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인구감소지역 여행상품 30% 할인…지방 여행의 새로운 흐름
한국관광공사가 2026년 10월부터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여행상품 30% 할인 캠페인을 전개한다. 내국인 대상으로 항공, 숙박, 체험, 교통 등 다양하게 구성된 이 여행상품은 지역별로 특색 있는 로컬 관광경험과 최대 5만원 한도의 할인 혜택을 결합했다. 지역관광 활성화, 생활관광 수요, 그리고 소비전환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이루는 이 사업은 단순 할인에서 나아가 지방과 도시 간 이동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적극적으로 노린다.
실제 여행 심리와 트렌드를 들여다보면 이 정책은 단발성 특가 이벤트가 아니다. 팬데믹 이후 K-관광의 화두가 서울, 부산 등 대도시 몰림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의 실익 찾기였던 반면, 올해는 ‘경험의 다양화’, ‘지역감성 소비’가 대두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국내 여행 트렌드에서도, 여행지 선택 이유 1순위가 ‘새로운 경험’ ‘힐링’을 꼽은 응답자가 절반에 달한다. 이번 캠페인은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핫플레이스와 SNS 트렌드를 따라 움직이던 MZ세대를 비롯해, 가성비와 슬로우트래블을 중시하는 중장년까지 두루 공략한다.
지방 인구감소지역은 오랫동안 교통, 콘텐츠, 숙박 등에서 ‘빈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시행, 지방 살리기 예산 확장, 지방 관광벤처 육성 등 다양한 제도 혁신이 속속 등장한다. 특히 지역 특화 모바일앱, 로컬 크리에이터와 연계한 여행코스 재발견, 농촌체험 결합형 숙소 등 새로운 접점을 형성하며 기존의 ‘짧은 방문-도시민 귀환’ 패턴에 신선한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이번 할인정책은 각 지자체·민간업체와 협업해 실제 체험·소비·이동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상품으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프로모션’을 넘어 로컬의 라이프스타일 섬세함까지 반영됐다는 평가다.
예판 플랫폼 오픈과 동시에 인기 지역은 빠른 매진을 기록했다. 비수도권 소도시들의 ‘핫 트레일’이 된 전남 고흥 라일락길 워킹 투어, 충북 괴산 로컬푸드 체험형 캠핑, 부산 기장군 서핑 스테이 등, 전국 각지의 로컬 코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비주류 여행지’를 찾아 떠나는 이색 로컬투어 영상이 SNS에서 바이럴되는 것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단순한 힐링을 넘어, 개인화된 공간과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심리가 다변화 여행지로의 이동을 가속화한다는 방증이다. 특히 ‘골목경제’ 부흥, 비대면 여행 확산, 교통·모바일 연계 등 ‘여행×생활’ 융합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인구감소지역 여행상품 할인 정책은 소비 패턴을 바꾼다. 도시에서 소비·레저를 즐기던 젊은 세대가 온라인 예매와 모바일 리뷰를 보고 타지방의 숨은 맛집, 마을축제, 앤틱 카페, 자연정원 등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미 뚜렷한 예약률 반등과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 효과도 확인된다. 실제로 강원도 양양 ‘로컬 캠프’, 경남 하동 ‘슬로우푸드 마켓’ 등지에선 일부 날짜에 객실 100% 조기마감, 체험 프로그램 대기자 폭증 현상이 일어났다. 이러한 변화는 ‘로컬 오리진’ 감성, 즉 그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고유 경험이 여행 선택의 주된 기준으로 부상했다는 점과 맥을 같이 한다.
지역별 맞춤상품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진다. 제주도는 기존 해안 관광 대신 ‘숲큐레이션’ 트레킹, 전라도는 소규모 전통시장 연계 쿠킹 클래스, 경북은 근대 골목 도시투어 같은 상품으로 차별화를 강화한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이번 할인 캠페인을 통해 단기적 방문 확대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방 소멸 문제 완화와 로컬 콘텐츠 확산까지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역 맞춤형 할인 정책은 해외 여행 리오픈 확대, 전반적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행의 매력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여행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진다. 개인화·로컬라이프·디지털접점이 중첩되는 K여행 트렌드 속에서, 지방 여행은 더이상 단순한 휴가가 아니라, 자신만의 ‘여행 아이덴티티’를 재정의하는 과정으로 바뀌고 있다. 앞으론 지역의 로컬메이커·소상공인·청년창업가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참여가 소비자 만족도와 참여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최근 여행객 커뮤니티에서는 “로컬과 소통하는 깊이 있는 경험”을 상위 트렌드로 꼽으며, 타깃 맞춤 추천형 상품의 증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할인 프로모션은 이동의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 소비 심리를 유도하며, 결국 지역경제 선순환과 여행의 질적 발전을 이끈다.
지방이 당면한 인구소멸 문제는 단순히 인구 유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제 여행은 단기 체류가 아닌, 한 사람의 작은 일상·취향·기억과 닿는 경험소비의 총합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30% 할인 정책은 소외됐던 인구감소지역의 관광 가치를 재발견하고,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함께하는 새로운 소비방식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시도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