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일본 가는 줄 알았는데”…추석 해외여행 1위는 뜻밖의 ‘이 나라’
2026년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여행 선호지에 전통적 강자 일본이 아닌 ‘뜻밖의 그 나라’가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여행시장이 완전 회복세로 접어든 올 한 해, 소비자들은 익숙한 동북아의 틀을 벗어나 또다른 경험적 가치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 변화의 흐름 한복판에서 예상 못한 결과가 연출되었다. 여러 여행 플랫폼과 항공권 예약 현황을 종합하면, 한국인들이 이번 추석에 가장 많이 찾은 해외 여행지는 바로 ‘베트남’이다. 일본, 대만, 태국 등 익숙한 아시아 인기국을 제치고 베트남이 1위에 올랐다는 점에 국내 트렌드 변화와 여행 소비자 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된다.
최근 2~3년간 엔저 트렌드를 등에 업은 일본행 여행 수요는 항상 상위권을 굳건히 유지해왔다. 식도락, 애니메이션, 라이프스타일, 사적(史蹟) 체험 등 각양각색의 테마가 맞물리면서 일본은 가족, 친구, 연인 모두에게 ‘가깝고 특별한’ 여행지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이번 추석에는 환율, 물가, 항공권 가격, 그리고 ‘익숙함에 대한 피로’가 누적되며 느닷없는 전환점이 형성됐다. 베트남은 그 틈을 노려 고유의 이국적 무드, 가성비 높은 리조트, 풍성한 음식 문화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다낭, 하노이, 나트랑 등 주요 휴양지가 최근 호텔 인프라와 레저 체험 옵션을 업그레이드하면서 ’20~30대 트렌드세터’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소비자, 중장년 여행객까지 대거 포섭했다.
소비자들이 베트남을 재발견하는 과정엔, 단지 저렴함만이 아니라 기대 이상 경험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깔려 있다. SNS 리뷰와 숏폼 영상, 인플루언서의 ‘찰나의 순간’ 기록은 새로운 브랜드가치를 만들고, 여행자들은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모멘텀’을 원한다. 최근 급증한 베트남 현지 미슐랭 레스토랑, 루프탑 바, 세련된 마켓 투어가 그 여정에 새로운 이유를 부여한다. 동시에 베트남은 여전히 물가 측면에서 일본·싱가포르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높아 ‘합리적 사치’가 가능하다는 소비자 심리를 만족시킨다. ‘영리한 소비’의 상징처럼, 럭셔리 스파와 코코넛 커피, 5성급 풀빌라부터 골목길 쌀국수까지 선택지가 광범위하다는 점이 잠재적 니즈와 꼭 맞닿는다.
최근 여행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올 가을 베트남 항공권 가격은 팬데믹 전과 다름없이 저렴하게 유지되고 있다. 물론 성수기에는 금세 매진되거나 가격이 튀는 경향이 있지만, 시장 전체로는 아직 합리적인 수준을 지킨다. 여행사를 통한 풀 패키지, 자유 여행 통합 서비스 모두 활발하며, 휴대폰 원스톱 예약으로 즉각적인 소비욕구 해소가 가능하다. 온라인 트립 어그리게이터(aggregator)의 추천, 각종 SNS 해시태그에서 노출되는 ‘핫플레이스’ 정보 역시 베트남의 주가에 연일 힘을 보탠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신설된 직항 노선이 확장되면서 공항 접근성도 크게 용이해졌다. 다변화되는 여행 상품과 베트남 현지의 글로벌 체인 호텔, 한류 푸드 브랜드 등도 심리적 장벽을 낮춘다.
흥미로운 점은, 베트남이 고유의 개인화 경험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단체 관광 패키지, 뻔한 명소 투어나 단일 동선을 벗어나, 진짜 ‘로컬’을 닮은 여행이 무엇인지 다시금 탐색하는 한국인들의 심리가 엿보인다. 바다와 해변 클리셰에 머무르지 않고 골목의 향기, 커피 한잔의 미학, 스쿠터 투어 등 감각적이고 입체적인 체험이 대세다. 특히 Z세대·MZ세대의 여행 방식에선 즉각적 SNS 공유, 새로운 콘텐츠 생산 욕구가 뒤섞여, ‘베트남=자기만의 장면’이란 등식을 만들어낸다. 이국적 분위기에 부담 없는 경비, 전통과 요즘 감성을 결합한 인테리어 카페와 베트남 전통시장, 뷰티 마사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소비 심리를 절묘하게 자극한다.
여행 트렌드 분석의 맥락에서, 이번 ‘베트남 1위’ 현상은 단순한 통계상 반짝 효과로 보기 어렵다. 포스트팬데믹 시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환율 변동, 여행 자유화의 기로에서 한국인의 선택지가 점점 다양화됨을 방증한다. 익숙함을 넘어서 또 다르게, 여행은 더 유연해지고 예측불허로 진화한다. 그 변화의 본질은 바로 ‘내가 주도하는 경험의 확장’이다. 일본이라는 안전지대를 벗어나, 베트남에서 발견하는 미식·문화·자연의 다양성에 소비자들은 더욱 쉽게 열광한다. 해외여행의 미래는 이미 표면 아래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다음을 향한 욕망’이다.
트렌드는 예고 없이 방향을 튼다. 지난해만 해도 누구나 ‘추석=일본행’을 점쳤을지 모르나, 2026년 시점에 우리는 신선한 반전을 목격 중이다. 베트남이 일회성 신드롬에 머물지 않고,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현재 이 변화는 한국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힐링과 효율, 그리고 의미 있는 경험에 대한 집념의 결과다. 다음 추석, 또 어떤 나라가 왕좌를 차지하게 될지 쉽게 예측할 순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여행 소비 패턴과 트렌드는 앞으로도 더욱 역동적으로 진화하며 우리 일상에 감각적 변화를 안길 것이란 점이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