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직접 기획한 ‘머니 로드맵’, 인천 교육 혁신에 물꼬
14일 인천에서 개최된 ‘2026년 인천교육정책 학생참여제안 공모전’에서 ‘머니 로드맵’ 정책안이 최우수로 선정됐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학생들의 자율적 참여와 참신한 시각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모집 공고 이후 3개월여 간 1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온·오프라인 투표와 심사 과정에 참여했다. 당선작인 ‘머니 로드맵’은 학생 생활 과정에서 마주치는 경제·금융 실무 역량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았다. 예산 실습 체험, 생활 속 재무관리 교육, 교내 경제 동아리 지원 등 학생 주도의 다양한 실행 로드맵이 포함됐다. 정책을 구상한 학생팀은 “학교에서는 교과 지식 외에도 자기 주도적 생활 설계 역량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인천의 공립 고등학교 2학년생, 중학생 등이 실질적인 현실 기반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교육 현장에 여파가 예상된다.
관련 부서인 인천시교육청은 즉시 관련 시범운영과 내년도 예산 반영 검토에 착수했다. 담당자에 따르면 “기존의 상명하달 교육 정책과 달리, 실제 현장을 살아가는 학생들 경험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들도 현장 반영 정책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보도자료 배포와 주최측 인터뷰, 현장 관계자 진술을 종합하면 학생들은 기획-실행-피드백 전 과정에 참여했다. 대회에 출품된 다른 정책 제안 중 눈에 띄는 사례도 있었다. ‘에코 프렌즈’는 교내 에너지 절약 챌린지를, ‘마인드 밸런스’는 학생 심리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집중 제안했다. 이 중 ‘머니 로드맵’이 실질성과 현장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경제금융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경제범죄 예방과 생활 자산관리 역량은 학교 교육 공백으로 꾸준히 지적된다. OECD 2025 국제 학생평가 PISA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 15세 경제 금융문해력 점수는 주요국 평균보다 낮았다. 인천지역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 탓에 비대면 소비 환경이 확산되며, 청소년 신용거래 미숙, 모바일 결제피해 등 부작용도 현장에서 잦게 목격됐다. 실제 인천시 남동경찰서에 최근 2년간 접수된 청소년 신용·금융 사기 사건만 137건(재학생 66%)에 달한다.
현장에서는 교과·생활교육 격차, 교사 인력 부족,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 문제도 반복적으로 드러난다. 시범 운영 중인 타 지역 사례를 찾아보면 서울교육청 산하 자치구에서도 2026년 ‘경제·금융 콘서트’를 시도하였으나, 실제 학생 참여율과 재정 지속성이 낮아 한계가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학생 시각의 직접적 반영과 정책 결정권 부여가 변화의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한 교사는 “학생이 계획한 예산 정책을 실현할 때, 동기와 책임의식, 실생활 연계성이 함께 자라난다”고 말했다.
에듀테크 업계와 지역 사회단체도 이번 사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청 인근 청소년지원센터 관계자는 “단순 아이디어 제안이 아니라, 직접 주체가 되어 현장 실행에 뛰어드는 점이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참여 학생들의 인터뷰에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경험이 컸다. 예산 집행의 투명성, 절차의 복잡함 등 배울 점도 많았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참가 학생·교사의 시간적 부담, 학교 내부 협조 문제, 예산 한계 등 개선 과제도 남아 있다.
기존 교육정책은 교사·행정 주도, 학생은 수동적 대상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공모전은 전국 최초로 ‘학생주도형 정책설계-집행-환류’의 전 과정을 열어 학생이 스스로 입안, 실행, 평가에 이른 점에서 주목받는다. 인천교육청은 ‘머니 로드맵’ 시범사업을 내년 상반기 5개 학교에 선도 도입, 2027년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실제 예산 집행과정 투명성, 교내 운영규정 충돌, 각 학교 실정 차이를 어떻게 조정할지는 과제로 남는다.
대입·취업중심, 결과 중심 타성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의 시각에 기초한 생활기술, 실무 기반 정책이 더 강화될지 주목된다. 이번 인천 사례는 타 지역 학생 정책참여 확산, 교육행정 방식 변화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가 있다.
— 이현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