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비주택 용도변경 리모델링 매입약정 사업자 공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비주택 용도의 건물을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하여 매입하는 ‘비주택 용도변경 리모델링 매입약정 사업’ 사업자를 모집한다. 이는 기존 상가·오피스·숙박시설 등 활용도가 낮은 건물을 주거 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올해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실과 미활용 부동산 문제가 꾸준히 대두되자, LH는 도시 내 빈집 해소와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직접적인 해법으로 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방식은 사업자가 비주택 건물을 매입해 공동주택으로 개조 후, LH와 약정에 따라 일정 기간이 지난 뒤 LH가 이를 사들여 임대주택이나 정책주택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공모 대상은 현행법상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으로 용도변경이 가능한 준공 20년 이내 건물이며, 수도권 및 일부 지방 중소도시가 주요 입지로 선정됐다. 사업자 선정은 사업계획, 시공능력, 지역 필요성 등 정량·정성 평가를 거쳐 이뤄진다.

상반기 LH 발표와 국토부 자료를 종합하면, 이번 매입약정 방식을 통한 민간 연계형 공급은 부동산 시장 경직 속에서 정책 수요 공급 측의 숨통을 튼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025년 수도권 공실률은 서울 일부지역에서 10%를 넘었고, 상업·편의시설 과잉 공급이 지역거점 도시 곳곳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진 상태다. 국토부는 “공실화가 심각해지는 도심 상가·오피스들을 청년·신혼부부 주거로 활용”하는 방향을 제시하며, 민간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매입가격 보장 및 장기간 임대운영 안정성”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현실과 정책의 간극을 짚는다. 부동산 개발·건설업계는 “오피스 개조 시 구조적 한계, 층간소음, 주차공간 개선 등 추가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용도변경 인허가 과정의 불확실성과 일부 지역의 임대수요 미흡, 그리고 공공임대에 따른 수익성 제한이 시장 진입 장벽으로 손꼽힌다. 수도권에서는 교통망, 교육환경, 생활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비주거지의 경우 리모델링 후에도 실수요 미달, 공실 지속 우려마저 남는다. 결국 사업의 성공 여부는 민간의 창의적 재생 아이디어, 행정 협조, 그리고 지역밀착형 주거수요 발굴이라는 다층적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국내외 유사 사례를 보면, 일본, 유럽의 일부 도시처럼 고령화·저성장 사회로 진입한 선진국에서는 공실 상가의 임대주택 전환이 이미 주요 주거정책으로 정착했다. 일본 도쿄에서는 도심 오피스, 쇼핑센터의 빠른 용도변경 촉진을 위한 세제·인허가 패스트트랙까지 운용되었고, 독일·네덜란드 역시 도시계획-주거정책 간 유기적 연계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한국은 재개발/재건축 조합간 대립, 용적률 제한, 짧은 정책 주기 등 고유의 애로사항이 존재하는 만큼, 속도보다 정교함이 중요하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크다.

정부와 LH는 본 사업에 혁신적인 디자인 아이디어와 건축기법, 그리고 지역 맞춤형 서비스(입주민 커뮤니티 지원, 스마트홈 시설)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시범사업에서는 노후호텔 리모델링을 통해 국내 최초로 단지형 청년주택을 조성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과 민간이 단순한 건물 전환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입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창출에 방점을 두어야 요구 수준에 맞는 수요 발굴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LH 역시 우수 건축사의 설계·시공 참여,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결국 주거복지 패러다임은 단순 공급 위주에서 공간 재생·지역 회복·지속 가능성 강화의 방향으로 전환 중이다. 남는 상업시설을 주거로 재탄생시킨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은 주거정책의 창의적 실험장이다. 다만 현실의 토지·건축규제, 투입되는 개발비용, 지역간 수요/공급 불균형 등은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다. LH와 정부, 그리고 민간의 긴밀한 협력, 정책 유연성, 실제적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공급이 아니라면, 재생의 선순환 구조가 무너질 위험이다. 참신한 도시재생 모델의 본격적 성패는 현장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거듭 상기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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