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원 광명시장, 시민 참여 독서문화의 변화 그리고 가능성
광명시가 도서관 정책에서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전면에 내세운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서평을 ‘생각을 나누는 힘’이라고 표현하며, 기존의 수용적 독서 활동에서 나아가, 읽는 행위 이후의 사유와 시민 간 소통을 문화적 재산으로 키우는 데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기사에서 주목한 지점은 단순히 ‘책 읽는 문화’ 조성을 넘어, 시민이 적극적으로 독서공동체 형성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광명시의 개방적 전략과, 이 변화가 지닌 담대한 메시지다. 현재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중 일괄적 독서 프로그램 시행이 포화되면서, 보다 능동적·쌍방향적 독서문화로 전환되는 흐름이 확연하다. 박 시장의 ‘시민 서평단’ 제도와 온·오프라인 서평 공유 플랫폼 구축 방안 등은, 광명시 스스로 도시 브랜드의 새로운 층위를 쌓는 시도이기도 하다.
광명시는 최근 365일 운영되는 전자도서관 활성화, 대출권 수 확대, 시민서평 데이터베이스 도입 등 복수의 독서정책을 병행 중이다. 다만 이번 정책의 지향점은, 대출/이용자 수 늘리기처럼 정량화에 머물지 않고 독서 이후의 공유와 창발적 서평문화 형성에 방점이 찍혔다. 중요한 것은, 주입식 독서 동료 만들기에서 시민 각자의 목소리가 모여, 궁극적으로 도시의 정체성 재구성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박승원 시장의 구상이다. 시는 서평 데이터를 오픈소스로 전환, 시민 개개인의 평가 과정이 다시 새로운 독후감, 토론, 지역도서관 행사로 확장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시도는 전국 도서관계가 수년간 문제로 삼아왔던 ‘행정주도 독서문화의 한계’를 실질적으로 넘어서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2010년대 중반부터 도서관 서비스는 양적 팽창에 치우쳤고, 이용 지표 중심 행정은 획일화된 독서 경험을 낳았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전국 도서관 분석 결과, 행사 참여율 및 자율 서평 게시 빈도는 꾸준히 하락해 온 반면, 광명시의 2025년 서평 이벤트 이후 댓글형 서평, 직접 토론 게시글 등 시민토론지수가 약 1.7배 상승한 수치는 상징적이다.
이러한 정책 접근은 동시대 문화소비와 ‘리스너(Listener) 문화’ 이후의 변화를 반영한다. 2020년대 들어 OTT, SNS 등 플랫폼 매체가 일상화하며, 정보와 이야기는 상호 연결되고 해석의 층위도 복잡해졌다. 광명시는 책이라는 원천 콘텐츠에서 시작해, 시민이 감상·해석·생산까지 이어 주체적으로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가는 흐름을 실험 중이다. 이는 최근 영화·드라마 산업의 ‘팬덤주도 해석공동체’ 등장과 닮아 있기도 하다. 무작정 다수의 독자를 동원해놓고, 서평을 작성하라 강요하는 것이 아닌, 긴 호흡으로 자율적으로 쓰고, 그 결과물이 다시 다음 독서자의 새로운 통찰로 연결되는 선순환. 실제로 일부 타 지역, 예를 들어 의왕시나 김해시 등은 여전히 오프라인 독서 프로그램에 비해 온라인 서평 커뮤니티 활성화에 느린 대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자체에서조차 최근 광명시 사례를 벤치마킹 중일 정도로, 시민 참여 수평 확장모델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박 시장이 서평을 ‘생각을 나누는 힘’이라고 수식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여기에는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에 그치지 않고, 서로의 해석과 감상을 엮어, 도서관이라는 공간과 광명시 전체 문화담론에 연결시키려는 철학이 깔려 있다. 서평은 단지 책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동일한 소재로 각기 다른 시민의 시선과 경험이 어떻게 엮이는지 보여주는 사회적 교차점이다. 마치 감독이 배우와 이야기를 재해석하며, 스크린에 새로운 의미를 투영하듯, 한 시민의 서평이 또 다른 시민의 사유를 자극하고, 이는 다시 도서관 행사의 주제가 되거나 도시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가 기록되고, 다시 그것이 데이터로 활용되는 흐름—이것이 바로 행정주도 및 기존 관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변화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시민들은 자발적 참여에 대한 피로, 혹은 활동 데이타화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한다. 실제로 자율성을 내세운 공공정책이 구조상 참여율 격차를 심화시키거나, 온라인 플랫폼 관리 실패 시 익명악성댓글, 데이터 왜곡 등 부작용도 있다. 이처럼 일부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박승원 시장과 문화정책팀은 시민 참여 설계에서 투명한 시스템과 적극적 환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도시와의 비교 지점에서는, 실제 독서 데이터 오픈소스화 및 온·오프라인 병행 모델의 실행력 면에서 광명시가 한 발 앞섰다고 할 만하다.
독서문화 라는 일차원적 행정 용어에서, ‘공유’와 ‘창조’의 시민 플랫폼으로 변모하는 이 변곡점은 지역 문화를 넘어, 전국적으로 독서·평가·소통 3각 발전 전략의 본보기가 될 가능성을 지닌다. 이 움직임이 더욱 견고한 시민 네트워크와 지역 정체성 성장으로 이어질지, 앞으로 추진되는 플랫폼, 오픈 데이터베이스, 시민토론 환류 시스템의 작동 여부에 달려 있다. 문화정책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결국 사람이며, 개별 해석과 경험이 도시 전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광명시가 선보이는 이 ‘서평의 힘’ 실험은 대한민국 동시대형 독서문화에 의미 있는 첫 퍼즐을 끼우고 있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