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유미의 세포들’로 TGS 공략 — 한·일 게임쇼 판, 글로벌 협력 신호탄
도쿄게임쇼 2026(TGS 2026)이 지난주 도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가운데, 한국 게임업계의 ‘지스타’ 운영기관이 대표 IP ‘유미의 세포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게임쇼 현장 주요 부스 중 유일하게 한국 스타일의 캐릭터 라이선스 기반 게임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내세운 이번 행보는, 명실상부 동아시아 대표 게임 마켓으로 자리잡은 TGS와의 협업 템포를 램프업한다는 전략의 신호탄. 일본은 원작 IP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중심축인 미디어 믹스가 강한데, ‘유미의 세포들’은 이미 웹툰-애니-게임 삼각 확장 모델의 국산 TOP 티어 사례로 콘텐츠 확장력에서 밀리지 않았다.
2020년대 중반, 한국 게임 한류가 모바일에서 콘솔, PC 기반 크로스플랫폼으로 범위를 넓혀가면서 매년 주요 게임박람회에서 자체 IP 게임 비중도 빠르게 증가했다. ‘지스타’가 이번 TGS 현장에서 택한 방식 역시 일본 내 캐릭터 시장의 소비 패턴과 맞춰간 점이 자연스럽다. 부스 기획부터 프로모션, 유저 체험존까지 애니메-웹툰 팬층이 경험할 수 있도록 메타적으로 짜맞췄다. 현장 관람객 반응도 “귀엽다”, “한국식 IP가 일본 게임쇼에서 이렇게 어필될 줄”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업계 내에서는 ‘IP 교차 라이선스’와 ‘공동 개발’에 대한 빅딜 기대감도 감지된다. 전작 ‘쿠키런: 킹덤’ 일본 흥행 사례가 전례로 쌓인 상황에서, 지스타 브랜드와 ‘유미의 세포들’ IP가 그 다음 스텝을 실질적으로 제안한 셈이다.
경쟁이 치열한 TGS 2026의 전반적 트렌드는 AAA급 신작 발표, e스포츠 토너먼트, 인디 부스 강화, 글로벌 네트워킹 등 네 가지. 올해 가장 분명한 흐름은 ‘IP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게임형 콘텐츠 생산’이다. ‘유미의 세포들’도 이 무대에서 팬덤 연계형 게임이 어떤 성과와 반향을 낼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글로벌 시장은 독자적인 문화자산 기반 IP가 중심에 서야 살아남는다”는 시장 메시지가 다시 한 번 부각된 포인트. 이미 일본 내 애니메이션 기반 모바일 게임들이 글로벌 랭크를 좌우하고 있고, 한국 게임사들도 비교적 늦게 진입했으나 점유율을 태클할 만한 ‘원작 IP 활용력’을 쌓았다.
한국-일본 양국 게임 전시회의 협력 강화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 올 6월 지스타 조직위와 TGS 주최 측은 ‘글로벌 게임 마켓 공동 포럼’ 개최에 합의했고, B2C, B2B 행사 상호 초청, 메타버스 전시관 연동 등 올해 하반기 추가 이벤트들도 예정됐다. 이 같은 담대 행보는 각 게임산업 내 로컬라이제이션-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에 변화를 강제한다. 실제로 양국 게임사 대표 IP들은 이미 상호 게임쇼 내 공동 프로모션, IP 라이선스 교차 홍보 등 실무협력을 마쳤고, 주요 장르(모바일 RPG, 시뮬레이션, 캐주얼)에 이중 피드백 루프 구조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지스타’와 ‘TGS’라는 두 거대한 동아시아 게임 플랫폼이 앞으로 ‘한일 IP 얼라이언스’를 어떤 식으로 진화시킬지, 업계는 초긴장 모드로 패턴을 관측하고 있다.
‘유미의 세포들’의 성공적인 TGS 데뷔는 캐릭터 비즈니스, 스토리 IP 확장, 크로스퍼블리싱에 대한 새로운 실험이기도 하다. 한국산 IP가 “웹툰→애니→게임→글로벌 굿즈”라는 다중 가치 생산 구조를 퍼뜨릴 수 있음을 실제 현장에서 증명했다. 특히 일본 내 1020 타깃 유저들과 3050 여성 유저층이 동시에 몰렸다는 현장 데이터는, ‘버티컬 팬덤 비즈니스’라는 글로벌 게임 메타가 일본에서도 통한다는 신호다. 여기에 웹툰 원작→게임화→글로벌 콜라보처럼 콘텐츠 경로가 단선이 아니라 양방향·순환형 메타로 자리잡으면, 지스타-한국게임사의 장기적 미래 전략에도 이름값 이상의 의미가 생긴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얼마나 ‘깊은 장르화’를 이룰 수 있는지다. 단순히 원작 팬심에만 기대는 게 아니라 게임플레이-스토리텔링-굿즈/콜라보 등 복합 구조로 세계 시장에 어떻게 ‘파워 IP’를 각인시킬지가 관건. 올해 TGS에서 확인한 바로, B2C 이벤트, 일본 매체 홍보 협업, 그리고 다음 지스타에서의 역초청 방식 등 후속 행보에 따라 한일 게임콘텐츠 산업 지형도 톤이 확 달라질 수 있다. 글로벌 타이틀 진출에 목마른 국내사 입장에서는 이런 해외 ‘현장 감각’이 쌓여 새로운 도전모델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다. 한일 게임시장의 교류 확장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캐릭터-이야기-커뮤니티의 연동 가치가 복합적으로 작동한다는 트렌드를 다시 각인시킨다. 다음 메이저 이벤트에선 어떤 ‘찐 IP 파워 플레이’가 나올지, 팬과 업계 모두가 리플레시된 기대감으로 쳐다보고 있다.
— 정세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