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손흥민 벽화, 퇴장 결정…지역 스포츠 상징의 변화와 과제
춘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사랑받아온 ‘손흥민 벽화’가 2027년 3월 철거를 앞두고 있다. 벽화는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대한민국 축구 사상 첫 득점왕을 차지한 2022년, 거리 곳곳에 등장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대표적인 벽화는 춘천 중앙로 인근 5m 높이의 벽면에 제작돼 직접 방문하는 팬들과 지역주민 모두의 자부심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이번 철거 결정은 벽화 유지 관리 예산 문제, 도시 미관, 노후화가 주요 요인으로 알려지며, 스포츠를 매개로 한 지역문화 상징 시스템에 경종을 울린다.
춘천시는 벽화 제작 이후 4년간 유지·보수를 반복했지만, 외부 환경과 도심 재개발 계획에 따라 더 이상 보존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벽화 주변 소상공인과 지역축구팬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아쉬움과 더불어 새로운 지역 스포츠 랜드마크 필요성이 대두됐다. 실제로 손흥민 벽화는 코로나19 이후 내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크게 기여하며, 도시 마케팅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상징적 효과와 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평가가 현재 뜨겁다.
한편 해당 벽화 금번 철거 사태는 국내외 스포츠스타 상징물의 지속가능성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경기장에만 머물지 않고 거리 문화로 확장된 손흥민 벽화는, 현장감 있는 선수를 향한 동경심과 지역 홍보 효과가 결합된 선례였다. 무엇보다 경기 내외의 ‘손흥민 효과’—도시 브랜드와 방문자 증가, 원도심 부활, 팬 커뮤니티 결집 등—를 수치와 경험으로 보여준 사례다. 팬들의 자발적 SNS 인증샷 공유와 벽화 투어 코스 확장은, 전술적 측면에서 손흥민이 보여주는 폭발적인 공간활용과 팀플레이의 지역 마케팅 버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2023-25년 기간 해당 벽화 주변 상점 매출은 기존대비 3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정은 전국적으로 유명 선수 벽화·동상 프로젝트 관리 체계, 그리고 선수 이미지 활용 정책의 한계도 노출한다. 지방도시의 스포츠스타 마케팅은 빠른 기획과 실행으로 화제를 모으는 반면, 장기적 관리와 도시재생과의 접점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시 담당자는 “더 나은 방식의 지역 스포츠 명소 발굴로 재정비할 것”이라 밝혔지만, 실제 대안을 내놓기 전까지 지역 주민들과 팬들은 ‘추억의 명소’를 잃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는 결국 스포츠가 남기는 감동과 자부심이, 지역 문화와 인프라로 이어지는 과정 자체에 체계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신호탄이다.
비슷한 사례를 보면, 서울 마포구의 홍명보 거리, 부산 구덕운동장 인근의 구도 김용희 벽화 등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재정비 혹은 철거, 혹은 현실적인 활용방식 수정이 반복됐다. 이런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벽화 존치 여부를 넘어, 팬과 지역사회의 요구를 어떻게 조율하고 유지 가능한 상징 시스템으로 변환할지 여부다. 손흥민 벽화는 공간적 상징물이 단순 ‘현상’에 머물지 않고 스포츠 스타를 매개로 한 지역경제 회복, 도시 자긍심 제고로 이어지려면, 지속적 관리와 새로움을 더하는 도전이 꼭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경기장에서처럼 최고의 퍼포먼스를 경기 외적인 공간에서도 발휘하는 것이야말로 미래 지역 스포츠 마케팅의 본질적 과제다. 디자인, 유산, 공간관리, 팬 커뮤니티 활성화까지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선수와 지역이 같이 뛰는’ 시스템을 기대하며, 철거 후 남겨질 손흥민 벽화의 의미가 춘천에 오랫동안 남아 있길 바란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