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적자 지속 속에 공공의료의 미래를 다시 묻다

서울의료원은 지난 10년간 매년 수십억 원대의 적자를 내왔다. 서울시가 직접 설립·운영하는 공공병원인 이곳이 올해도 예외없이 마이너스 예산을 기록했다. 그 한계가 자명해지는 대목이다. 관계자들은 이른바 ‘착한 적자’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내부에선 ‘더 이상 버티기는 힘들다’는 한숨이 곳곳에서 들린다. 현장 직원들은 치료가 시급한 사회적 약자, 어르신 등 의료취약계층 진료를 중심으로 운영된 결과라고 설명한다. 환자 회전율이 빠르지 않고, 고가 진료보다는 기본 진료율이 높기에 수익성 확보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의료원 재정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적자폭이 커졌다. 공적 임무가 늘어난 반면, 보상 체계나 재원 지원은 뚜렷하게 확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단 서울의료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공공병원 절반이 만성적자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지방의료원의 60% 이상이 운영적자 상태로 집계된다. 감염병 유행, 응급의료 확대,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취약계층 돌봄 등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수록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의료원장과 실무진은 최근 시의회 출석 자리에서 “공공의료의 공익성을 감안한 현실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계 일각에선 이미 공공병원 존립 위기론까지 퍼져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응급실 내 간호 인력은 “코로나 이후 경증환자, 노인환자 비중이 급증했으나 예산이나 추가 인력 충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정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공공보건의료 혁신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공공의료 확충, 보건소 및 의료기관 간 협업체계 강화, 수가 개선 등을 내놓았다. 서울시 역시 내년부터 추가예산 투입, 시설 개보수, 진료 정상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병원 현장에선 행정과 현실 간 괴리를 지적한다. 공공성을 확대하라는 정책적 주문과 결국 적자 운영을 감내해야 하는 재정구조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린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의료원 직원들은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지만, 만성적인 인력난에 밤낮 없는 초과근무가 반복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공공병원 인프라와 인력 양성이 병행되지 않으면 중장기적 붕괴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염병 사태는 공공병원 역할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실제, 코로나19 대유행기 서울의료원을 비롯한 대형 공공병원들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됐다. 현장에서 응급실의 한 의료진은 “환자 1인당 간호 업무량이 1.5~2배로 뛰었지만, 제대로 된 보상이나 인력충원은 없었고, 피로도가 누적돼 퇴직자가 속출했다”고 전했다. 감염병 대응 중심 병상 운영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일반 진룔수입은 감소하는 기형적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지역 의료인프라에 기반한 민간 병원들은 수익성 하락 우려로 감염병 대응에 소극적이었다는 사실도, 공공의료 시스템의 불균형을 방증한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 병상비율은 10%대에 그친다. 재정 건전성 위협과 본질적 존재 이유 사이의 딜레마가 반복되는 구조다.

공공병원 적자 문제와 공공의료 강화는 단순히 병원 하나의 운영 방식이나 지자체 차원의 예산 논쟁 그 이상으로 확장되고 있다. 의료취약계층이 늘고 초고령사회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감염병, 사회적 재난, 응급실 대란 등 예측불허 상황은 더욱 잦아질 수 있다. 서울의료원을 포함한 공공병원이 돌봄의 최전선에 내몰리지만, 지속을 약속할 인프라와 예산 보전 장치는 미흡하다. 현장에선 ‘생색만 내는 공공성’이 아닌, 현실적 대책, 예산확대, 인력순환구조 개선 등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감한 재정 투입, 신속한 보상체계, 공공의료기관의 자율성 확대, 민관 협치 모델 정착 등 지속가능한 대안을 주문한다. 이후 서울시와 복지부가 어떤 실행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현장의 의료진, 행정부, 그리고 서울시 정책 라인 모두 지속 가능성에 대해 엄중한 현실 진단을 내리고 있다. 전국의 지방의료원 사례를 참고할 때, 인구 고령화, 감염병 위기, 지역 의료격차 심화 등 사회 전체 리스크 관리의 핵심축이 적자만을 이유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도 읽힌다. 현재 서울의료원은 진료체계 재정비와 병상 관리 효율화 등을 우선 추진 중이다. 단기적 수치 개선을 넘어서, 공공의료 생태계 전반을 뒷받침할 장기적 지원대책, 현실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적자와 공공성의 균형, 병원 현장의 지속 가능성, 시민의 안전망이라는 3가지 축이 만나는 서울의료원의 한계가 곧 공공의료 전반의 방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답은 현장에서 요구되고 있는 예산 확충, 제도적 지원, 그리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달렸다. — 이현우 ([email protected])

서울의료원, 적자 지속 속에 공공의료의 미래를 다시 묻다”에 대한 4개의 생각

  • 공공의료원 적자매년..답답하다 진짜 🙄

    댓글달기
  • panda_possimus

    공공병원도 버텨야 한다고만 하지말고 시스템부터 바꿔야되는거 아님?? ㅋㅋ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좀 그만나오길🙏

    댓글달기
  • 결국 시민 안전 위한 거면 진짜 대책 실천하자🤔

    댓글달기
  • temporibus733

    공공병원은 나라 근간인데 계속 적자면 언젠간 시스템 다 무너질듯🤔 공공성 강조만 하지말고 일하는 사람 현장 처우부터 확실히 개선해야 할 때임!! 실태조사부터 인력충원까지 구체적 로드맵이 시급하다🤔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