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운명의 골대와 맞서다: 최다 슈팅에도 득점 좌절…LAFC 2-0 승리는 전술의 완승이었다

이 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현지 분위기는 마치 겨울의 끝자락에서 피어난 봄꽃처럼 분명한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손흥민이 이끄는 LAFC는 거듭되는 부진을 딛고 39일 만에 뉴욕 레드불스와의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주목받은 이름, 손흥민은 경기 내내 상대 골문을 가장 많이 위협했음에도 불구하고, 골키퍼의 육탄 방어와 골대 불운에 연거푸 막히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기자의 시야에서 분석하자면, 이날 승리는 전형적인 ‘전술의 게임’이자, 베테랑 한 명의 집요함과 운이 엇갈린 날이었다.

지난 6경기 무승, 팀 득점력 저하와 불안한 후방 라인…LAFC가 겪던 문제는 전술적으로 ‘중원 단절’과 ‘엔트리 패턴 단순화’였다. 브라이언 샤라와 디에고 팔라시오스 등 파트너들과의 유기적 움직임이 한동안 고립무원 상태로 굳어져, 손흥민의 활동폭 역시 좁아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의 전략 수정이 눈에 띄었다. 특히, 손흥민을 중앙과 왼쪽을 오가며 상대 수비수들 사이 공간을 돌파하도록 배치, 세컨드 볼 회수와 전방 압박에 자신감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손흥민은 전반 초반부터 골문 앞에서 끊임없이 슛을 시도했다. 총 7회의 슈팅, 이 중 유효슈팅 4개. 그러나 어느 한 번은 뉴욕 레드불스 골키퍼 라이언 미로가 온몸을 던져 선방했고, 또 한 번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오는 장면이 이어졌다. 마치 경기에 ‘골 운’이라는 수문장이 따로 존재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이와 반대로, LAFC의 공격진은 압박 전환 속도를 높이는 전술적 변화로 레드불스 수비를 흔드는 데 성공했다. 특히 베라의 1선 합류와 홀드업 플레이가 순간적으로 손흥민에게 2선 침투 공간을 만들어 주었으나, 레드불스 센터백 로웬의 따라붙는 움직임이 전체적인 슈팅 각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날 LAFC의 득점은 손흥민이 아닌, 세컨드 스트라이커 윌리엄스의 발끝과 측면에서 날카롭게 올라온 프리킥 찬스에서 비롯됐다. 윌리엄스의 첫 번째 골은 짜임새 있는 세트피스 훈련의 결과였다. 공이 연결되는 순간 3명의 움직임이 일제히 박스 안에서 서로 교차하며 레드불스의 마크를 혼란스럽게 했고, 손흥민은 2명의 수비수를 자기 쪽으로 유인해 중심을 빼앗았다. 바로 이 타이밍에 윌리엄스가 뒷공간으로 침투, 완벽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득점 실패는 그 자체로 이번 경기의 전술적 메시지를 함축한다. 이는 곧 “슈팅 수가 절대적인 결과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간명한 축구의 속설을 떠올리게 한다. 고전적인 4-3-3 시스템 내에서 손흥민의 역할은 넓은 활동폭과 기민한 공간 침투다. 상대 딥블록을 흔드는 데 특화된 움직임이지만, 레드불스처럼 박스 안을 촘촘히 채우는 조직력 앞에선 결국 잠금장치 역할을 하는 3선 미드필더들의 커버 범위에 막혔다. 다만, 후반 60분 이후부터 LAFC가 플랫 4-2-3-1로 변형,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으로 세우고 좌우의 크로스를 많이 시도한 장면은 추후 그가 더욱 결정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는 잠재성을 드러낸다.

경기 후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답답함을 토로하며 “마음이 조급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팀이 승리했다는 게 더 중요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팬들에게 익숙한 그의 성실함, 그리고 본능적 골감각이 이날만큼은 수비와 골대의 극적인 저항에 가려졌지만, 슈팅 타이밍과 정확성, 판단력은 여전히 엘리트 스트라이커다운 면모였다.

다른 외신 반응 역시 손흥민의 플레이를 두고 엇갈렸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수치상으론 그 어느 때보다 위협적이었으나, 골 결정력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평가했고, 유럽 쪽 해설진은 “공간창출, 포지셔닝 측면에선 최고였다”라며 오히려 미드필더-공격 전환 연결고리로서 새로운 역할을 기대한다 했다.

이날 경기는 운이 따르지 않은 손흥민의 하루이자, LAFC가 긴 슬럼프에서 벗어나 조직적으로 반등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전술의 작은 변화가 팀 전체를 살리고, 공격수 한 명의 고군분투 속에도 현대 축구가 얼마나 미세한 변수가 많은 스포츠인지 다시금 증명됐다. 팬이라면 답답함과 안타까움 속에서도, 손흥민이 보여준 볼 없는 움직임과 공격 전환의 매끄러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손흥민’이라는 브랜드는 오히려 묵묵한 승부욕과 끈질긴 슈팅 도전 속에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 다음 경기는, 이 날 골대를 맞춘 공이 어떠한 방향으로 튈지, 축구팬 모두가 다시 한 번 가슴 뛰게 될 시간이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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