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학스포츠, 새 ‘사령탑’의 시대…아추타 사만타의 당선 의미는
단일 국가의 스포츠 시스템에서 대학스포츠가 갖는 영향력은, 마치 중원의 플레이메이커가 경기의 맥을 쥐듯, 전체 스포츠 생태계의 중추로 작동한다. 특히 축구를 비롯한 구기 종목의 육성, 선수 발굴, 리그 생태계 구축 등 각 분야에서 대학스포츠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2026년 10월, 인도는 대학스포츠의 사상 첫 연맹회장으로 아추타 사만타를 선출했다. 13억 인구 대국에서 교육 및 스포츠계 리더로 손꼽히는 인물이 새 시대의 키를 잡은 것이다.
이번 선출은 통계적 수치나 이벤트적 의미를 넘어, 인도 스포츠 구조 전체에 전술적 패러다임 전환 신호탄과도 같다. 축구에 비유하면, 전통의 4-4-2 진영에서 갑작스런 3-5-2로 전환하는 전략적 선언과 다름없다. 사만타 신임 회장은 KISS(칼링가 사회봉사연구소)와 KIIT(칼링가공과대) 설립자로, 이미 청소년·여성·소수집단 스포츠 활성화에 광범위한 경험과 폭넓은 정치력을 입증한 바 있다. 그는 고등교육과 스포츠 통합이라는 ‘플레이 빌더’ 기질을 평가받아 왔다. 결과적으로, 인도 대학스포츠 연맹 창립 자체가 하나의 빅 이벤트지만, 사만타의 선출은 미국 NCAA와 같은 제도적 안정성이 인도에도 정착될 수 있음을 예고한다.
구체적으로 인도 대학스포츠의 과제는 명확하다. 첫번째, 지역 간 불균형 해소다. 인도의 주(州)별 발전 속도와 문화적 편차는 K리그의 서울-지방 구도만큼이나 구조적이다. 사만타 회장이 KISS·KIIT에서 경험한 분산형 자원배분 모델, 스포츠-교육 현장 연계 행정이 전국적으로 이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번째 도전은 엘리트와 저변 모두에 걸친 시스템화다. 과거 인도는 크리켓·배드민턴에 집중 투자하고, 축구·육상 등은 위성 종목 취급받으며 지원이 미미했다. 그러나 최근 10년 새 북동부 미조람 등의 축구 인재 배출을 계기로, ‘원포인트’ 스타 시스템에서 ‘팀 빌딩’식 시스템으로의 이동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컸다. 사만타의 리더십 하에, 대학리그의 상설화, 지도자 교육, 스카우팅 네트워크 강화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국 사례를 보자. 일본 대학스포츠연맹(JUFA)은 1950년대 설립 후, 전국 단위 대학리그, 대회 운영, 청소년-프로리그 브릿지 역할을 완성했다. 유럽 역시 UEFA 유스 챔피언스리그 등 엘리트 육성 시스템 중심에 대학-클럽 간 유기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 역시 판타 팬덤과 산업적 성장세, 미디어 유통 인프라 개선에 힘입어, 대학스포츠가 새로운 ‘프로스포츠 인큐베이터’로 진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만타 회장의 국제 네트워크, 정부 및 산업계 소통력이 초반 2-3년 혁신 성과를 가를 핵심 포인트다.
한편 내부 과제도 만만찮다. 첫째, 현실적 자금조달과 부정 비리 차단이 급선무다. 인도는 지역-중앙-민간 배분에서 항상 정치적 로비, 예산 누수 문제에 시달려 왔다. 사만타 체제 역시 대학 현장 실무자와의 소통, 각종 거버넌스 투명성 확보에서 진정한 ‘사령탑’다운 냉정한 단호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둘째, 대학생 선수의 아마추어리즘과 프로 진출을 동시에 조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잉글랜드의 FA 아카데미, 미국 대학스포츠의 드래프트·학사 연계 프로그램들은 참고할 만하다. 특히, 인도 내 빈부격차, 교육 기회의 지역 편차라는 ‘구조적 수비벽’을 뚫고, 스포츠로 삶이 바뀔 수 있다는 성공사례가 구체적으로 누적·재생산돼야 한다.
전략적으로 인도 대학스포츠는 이제 단순한 스타 배출이나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미래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 중이다. 사만타의 등장은 변화 중심에 ‘전략가’가 놓였다는 증거다. 한 명의 선수, 한 명의 지도자가 아닌, 시스템을 설계하고 수정하는 빌더다운 그림이 펼쳐질지 세계 스포츠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단언컨대, ‘대학스포츠=엘리트 인재 수급→국가대표 경쟁력’이라는 공식이 인도 내에서 설득력을 얻으려면 이번 집행부가 전술적 기민함과 치밀한 실행력을 얼마나 보여줄지가 결정적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사만타 신임 회장이 추진할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뿌리를 내릴지가 첫 번째 시금석이라는 점이다. 단기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미국과 유럽의 성공사례처럼 지속가능한 시스템 설계와 신뢰성 있는 운영체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10년 뒤 인도 대학스포츠가 아시아 스포츠 시장에서 일본, 중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순간, 이 날이 중요한 교두보였음을 역사에 기록하게 될 것이다. 선수가 빛나기 위해선 감독, 클럽, 시스템 전체가 맞물려야 하듯, 이제 인도 스포츠계도 그 구조의 변환점에 와 있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