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떠나는 아이들, 광릉에서 수원까지 ‘키즈탐험대’의 확장된 발걸음

가을로 물드는 숲 한가운데, 꼬꼬마 아이들이 양팔을 활짝 벌려 나무를 안습니다. ‘국립수목원 키즈탐험대’가 광릉숲을 벗어나 수원까지 무대를 넓혔다는 소식입니다. 아이를 둔 부모에겐 작은 뉴스지만, 더 큰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자연을 장으로 하는 이 교육 프로그램은 오랜 동네 놀이가 사라진 시대, 자연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었던 많은 부모들의 갈망을 담고 있습니다.

광릉숲은 원래 제한적으로 방문가능한 보호 숲입니다. 수목원이 이곳에서 진행하는 ‘키즈탐험대’는 자연자원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과학적 호기심과 생명을 배워나가는 어린이 중심의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아이들은 직접 숲을 걷고, 나무를 만지며, 곤충이나 새를 찾아 이름을 알아봅니다. 이번 기획은 기존 광릉에서 수원 일대까지 프로그램을 대폭 확장해 보다 많은 아이들이 자연을 몸으로 느끼고, 놀이하며 배울 기회를 갖게 했다는 데 의미가 깊습니다. 전국적 확대를 기대하는 목소리는 현장의 부모와 전문가들 양측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현장 사례를 들어보아야 하겠습니다. 경기 북부의 한 엄마, 김현주 씨는 “아이 손을 잡고 숲에 오면 뭔가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집 안에서만 있던 아이가 흙 묻히고 땀 흘리는 걸 오랜만에 보는 거죠. 사진 한 장 찍을 새가 없이 뛰어다니고, 끊임없이 질문해요.”라며 체험의 소중함을 전합니다. 또 7살 지후는 “나무에 얼굴 붙이면 시원해! 진짜 친구 같아.”라며 목청 높여 외칩니다. 단순한 견학이 아닌 오감과 질문이 뒤섞인 숲속의 하루는, 도시화와 경쟁, 사교육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색다른 자극이자 안전지대가 됩니다. 교사인 조성현 씨는 “탐험대 아이들이 스스로 나무를 찾고, 서로 도우며 문제를 푸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숲에서는 느린 속도와 작은 소리가 오히려 큰 배움이 되기도 하죠.”라고 귀띔합니다.

교육 현장 일각에선 시대 변화에 맞춰 놀이와 자연 속 탐구 기회의 대중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숲체험과 같은 야외 활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되었죠.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실내 활동이 늘어난 아이들에게 실외 환경 경험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는 전문가 평가가 많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최근 몇 년간 유아·초등 야외체험 지원 예산을 꾸준히 확대해왔으나, 실제로 지역·계층 간 격차, 프로그램 품질 및 안전관리 등 과제가 여전합니다. 일부 부모는 “정보를 아는 사람만 참여하는 거 아니냐”는 불만을, 교육 시민단체는 “더 많은 기관과 연계하여 사각지대가 없이 확장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냅니다. 현장 교사들은 “참가비나 이동이 부담되는 저소득·맞벌이 가정도 배려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건의합니다. 키즈탐험대가 한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수원 등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된다는 점은 이런 숙제를 풀기 위한 실험적 해법이기도 합니다.

자연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립수목원의 이번 행보는 ‘교육의 평등성’에 대한 근본적 고민도 던집니다. 자연환경은 그 자체로 모든 아이들의 권리지만, 현실은 가까이 다가서기 어렵거나 정보에 소외된 가정이 많습니다. 모든 아이가 함께 뛰놀고 배우는 열린 숲, 공정한 기회 제공이야말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우리 사회는 단순히 자연 보호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자연을 직접 경험하며 몸과 마음이 함께 자라도록 돕는 교육에 더 큰 투자가 필요합니다. 국립수목원의 확장된 탐험대는 작은 시작이지만,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약속을 한 걸음 내딛는 일입니다. 더 많은 지역, 더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들의 자연 체험 권리가 보장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웃고, 묻고, 뛰노는 아이들 곁에서 각자의 이야기가 뿌리내리는 숲, 그것이 진짜 변화의 시작입니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