등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구조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
다만 순방의 성공은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정책 반영, 구체적 사업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엔비디아와의 대화를 통해 AI 반도체·클라우드 산업에서의 한미 협력 모델이 구체화될지, 남미와 독일과의 물리적 공급망 연결 및 친환경·디지털 전환을 현실화할 실마리가 나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세계 각국은 미국/중국 패권 프레임 밖에서 맞춤형 기술동맹을 강화하며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역시 외교적 거버넌스 역량과 산업 전략이 얼마나 선명하게 결실을 맺을지, 국민적 기대가 높다.
세계 시장에서는 이번 순방과 맞물려 한국의 반도체·AI 기술 역량, 자원외교 다변화, 탄소중립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구현되는지 주목한다. 해외 직접투자 활성화, 융복합 스타트업 지원, 규제완화 및 법제정 지원 여부에 따라 이번 순방의 외교-경제 성적표는 결정될 것이다. 한편, 지정학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둔화 위험도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단기 이벤트성 외교를 넘어 장기 비전과 전략에 바탕을 두어야 함도 분명하다. 특히 젠슨 황 CEO와의 만남이 단순 PR로 그치지 않고, 차세대 플랫폼/기술 표준 경쟁력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 실행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해외 순방이 보여주기로 끝나지 않고 산업·과학·자원외교의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한나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