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도 폐쇄 사고 급증…현장에서는 무엇이 일어나나

2026년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과 친지가 한자리에 모이며 전국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9월 21일 경기 남양주의 한 가정집에서는 한 고령 여성이 송편을 삼키다 기도가 막혀 급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서울 강동구에서는 6세 아동이 찹쌀떡을 먹던 중 질식할 뻔해 소방대원이 출동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연휴 기간 음식물에 의한 기도 폐쇄 사고가 평소보다 2~3배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장에서 취재된 환자 이송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추석 당일에도 떡, 고구마 등 ‘질식 유발 음식’에 의한 응급 전화 신고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되었다. 질병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3~2025년 연휴 평균 평일 대비 기도 폐쇄 관련 구급 출동 건수가 2.7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사고 피해 연령을 세분화하면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치아 결손, 저작 능력 저하로 인한 질식 위험이 도드라졌으며, 0~7세 아동 역시 씹는 힘이 약하고 침을 잘 삼키지 못해 지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했다.

실제 현장 대응에서는 골든타임이 관건이다. 남양주 수동119구조대 박준형 구급대장은 “기도 폐쇄 환자는 2~3분 내 산소공급이 끊기면 뇌 손상이 우려된다”며, 신속한 하임리히법 적용과 119 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장에 도착해 마주치는 가족들은 대부분 당황하여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단순한 등 두드리기로 기도가 뚫리지 않거나, 환자를 섣불리 눕히는 대처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켰던 사례도 많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의료진과 소방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예방 행동 강령을 반복 강조했다. 첫째, 연휴 기간에는 질식 위험이 큰 음식(찹쌀떡, 송편, 가래떡, 경단 등)을 고령자와 아동에게 제공할 때 한입 크기로 잘라주고, 평소보다 천천히 먹도록 지도해야 한다. 둘째,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과 씹기 어려워하는 어린이의 식사 중 지속 관찰이 필요하다. 셋째, 만약 사고가 발생했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 정확한 지시에 따르고, 하임리히법을 숙지한 가족 구성원이 있다면 곧장 시행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2026년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전국 주요 도로변·터미널·전통시장 등 인파 밀집 구역에 응급 조치 매뉴얼과 안내 현수막을 비치했다. 서울, 경기 등 대도시에서는 관할 소방서 주관으로 하임리히법 체험 부스와 이론 교육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실제 사고 현장에서는 첫 대응 미흡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줄지 않고 있다. 소방청 2025년 하반기 집계에서도 기도 폐쇄 사망자는 37명에 달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70대 이상의 고령층이었다.

또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풍성해진 집단 모임 탓에 음식물 관련 각종 사고도 증가했다. 올해는 찜질방 내 실족, 연휴 대목 교통사고 등과 함께 ‘떡·과일 질식’ 사고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응급의학과장은 “명절 음식 자체가 끈적하고 쫀득한 재료가 많기 때문에, 순식간에 잇몸이나 인후근육에 달라붙어 위험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가족들 경계심이 해마다 느슨해진다”고 지적했다. 일부 중소도시에서는 의료진 부족과 119구급대의 과부하로 신속한 대응이 늦어지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사회적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로 평소 혼자 식사를 하는 고령자가 늘면서, 평상시 훈련이나 사전교육 강화 역시 시급하다. 보건 당국은 가족 대상 교육 외에도 노인복지관, 경로당에서 실전 중심 지도를 시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참여율은 높지 않다. 서울 강남구의 한 복지관 관계자는 “노인들은 ‘자신은 괜찮다’, ‘떡을 평생 먹었다’는 안이함을 보인다”며 반복적 교육의 한계를 토로했다. 반면, 7세 미만의 아동 질식 사고는 가정 내 보호자가 옆에 있음에도 주의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매해 꾸준히 확인된다.

이번 추석 연휴를 계기로 관계기관들은 안전 홍보 강화, 실질적인 가족 내 응급조치 교육, 응급상황 시 대응력 제고 등의 실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도 폐쇄 진단과 구급 대처 매뉴얼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영상·앱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교육 확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연휴 기간 각종 질식 관련 사고 발생 현황은 사회 안전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드러내고 있다.

현장에서 확인된 공통점은 대부분의 사고가 몇 초 만에 큰 위험으로 번진다는 점, 그리고 단 한 번의 빠른 올바른 대응이 생사를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명절의 기쁨이 불의의 사고로 상처로 남지 않도록, 실질적인 예방과 대응 교육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 이현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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