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AFC 네이션스리그, 아시아 축구 판을 바꾼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명실상부한 아시아 전역 승강제가 적용되는 새로운 국가대항전 ‘AFC 네이션스리그’ 신설을 공식적으로 추진한다. 2027년 6월 첫 대회 개최를 가정한 이번 움직임은, 지금까지 A매치의 형식적 한계와 경쟁력 부재를 지적받아온 아시아 축구 무대에 중대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3년간 치러진 기존의 AFC 솔리드 챔피언십 및 월드컵 예선 등 각종 국가대항전은 ‘강팀-약팀’ 간 수준 차로 인해 변별력 부족 및 무의미한 대승, 팬 관심 분산 등의 문제가 꾸준히 지적됐다. 이번 추진안은 유럽 네이션스리그 시스템을 아시아에 맞게 도입, 상·하위 디비전 간 승강제와 대륙 전체 리그 체제로 대표팀의 동기부여와 경기력 향상을 노리고 있다. 특히, FIFA 랭킹 상위권인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은 최상위 디비전에서 보다 밀도 높은 경쟁을 치르게 되며, 중위권~약팀들도 실질적인 도전의 계단이 생기는 셈이다.

현장 분위기는 역동적이다. 축구협회 실무진들은 물론, 현장 지도자들 역시 구조적 변화로 인한 포지션 경쟁, 전술 다양화, 실전 감각 강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선수 입장에서도 ‘A매치’의 본질이 바뀐다. 그간 평가전, 혹은 예선전으로 치러졌던 대표팀 소집이 이제는 승강과 명예가 걸린 본격 리그전 양상으로 재편된다. 즉, 모든 라운드가 결과적으로 매치 포인트로 직결되기에 벤치와 그라운드 위 모두가 한층 더 긴장감 있게 나선다. 마치 K리그, J리그 등의 클럽 국가들이 시즌 내내 승강 싸움에 임하듯, 대표팀 무대에서도 흔치 않은 경쟁과 드라마가 펼쳐지게 된다.

주목할 대목은 포맷과 운용 방식이다. 각국 대표팀은 현재 FIFA 랭킹 및 지난 대회 실적을 바탕으로 3~4개의 리그 디비전으로 분류, 상위 1~2개팀이 직상승·직하강을 반복하는 클래식 승강제 틀이다. 주기적 홈&어웨이 시스템 도입도 유력하다. 때문에 ‘최상위 디비전 잔류’ 그 자체가 곧 아시아 8강권을 상징하며, 하위권에선 반전의 탈출극에 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동시에 다양한 신예 선수 출전 기회가 실질적으로 운용될 공산도 크다. 잦은 스케줄, 아시아 각지로의 이동, 각각의 환경 적응 등 선수단 운영과 관리 전략도 더 치밀해질 필요가 있다.

다른 대륙 사례를 봐도 이같은 변화는 선수 개인과 대표팀 모두에게 장·단점이 분명하다. UEFA 네이션스리그 출범 후 유럽 상위 팀들은 서로의 전술을 경기장에서 직접 가다듬으며 경기 퀄리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신체 피로도 누적, 부상 위험 등 부작용도 없지 않았다. 아시아 역시 장거리 원정과 기상 조건, 시차, 인프라가 미흡한 국가가 섞여 있는 점 등으로 운영 난도는 더 높을 수 있다. 축구협회 및 구단, 감독진에게도 일정 조율, 선수 보호라는 또다른 숙제가 떨어졌다. 팬 입장에선 중요도가 더욱 높아진 매치에서 보는 손에 땀을 쥐는 진검 승부가 반복되겠지만, 평소보다 실전에 강한 선수 내구성과 전략적 로스터 운용에 대한 깊은 분석도 덧붙여야 한다.

향후 각국 리그와의 일정 충돌, 올림픽·아시안컵·월드컵 및 기존 예선과의 병행성 등 전반적 캘린더 재조정도 불가피하다. 이와 동시에 AFC 주최 각종 대회의 브랜딩, 자금 배분 방식, 중계권-마케팅 수익 구조 등 산업적 구조 변화까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각국 리그 수준의 상향 평준화와 유망 신예의 빠른 성장 촉진, 선진국 클럽 이적 루트 확장 등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도 더는 아시아 최상위 유지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일본, 호주, 이란 등 전통 강호들과의 경기 빈도, 그속에서의 치밀한 전술 맞대응 전장이 규칙적으로 펼쳐진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의 예리한 폼 체크, 포지션 경쟁 심화, 전술 운용의 다각화가 불가피하다. 나아가 각 연령별 대표팀까지의 파급도 예상할 수 있다. 기존 평가전 체계에서는 팬 관심도, 선수 동기부여, 경기 양상 모두가 다소 느슨해진다는 지적이 커왔으나, 이제는 매 시즌마다 ‘성적’이 직접적으로 승강·순위와 엮이며 평가전 개념 자체를 바꿔놓게 된다.

전환점이자 도전이다. 대표팀 임무의 무게, 팬들이 받게 될 몰입감, 국가별 전술 실험의 폭까지 AFC 네이션스리그는 상상 이상의 축구적 역동성을 예고한다. 월드컵과 달리 압축적이고 정형화된 토너먼트 대신, 시즌 전개와 같은 리그 포맷이 국대 경기의 풍경을 바꾼다. 결과와 과정 모두에서 진정한 ‘레벨업’이 펼쳐질지, 한 단계 더 진화한 아시아축구의 미래가 주목된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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