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의 첫발, ‘청해 문학상’으로 본 지역문학의 재생산
전남 완도군이 올해 처음으로 ‘청해 문학상’ 공모전을 개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역 문학의 숨결이 점점 옅어져가는 시대에,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정체성과 문학적 자긍심을 되살리고자 직접 역사의 첫 장을 펼치는 모습은 각별하다. 청해 문학상은 신예와 기성 모두에게 문을 열었으며, 신청 대상과 심사 방식, 수상 규모 등에서 세심한 접근이 엿보인다. 완도군의 이름, 청해(靑海)는 이 지역을 포괄하는 바다와 정체성의 함의를 품고 있다. 행정 중심의 문화정책을 넘어서, 직접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 문학상 창설로 지역문화 자원 자체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청해 문학상은 단순한 사실적 공모에 멈추지 않는다. 최근 문화계에서는 대형 출판사와 중앙 중심의 문단 체계, 그에 갇힌 서사적 경향과 경제논리가 지적되고 있다. 오래된 출판 시장의 경직성과 신진 작가들의 진입장벽, 그리고 시·소설·에세이·동화 등 특정 장르 쏠림에 대한 비판 역시 적지 않다. 이에 부응하듯, 완도군은 시와 산문 등 다양한 형식의 응모를 허용했다. 또 작고 작가의 이름과 지역성을 동시에 부상시키며, 섬이 가진 문화적 토폴로지를 재해석하려는 의미도 크다. 실제로 지역 단체가 주도한 문학 창작활동은 지역민들에게는 자긍심을, 외부에는 신선한 문학 브랜드를 만들어내 왔다. 대표적으로 영광군의 법성포문학상, 강릉의 허균문학상, 남해군의 이순신문학상 등이 그러했다. 철저한 심사 과정과 투명한 시상 절차, 그리고 당선작의 지역사회 환원을 통해 문학상을 지역 관광과 신산업 자원으로 승화시키는 접근이 최근 추세다.
그럼에도 이번 청해 문학상이 진정성 있는 시도임을 입증하려면 세 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 첫째, 지역문단의 폐쇄성과 소수정예 기득권의 이전투구 같은 관행을 지양하고, 전국 시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열린 문학상이어야 한다. 둘째,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교육 및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연동되어야 실질적 자생력이 생긴다. 셋째, 완도군 고유의 역사와 문화정체성을 당선작이 자연스럽게 품을 수 있도록, 심사와 홍보 단계에서 지역의 이야기와 문학적 상상력이 공존해야 한다. 기존 문학상이 반복했던 ‘관광 기념용 작품’의 한계를 넘어, 지역민들의 기억과 삶이 소재가 되고, 삶의 온기가 묻어난 문학이 탄생해야 한다.
이번 공모의 취지는 포용적이다. 접수 대상의 제한이 느슨하고, 온라인 플랫폼까지 열려 있다는 점은 참신하다. 오늘날 소셜 미디어와 OTT 확산 속에서 지방문학도 편협한 울타리를 넘어야 한다는 명제가 더욱 절실하다. 이미 제주 4·3 문학상이나 DMZ 문학상처럼 특수 지역의 경험과 상흔을 오늘의 언어로 끌어낸 시도가 호평을 받은 것이 좋은 전례다. 청해 문학상 역시 완도가 안고 있는 근현대의 기록, 바다와 어민의 삶, 남도 문화유산 등 지역 고유성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 오히려 전국으로 넓혀진 공모 대상을 기반으로 완도라는 공간성, 역사성, 정체성이 새롭게 해석받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지역문학상에 적용되는 공통적인 우려도 있다. 권위 중심의 전통문학상이 쇠퇴하는 흐름 속에서, 새로운 문학상이 지역 정책의 홍보 이벤트로만 머물지 않으려면 지역 작가·심사위원·행정가, 그리고 독자까지 상호작용이 필수다. 예컨대 최근 강화문학상, 무안노을문학상 등에서 지역 출신 유명 작가들이 멘토로 참여해 청소년·주부·신진작가의 목소리를 끌어올리는 협업모델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청해 문학상 역시 지역교육청, 도서관, 주민 센터 등과 연계하여, 시상 이후 집필 프로그램, 합동낭독회, 출판물 배포, 지역 팟캐스트 등 다양한 실험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 비로소 ‘완도발 문학’ 고유의 개성이 전국에 각인될 수 있다.
산문과 운문을 막론하고, 문학은 시대와 사람을 잇는 다리다. 완도라는 삶의 현장을 새로운 상상력의 자산으로 담아내는 일, 이름뿐인 수상작 그 이상을 꿈꾼다면, 공모전 이후의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사와 시상, 당선자 네트워킹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결과물을 지역사회에 널리 환원하는 시스템의 마련이 관건이다. 문화관광 자원 개발과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매체 활용, 그리고 인간적 서사와 공동체적 연대를 조화롭게 직조해내는 완도군의 행보를 기대할 만하다. 이번 청해 문학상을 기점으로, 문학이 지역의 울타리를 넘어 오늘의 독자와 생생히 소통할 자리가 열리기를 바란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의도는 좋은 것 같아요!! 당선작에 관심이 생기네요😊😊
완도에서 문학상이라니 신기하네요!! 근데 올해 첫회면 아직 갈 길 멀 듯요. 그래도 이런 지역행사 자주 보면 좋겠어요🙂🙂
솔직히 이런 지역상들 대부분 나눠먹기로 끝나던데, 이번엔 좀 다르길 바람.
문학상 받으면 완도 특산물 세트 주나요?🤔 이벤트는 좋지만 실질적 혜택이 있어야 할텐데요ㅋㅋ 작가님들 달려봅시다!
또 문학상 생긴다고 세상이 바뀌나 ㅋㅋㅋㅋ 행사 끝나면 다시 조용하지 뭐;; 그래도 뭐 지역 홍보는 확실히 하겠네😁