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9주년 특집Ⅰ-2027 식품 트렌드 전망 ①] 한 입의 가치가 바뀐다…‘무엇을 뺐나’에서 ‘어떤 영양을 채웠나’로
‘무엇을 뺐나’의 시대에서 ‘어떤 영양을 채웠나’로. 2027년을 앞두고, 식품 시장은 기능성과 맞춤형 건강을 강하게 부각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단순히 설탕이나 나트륨 감량처럼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저감·클린 레이블의 흐름이 근 10년간 이어졌다면, 이젠 ‘혀에 닿지 않는’ 영양 가치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채워넣는 똑똑한 식품을 향한 요구가 도드라진다. 주목받는 대표 키워드는 고단백·고식이섬유·균형기능성·마이크로뉴트리언트·개인맞춤형 식이첨가물. 국내외 주요 F&B 대기업, 스타트업, 테크기업들은 단백질·식이섬유 혼합 배합, ‘식이성 기능물질’ 보강, 미생물 균형 강화, 개인 유전·생활습관 데이터 기반 맞춤식단 서비스까지 내놨다.
식품의료 테크, 나노바이오, 헬스 AI가 라이프스타일에 깊숙이 파고든다는 분석도 힘을 받는다. 건강에 유해한 성분을 비롯한 ‘마이너스’ 전략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소비자는 이제 ‘플러스, 채움, 업그레이드’라는 키워드를 점점 더 중시한다. 미국의 대표 빅테크 유통 채널인 아마존 프레시나 월마트, 국내 이커머스 신제품 랭킹 상위권은 이미 단백질 강화,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이 눈에 띄는 제품들이 점령했다. 뿐만 아니라, 식품 라벨에 ‘슈퍼푸드 성분’, ‘장건강’, ‘인지력 증진’, ‘면역 밸런스’ 등 구체적 효능과 목적이 적극적으로 표기되는 방향성은 갈수록 명확하다. 이런 추세는 2026 단일 해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
소비자의 심리는 단순한 유행이나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 나만의 건강·가치관·일상을 지키고 싶은 깊은 동기에서 비롯된다. MZ세대를 포함한 젊은 소비자도 점점 ‘창의적 건강’에 투자한다. 단백질바의 새로운 포지셔닝, 콩고기와 발효 식품의 다양화, 미생물과 효소를 통한 맞춤형 소화력 배합, 심지어 신경계와 뇌 건강을 겨냥한 뉴로트로픽 식품, 개인 뷰티·스포츠 라이프에 최적화되는 영양패치 등은 일상적 소비로 자리 잡히는 중. 이 과정에서 ‘자기 삶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화롭게 관리할 것인가’가 핵심 가치로 부상한다.
글로벌 식품 기업들은 개인화 영양 솔루션을 ‘새로운 웰니스의 언어’로 제시한다. 마켓을 주도하는 것은 실제 기능 성분과 데이터 알고리즘, 성분 진정성, 투명한 원료 트래킹이다. 이러한 변화의 파도는 기존 ‘웰빙’ 그 이상이다. 웰니스와 테크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건강식품이 곧 라이프스타일 액세서리이고, ‘식품=자기설계’라는 관념이 대세선에 올랐다.
강조되는 점은, 건강 식습관마저도 미학적·취향적 키워드들과 긴밀하게 결합된다는 사실. 이제 단순히 ‘콜레스테롤 줄이세요’, ‘염분 조심’ 같은 상투적 문구에 소비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오늘 아침엔 뇌를 깨우는 항산화 단백 셰이크’, ‘스트레스 날리는 슈퍼베리 믹스’, ‘내 피부 맞춤 김치 스틱’ 등 섬세하고 개인에게 최적화된 스토리가 식탁을 장악한다.
소비자의 불안·욕망·자기 효능감이 대폭 확대되며, 브랜드들은 영양 과학의 최신 트렌드뿐 아니라, 감각적 패키지와 타겟별 메시징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동네 편의점 도시락도 AI 기반 영양 태깅이 적용되는 시대. 사람들은 ‘나의 데이터’와 연결된 식단을 원하고, 식품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라이프로그+푸드’ 플랫폼을 시장에 소개한다.
올 하반기 이후 급부상하는 2027 식품 트렌드는 다양한 산업·소비 트렌드와 밀접하게 맞물린다. 헬스케어, 뷰티, 피트니스, 심지어 멘탈웰니스와의 통합적 경험이 중요해진다. 즉, 한 입의 식사가 단순히 ‘배부름’을 넘어서, ‘나만의 목적’ ‘나만의 감각’ ‘나만의 건강’을 완성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진화하는 중. 자연에서 온 식재료, 식물성 단백, 합성첨가물 제로, 고기능성 미량 영양, 지속가능한 패키지 디자인 등 감각적 요소와 공감성 마케팅이 2027년 식품과 소비 트렌드를 리드할 키플레이어다.
한 끼, 한 입, 하루의 선택이 내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고 ‘정체성’까지 읽혀주는 시대. 소비자는 먹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가치와 취향, 건강을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브랜드는 한 발 늦고 만다. 식품,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