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감독’ 송가락 울린 장항준, 거장 비전으로 예능까지 정복할까

수백만의 관객을 들끓게 한 흥행 감독 장항준. 강렬한 안개낀 서울 거리의 아침, 그가 새로운 도전을 발표한다. 23일 저녁, 한남동 가든스튜디오. 카메라 초점 너머로 ‘새 예능 론칭 현장’의 긴장이 맴돈다. 장항준 감독이 직접 걸어 들어오며 기자들과 출연진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린다. 그는 영화 ‘기억의 밤’에 이어, 천만 관객 신화 ‘빌런의 밤’으로 가장 뜨거운 창작자로 떠올랐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예능의 항해를 선언한다. 새 프로그램 이름은 ‘거장항준’이다.

선포식은 영화 시사회 못지않다. 대형 포스터, 플래시 세례, 카메라 셔터음에 사인 요청. 오랜 영상 취재를 해온 현장 기자의 눈으로, 진두지휘하는 장감독은 마치 영화를 감독하는 듯. “이제는 예능의 거장이 되고 싶다”는 직접 인터뷰가 실시간 속도로 전달된다. 방송사 측 관계자는 “촬영장 전체가 영화 현장 같았다”고 분위기를 옮긴다. 스튜디오의 조명, 움직이는 페이퍼컷 아트, 각본 미팅 중 장항준 특유의 재치있는 농담. 시청자들은 그의 손짓, 톤, 이미 인터넷 밈처럼 떠도는 ‘장항준식 직진 트리비아’를 기대하게 된다.

타 예능 성공사례와 차별점도 뚜렷하다. 이미 넷플릭스나 OTT계에서 영화감독 예능 전환은 드물지 않다. 하지만, ‘거장항준’은 단순한 게임이나 리얼리티가 아니라, 한 에피소드당 단편 이야기 구조에 감독 연출 노트가 탑재된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각 회차마다 장항준의 영화적 세계관이 살아 움직인다, 예능과 시네마의 경계가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촬영 녹화분은 사전 공개 없이, 디지털 영상팀에서 48시간 내에 편집본을 배포 예정이다. 현장 스케치는 클로즈업 위주의 바운스 슛, 퀵 줌인으로 주요 출연자 표정을 고스란히 전한다.

장항준 본인은 ‘천만 감독’ 타이틀이 예능에서 더 큰 부담이자 자극이라고 말한다. 익숙한 인터뷰 대목이 아닌, “예능의 본질은 결국 사람이고, 이야기를 잘 버무려야 산다”는 심득이 깊이 다가온다. 트랜지션마다 현장 스태프와 출연 배우들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기존의 각본 위주 예능과는 결이 다르다. 장감독은 “모든 회차가 하나의 짧은 시네마, 장항준만의 ‘세계관 예능’ 실험”이라고 정의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벌써 시청률-화제성 예측에 돌입했다. 경쟁작 대비 예능 제작비가 높지 않음에도, 네이버TV·유튜브 클립 선공개때부터 ‘천만 감독’ 출신의 연출력이 눌러담겼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출연진 역시 각종 인터뷰에서 “장감독이 영화처럼 디렉팅 하니, 대사 안 치고도 감정 몰입됐다”는 솔직 후기. 짧은 영상 클립은 2백만뷰 넘게 돌파하며, 첫 화 공개 전부터 ‘영화와 예능의 경계흐림’이라는 해시태그가 SNS로 퍼져나간다.

비슷한 포맷 도전에 나선 연출들의 사례와의 차별점도 부각된다. 과거 김태호 PD나 ‘나영석표 예능’처럼 스타 디렉터의 도장이 새로운 포맷 제작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 그러나 ‘거장항준’은 이야기 구조 자체가 드라마틱한 플롯으로 짜여있다는 점이 전문가 사이에서 논의된다. 영상팀 내부 소스에 따르면, 매회 클라이맥스를 설계할 때 감독 특유의 리듬과 만화적 과장, 리얼 인생담을 섞는 방식이 장감독만의 차별포인트. 기존 버라이어티 제작진이 느끼는 긴장도 취재 현장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진짜 현장감이 장항준식 연출의 새 활로 보인다”는 PD 멘트가 현장서 돌았다.

동료 영화감독이나 작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도전은 예능의 의미를 새로 쓸 시작점이 될 거라는 평가가 많다. 동료 감독 이우정은 “영화와 예능, 본질적으로 스토리텔링에서 만난다고 생각한다. 장감독 특유의 여유와 유머가 색다를 것”이라고 평했다. 문화평론가들도 “장항준의 몰입력, 상황 자체를 비틀며 가는 유쾌함은 영상세대 예능 팬의 욕구를 건드릴 것”이라고 예견한다. 심지어 제작발표 현장에서 동료 엔터 종사자들이 “이미 밈화”된 장감독의 말투와 연출장면을 실시간으로 캡처해 단톡방에 뿌리는 모습도 눈에 보였다. 방청객 인터뷰에서는 “영화 싫어해도 장항준은 궁금하다” “예능 새 물결이 올 것 같다”는 현장 반응도 확인됐다.

예능계 트렌드와의 접점에도 기대와 조심스러움이 교차한다. 엔터테인먼트 전문가 한승우는 “영화에서 쌓인 탄탄한 구조적 연출력이 예능 포맷에서 생명력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분석했다. “예능이 영화보다 훨씬 속도에 민감하다. 그 감각을 장감독이 어떻게 버무릴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는 기존 예능보다 훨씬 짧은 컷 분할, 감정 변화에 민감한 줌, 게스트와 관객 반응을 실시간 반영한 연출이 반복됐다. 현장 소리가 담긴 촬영본, 스튜디오의 웅성거림, 누구보다 임팩트 큰 장감독 리액션까지—모든 게 새 시대의 ‘감독 예능’ 탄생을 체감하게 한다.

이 변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거장항준’은 그 첫 지점이다. 아카이빙 카메라로 잡아낸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 다음 세대 영상 예능의 레퍼런스가 될 예감이 짙다. 업계와 대중 모두가 그의 또 다른 흥행 신화, 그리고 예능 판도 변화의 진원지로 여길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 백하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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