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는 막고 캐나다 관세엔 난색”…딜레마 빠진 美 자동차 빅3
미국 자동차 산업이 한층 복잡한 난제에 직면했다. 현지시간 12일, 주요 미국 완성차 업체 ‘빅3’(GM‧포드‧스텔란티스)는 캐나다가 최근 자국산 전기차 부품에 고율 관세를 예고한 데 대해 빠르게 우려를 표명했다. 이미 미 정부는 중국 전기차와 부품에 대한 수입을 사실상 차단해왔으나, 역삼각구조로 이어진 북미 공급망이 예기치 않은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산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미국산 전기차, 배터리 부품에 최대 40%에 달하는 보복성 관세를 검토 중이다. 앞서 미 정부는 캐나다 및 멕시코산을 제외한 외국산 EV 부품에 엄격한 규제 적용 및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대한 반격 카드로 읽힌다. 현재 북미 자동차 공급망은 미-캐나다-멕시코 3국을 축으로 부품·완성차 교역이 이뤄지며, 미국 내 생산차량의 부품 상당수가 캐나다에서 생산·수입된다. 최근 4년, GM·포드 실적보고서 기준 전체 북미 지역 생산차량의 약 30%가 캐나다·멕시코 공장에서 조립됐다. 특히 EV 전환 후 부품의 현지화율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동반되면서 부품 조달 및 통상 환경이 기업 수익성에 즉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장의 자동차 제조사, 부품사 입장은 엇갈린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자국 일자리 보호를 명분으로 관세 차별적 적용 기조를 강하게 지지한다. 반면, 완성차 업계는 북미 내 자유무역 원칙이 훼손돼 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 저하 및 해외 공장 이전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GM, 포드는 올해 상반기 부품 조달 단가가 전년 대비 8~12% 상승했다고 밝혔다. 공급망 차질과 관세 리스크가 겹치며 신차 가격도 동반 상승, 최근 3개월 간 미국 시장 신차 평균가가 4만7,24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산 자동차와 부품 전면 차단은 단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신흥 시장의 중국 전기차 저가 공세에 대응해 각종 보조금 규제 및 반덤핑 조치 등 강경책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 등 제3국 역시 보복조치로 맞서면서 북미 내부에서의 분열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각국 정부가 ‘기술주권’ 논리를 내세워 보호주의적 정책을 강화할수록 실질적인 소비자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주요 완성차 업체의 실적 흐름은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GM의 2026년 상반기 북미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고, 포드는 EV 부문에서 2.1% 시장점유율 하락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전기차의 저가 기술력과는 별개로, 2027년까지 배터리 수직계열화와 자체 소재 개발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나, 관세와 통상 장벽이 예기치 않은 추가 비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기술·친환경차 전략 수립이 비용 통제정책과 맞물리며 성공적 이행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또 하나의 변수는 멕시코다.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로 북미 내 원산지의무가 강화되면서 멕시코도 기술 투자 및 생산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자동차 빅3가 단일시장 내 관세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해 일부 조립 공정이나 소재 확보를 멕시코로 이전하려는 움직임도 올해 들어 두드러졌다. 그럼에도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망 고도화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역내 자유무역체계의 안정적 유지를 전제로 한 통상정책 조율 필요성을 제기한다. EV, 배터리 원자재 등 전략부문에서 미·캐나다·멕시코 3국의 상호 이해 조정이 실패할 경우, 결과적으로 중국·유럽의 시장 영향력만 커질 악순환 우려가 크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대외 변수보다 오히려 내부 관세·공급망 충격이 단기 실적·장기 투자 모두에 부정적임을 우려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산업은 국가 간 ‘경제안보’를 둘러싼 미묘한 대결 국면에서 자유무역과 보호무역 사이의 줄다리기, 그리고 소비자 부담과 산업생태계 유연성 사이의 균형점 찾기가 핵심이다. 업계와 정부, 소비자 모두가 단기적 이해와 장기적 안정성 사이에서 정확한 인식과 합리적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 조민수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